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날들 속 나를 지켜낸 나다운 시간들의 기록, <그래도 나니까> (협찬)

그래도 나니까 - 김소현 에세이
김소현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5년 9월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뮤지컬 배우 김소현은 오페라와 뮤지컬 무대를 오가며 폭넓은 활동을 이어온 실력파 배우로, <오페라의 유령>, <엘리자벳> 등 국내 대표 무대에서 주연을 맡으며 큰 사랑을 받아왔다.

이 책에서는 배우로서, 또 한 사람의 엄마이자 아내로서 살아오며 겪은 다양한 순간들을 진솔하게 풀어낸다. 무대 위 화려한 시간뿐 아니라 불안과 흔들림의 순간까지 모두 자신의 일부로 끌어안으며, 결국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는 것”이 가장 큰 용기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 책은 단순히 유명인의 성공담을 담은 자서전이 아니다.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느꼈던 감정과 고민을 솔직하게 적어내려갔고, 여기에 남편 손준호와 아들 주안이 댓글 형식으로 덧붙인 짧은 반응이 따뜻한 가족의 온기를 더한다.

또한 풍부한 사진과 함께 직접 그린 일러스트가 실려 있어, 글과 그림이 함께 감정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무대 위 배우로서의 모습과 일상 속 자연스러운 시선이 어우러지며, 한 편의 앨범처럼 다가온다.

책 속에서 저자는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조금은 덜 예민한 사람일까. 아니면 오히려 무던한 사람인지도”라고 자문한다. 또 “내가 하는 많은 생각과 선택들이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남’을 위한 것이 되어 갔다”라는 고백은 배우이자 엄마로서의 내적 갈등을 드러낸다.

특히 기억에 남는 문장인 “최선을 다하되 결과는 내려놓고, 할 수 없는 일은 걱정하지 않으려 노력했다”는 문장은 삶의 무게 속에서도 균형을 잃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여준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화려한 무대 위의 배우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김소현을 만나게 된다.

글 속에서 그녀가 직접 그린 그림들은 짧은 문장으로 다 담아내기 어려운 감정을 보완하며, 섬세한 내면을 시각적으로 전해준다. 글과 일러스트, 그리고 가족의 따스한 댓글이 어우러져 단순한 기록을 넘어 진솔한 삶의 초상으로 완성된다.

이 책은 우리 모두가 불완전하기에 더욱 빛날 수 있음을, 그리고 결국 나답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가치임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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