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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의 비밀, 그때 그 사람 ㅣ 명화의, 그때 그 사람
성수영 지음 / 한경arte / 2025년 7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성수영은 이 책을 통해
“명화는 단순히 아름다운 이미지가 아니라, 화가의 내면과 시대의 맥락, 인간의 본성을 담고 있는 이야기”라고 말한다. 명화를 감상하는 행위는
미적 판단을 넘어서, 화가가 살았던 세계와 그의 정신을 읽는 ‘해석의 여행’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단순한 미술사 정보 전달이 아닌, ‘사람’에
주목하여 화가의 삶과 감정, 갈등과 열망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은 예술을 인간적으로 접근하도록 유도한다.
많은 예술서가
시대순으로 작품을 나열하거나 미술사적 흐름에 따라 설명하는 반면, 『명화의 비밀, 그때 그 사람』은 “작품 뒤의 사람”에 집중한다. 특히
저자는 화가의 인생의 굴곡, 개인적인 상처, 철학, 시대적 배경 등을 섬세하게 엮어내며, 작품을 감상하는 독자가 그 인물과 감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다. 미술 작품을 정답처럼 해석하지 않고, 열린 질문을 던지며 감상의 다층적 가능성을 열어주는 점이 이 책의 강점이다.
기억에 남는 작품을
꼽자면,
피에트 몬드리안 <작품 I>
기하학적 추상화의 대표작으로, 가로와 세로 선, 기본 3색만으로 구성된 간결한 형태이다. 몬드리안은 이성 중심의 조형 원리를
통해 혼란스러운 세계를 통제하려는 시도를 했다고 본다. 자연을 제거한 화면 속에는 질서, 절제, 명상이 담겨 있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치는
유디트>
여성 영웅 유디트가
장군의 목을 베는 극적인 장면. 바로크 시대 여성 화가가 그린 드물고도 강력한 이미지가 담겨있다. 이 장면은 단지 성경의 이야기 재현이
아니라, 아르테미시아 자신이 성폭행을 당한 경험과 법정투쟁을 겪으며 예술로 복수하고 자신을 회복하는 수단이 되었다고 한다.
피에르 보나르 <빛을 바라보는 누드>
보나르의 아내 마르트를
모델로 한 수많은 목욕 장면들. 빛과 색이 혼재된 친밀한 공간. 이 시리즈가 단순한 ‘누드’가 아니라 일상과 사랑, 죽음을 초월한 회상의
장면이라고 말한다. 아내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그는 수년간 이 장면들을 반복해 그렸고, 이는 애도의 그림, 사랑의 잔상이었다고 해석된다.
기억에 남는 문장은 “명화는 시간을 넘어서 인간의 감정과 만나려는 오래된
손짓이다.” 이 문장은 명화를 정적인 ‘그림’이 아니라, 감정을 공유하려는 ‘소통의 수단’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화려한 색채나
기법보다도, 그림 안에 담긴 인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는 인상적인 문장이다.
이 책은 미술을 어려워하던 독자에게 따뜻하게 말을 건네는
책이다. 작가의 말처럼, 우리는 명화를 볼 때 종종 ‘정답’을 찾으려 한다. 그러나 이 책은 각 작품을 통해 누군가의 삶을 이해하고, 나의
감정을 비추어보는 거울로서 명화를 다시 보게 만든다. 그림을 보는 눈이 바뀌었다기보다는, 그림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다. 강렬한 삶을 살아낸 화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상처와 회복, 예술의 역할에 대해 많은 사유를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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