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이클러 이기원 디스토피아 트릴로지
이기원 지음 / 마인드마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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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기원의 장편소설 리사이클러는 그의 디스토피아 트릴로지의 대단원을 장식하는 작품으로, 쥐독과 사사기와 연결되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다


기술 발전과 계급 사회가 결합된 미래 도시 뉴소울시티를 배경으로, 인간의 삶과 죽음이 철저히 통제되는 사회를 그린다. 저자는 "삶은 이용되고, 죽음은 재활용된다"는 설정을 통해 인간의 본능적 생존 욕망과 사회 구조의 부조리를 탐구한다

전기 생명 시스템, 순환되지 못한 자원의 행방, 그리고 죽어서도 빚을 갚아야 하는 ‘리사이클러’라는 존재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의 소비 구조와 인간 소외 문제를 적나라하게 비추는 거울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기술의 진보와 생명의 존엄 사이의 간극, 그리고 인간답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리사이클러는 또 다른 청구서나 다름없었다. 리사이클러가 된다는 것은 전기련에게 진 빚을 죽어서도 갚아 나간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문장은 작품 전체의 세계관을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인간이 자원으로 환원되는 설정은 생명조차 시스템에 편입되는 세상의 잔혹함을 상징하며, 기술만이 전능하다고 여기는 시대의 오만함을 경고한다.

2011년 개봉한 영화 인 타임과 리사이클러는 인간의 생명이 통제되는 설정에서 유사점을 보인다. 인 타임에서는 시간이 곧 생명이며, 이를 거래하는 사회가 등장한다. 반면 리사이클러에서는 죽음이 하나의 자원으로 활용되며, 인간은 생존을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강요받는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단순히 영화적 상상력에 머무르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 사회의 이면, 즉 죽어서도 자본의 일부로 기능해야 하는 현대인의 운명을 조명한다. 유토피아처럼 보이는 미래도시, 불멸의 생명을 가능케 하는 기술은 잠깐 눈을 돌리면 곧장 디스토피아로 전환된다.


이 작품은 단순한 SF가 아니라, 인간의 본질과 사회 구조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강렬한 소설이다. 기술 발전이 인간성을 어떻게 변형시키는지에 대한 저자의 통찰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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