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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선을 긋다
긋다 지음 / 마음의숲 / 2025년 9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어디까지가 나이고 어디서부터가 타인인지 모호해질 때가 많다. 긋다 작가의 <나를 위한 선을 긋다>는 바로 그 경계에서 흔들리는
우리에게 다정히 말을 건네는 책이다. 저자는 선을 긋는다는 행위를 단절이나 거절이 아닌, 스스로를 지키고 존중하는 일이라 정의한다. 타인의
시선을 따라가기보다 나답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경계, 그것이 결국 나를 위한 길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한 조언이나 지침서가 아니라는 점이다. 교훈을 강하게 주입하지 않고, 심리학적 개념을 늘어놓지도 않는다. 대신 따뜻한 그림과 짧은
글이 어우러져 독자의 마음을 가볍게 두드린다. 페이지마다 여백이 넉넉히 남아 있어 책을 읽는 이가 스스로의 삶을 비춰볼 수 있도록 만든다.
그래서 읽고 나면 저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를 적어 내려간 듯한 기분이 든다.
책은 나를 위한 생각,
직장, 관계, 사랑, 그리고 세상이라는 다섯 갈래로 나뉜다. 불필요한 고민에 잠식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 직장 속에서 나를 잃지 않는 태도,
타인과 건강한 거리를 유지하는 법, 자존감을 기반으로 한 사랑, 그리고 세상과의 적당한 간격까지. 이 모든 이야기는 “선을 긋는 것”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그것은 벽을 세우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를 존중하며 삶을 살아내는 선택이다.
책 속의 문장들은 오래
마음에 남았다. “인생은 산수처럼 그리 명쾌하지 않다”라는 말은 현실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머리가 꽃밭인 사람, 생각할 필요도 없는 생각까지
만들어 나를 집어삼키지 않도록”이라는 문장은 불필요한 걱정을 내려놓는 지혜를 일깨운다. 또 “이 세상 소심좌들을 위하여, 남들은 생각처럼
나에게 관심이 크지 않다”라는 대목에서는 소심한 마음이 부끄럽지 않음을 위로받는다.
책장을 덮고 나서 가장
크게 다가온 것은 ‘여백의 힘’이었다. 글과 그림 사이 남겨진 공간은 공허가 아니라 사유의 자리였다. 그래서 이 책은 빠르게 읽어도, 마음에는
천천히 스며든다. 에세이의 따뜻함과 그림의 포근함이 어우러져, 한 장 한 장을 넘길 때마다 숨 고르기를 하는 듯했다. 결국 이 책은 나에게,
선을 긋는 일이 결코 차가운 행위가 아니라 따뜻하게 나를 지켜내는 과정임을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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