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실격 (오리지널 초판본 고급 양장본) 코너스톤 착한 고전 양장본 6
다자이 오사무 지음, 장하나 옮김 / 코너스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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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간 실격 오리지널 초판본 고급 양장본>은 책의 내용만큼이나 외형에서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주황 색조의 고급 양장 표지는 작품의 어두운 분위기와 절묘하게 어울리며, 절제된 디자인이 진중함을 더한다.

 

전체 분량은 약 160쪽 내외로, 길지 않지만 글의 밀도와 정서적 깊이로 인해 단숨에 읽기보다는 천천히 곱씹어 읽게 되는 책이다. 표지부터 종이 질감, 폰트까지 신중하게 구성되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야기는 ‘요조’라는 가명을 가진 주인공이 남긴 세 개의 수기(手記)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외면적으로는 웃음을 잘 짓고 사람을 잘 따르는 인물처럼 보이지만, 내면에서는 끊임없는 공포와 허무, 자기 혐오에 시달린다. 그는 자신을 세상과 어울릴 수 없는 존재로 느끼며, 광대 같은 행동으로 자신의 진짜 감정을 감추려 애쓴다.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소외감과 사회적 불안은 점차 알코올과 여성, 자살 시도로 이어지며, 결국에는 인간으로서의 자격조차 상실했다고 느낀다. 이 작품은 주인공의 붕괴 과정을 차분하면서도 절절하게 그려낸다.

 

다자이 오사무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 내면의 가장 어두운 감정을 직면하게 한다. 그는 ‘실격된 인간’이라는 개념을 통해 사회 속에서 부적응하며 고립된 개인의 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자전적 고백이 아닌, 현대 사회 속에서 정체성과 소외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에게 던지는 무거운 질문이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면 정말 나는 잘못된 존재인가?’라는 질문은 작품 전체를 관통하며, 저자는 그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감정과 상처를 직시하고, 인간이라는 존재의 복잡함을 인정할 것을 조용히 말하고 있다.

 

가장 회자되는 문장은 "너무도 부끄러운 생을 살아왔습니다"라는 작품의 첫 문장이다. 짧지만 강력한 이 문장은 주인공 요조의 전 생애를 요약하며, 독자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준다. 또한 마지막 수기에서 요조가 “나는 인간으로서 실격이다”라고 말하는 장면은 작품 전체의 제목과 맞물리며, 자기 파괴의 절정을 보여준다.

 

실제로 이 책은 일본 내 자살률 증가와 관련하여 논란이 되기도 했고, 영화화되면서도 이 대사들은 강한 인상으로 남아 대중에게 반복적으로 인용된다. 요조라는 인물은 하나의 캐릭터를 넘어, 시대와 세대를 넘어 소외되고 아파하는 이들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인간 실격>은 어두운 책이다. 하지만 동시에 솔직하고, 아름답고, 인간적이다. 요조는 자신을 숨기고 싶어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글은 누구보다 적나라하게 감정을 드러낸다. 읽는 내내 무겁고 불편했지만, 그 속에서 위로받는 기묘한 감정도 있었다. ‘이렇게까지 부서져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책을 덮은 후에도 한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요조의 얼굴은, 우리 각자가 한 번쯤 마주했을 법한 내면의 또 다른 자화상처럼 느껴졌다. 이번 초판본 고급 양장본을 통해, 단순히 내용을 소비하는 것을 넘어 작품의 무게와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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