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역사 - 소리로 말하고 함께 어울리다
로버트 필립 지음, 이석호 옮김 / 소소의책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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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현대인의 삶에서 음악은 단순한 배경음이 아니다. 스트레스 해소, 감정 공감, 자기표현, 공동체 결속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삶에 스며든다. 또한 음악은 과거와 현재를 구분하지 않는다. 과거의 음악이 지금의 우리를 위로하고 감동시킬 수 있는 이유는, 음악이 인간이라는 존재의 깊은 감정과 보편적 체험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음악은 인간의 정신과 사회를 동시에 비추는 거울"이라고 말한다. 음악을 단순히 시대별로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 시대의 정치, 철학, 기술, 감성적 배경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음악이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해왔는지를 조망한다. 저자는 음악사를 하나의 '이야기'로 엮으며, 그것이 단절된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흐르고 있는 살아 있는 문화임을 강조한다.

 

많은 음악사는 연대기적 나열에 그치며 악파, 작곡가, 형식 중심으로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로버트 필립의 이 책은 음악적 스타일 변화의 배경에 깔린 사회적, 철학적 흐름을 짚어내고, 연극·미술·기술 등 타 예술과의 관계 속에서 음악을 설명하는 데 중점을 둔다. 특히 클래식뿐 아니라 재즈, 대중음악, 영화음악까지 포괄하며, 음악이 '고급예술'에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기억에 남는 내용을 정리하자면,

 

음악은 시대정신의 산물이다

음악은 그 시대의 철학, 종교, 사회구조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예컨대 바로크 음악의 화려함은 절대왕정의 권위를 반영하고, 낭만주의 음악의 감성은 개인의 내면 탐구와 긴밀하게 연결된다.

 

음악은 장르를 넘나들며 진화해왔다

저자는 클래식에서 재즈, 대중음악, 영화음악까지 폭넓게 아우르며 각각의 장르가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는지를 입체적으로 서술한다. 332쪽에서 언급된 찰리 파커의 사례는 재즈가 기존 화성 구조를 어떻게 해체했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음악은 다른 예술과 대화한다

음악은 시, 연극, 미술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예컨대 <세비야의 이발사> 같은 연극적 요소가 음악 안에서 유쾌하고 생생하게 구현된다. 장엄하면서도 가볍고, 숭고하면서도 재치 있는 음악의 이중성은 바로 이런 예술 간 융합의 결과다.

 

기억에 남는 문장은 “음악은 때로 말보다 더 명확하게, 침묵보다 더 섬세하게 인간을 말하게 한다.” 음악이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감정과 이야기를 전달하는 고유한 언어임을 시적으로 표현한다. 특히 노랫말이 얹힌 음악은 인간 내면의 서사를 더욱 뚜렷하게 드러낸다는 점에서 인상 깊다.

 

『음악의 역사』는 단순히 음악의 과거를 탐색하는 책이 아니라, 우리가 지금 듣고 있는 음악이 어디서 왔는지를 성찰하게 만드는 책이다. 읽다 보면 음악은 귀로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껴야 할 대상이라는 사실을 체감하게 된다.

 

저자의 유려한 해설은 마치 콘서트의 해설자처럼 독자의 이해를 친절히 이끈다. 특히 찰리 파커의 비밥이 가진 실험정신과, 오페라 속 유머와 장중함의 균형을 설명한 대목은 음악이 단지 청각적 경험이 아니라 사고와 문화의 결정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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