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한 질문이 선명한 답으로 바뀌는 순간, <기획의 말들> (협찬)

기획의 말들 - 희미한 질문들이 선명한 답으로 바뀌는 순간
김도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5월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기획의 말들』은 기획이라는 모호한 영역을 언어의 힘으로 해석하고, 다양한 기획자들의 말 속에서 그 본질과 태도를 포착하려는 시도이다. 저자는 “말”이 단지 생각을 표현하는 수단에 머무르지 않고, 기획이라는 창조적 행위의 구조와 철학을 드러내는 핵심 도구임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기획이란 결국 “어떤 태도와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가”에 대한 질문이며, 말은 그 태도를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창이다.

다수의 기획 관련 도서들이 실무 노하우, 전략 수립법, 성공 사례 중심으로 구성되는 반면, 『기획의 말들』은 말과 문장의 분석을 통해 기획자의 사고방식과 세계관을 조망한다. 특히 저자는 단순한 명언 모음이 아니라, 그 말들이 발화된 맥락과 기획자의 태도, 감정, 세계를 함께 서술한다. 이 점에서 이 책은 실용과 성찰을 동시에 아우르며, 기획을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표현”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기억에 남는 내용을 정리하자면,

기획은 말에서 출발한다

좋은 기획은 명료한 언어로 시작된다. 말은 기획자의 생각을 다듬고 구조화하며, 방향성을 잡아주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혼자서 떠올린 아이디어라도 언어화되지 않으면 기획이 될 수 없으며, 명료한 한 문장이 있어야 타인을 설득하고 함께 움직일 수 있다.

기획자의 태도는 문장에서 드러난다

‘그 진심이 보이도록 만드세요’라는 문장에서 알 수 있듯, 기획은 기능적 결과를 넘어 진심을 담는 작업이다. 진심은 전략보다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그 말의 온도가 곧 기획자의 온도이기도 하다. 말투와 단어 선택은 기획자의 정체성과 윤리를 반영한다.

기획은 관계 속에서 완성된다

‘잠시 내 곁에 머물러 있을 뿐’이라는 문장처럼, 기획은 순간의 스침과 감정, 사람 사이의 연결에서 비롯된다. 기획은 결국 타인의 삶을 잠시 스치고 머물게 하려는 시도이며, ‘감정이란 것도 빼어 써야 하더라구요’라는 표현처럼, 감정 노동이 필요한 작업이다. 기획자는 타인의 마음을 상상하고 조율하며, 말로 다가서는 사람이다.

“잘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좋은 사람들로부터 배운다.”

이 문장은 기획자의 성장을 다룬다. 잘하는 사람에게 기술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사람에게 배움의 태도와 인간적인 균형을 익히는 것이 더욱 지속 가능한 기획을 가능하게 만든다. 기획은 혼자 잘한다고 완성되는 것이 아니기에, 이 문장은 어떤 사람으로부터 배우고 어떤 사람과 함께 일해야 할지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기획의 말들』은 단순한 실무 가이드북이 아니다. 오히려 말이라는 감각의 도구를 통해 기획이라는 모호하고 유동적인 세계를 인간적인 온도로 비춘다. 특히 인용된 말들이 단순히 멋진 문장이 아니라, 실제 맥락 속에서 살아 있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깊이 있게 다가왔다.

기획에 대해 ‘기술’보다 ‘태도’로 접근하려는 사람에게 이 책은 나침반과도 같다. 말이 곧 기획이고, 기획은 곧 삶의 방식이라는 저자의 메시지는 단순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준다. 책장을 덮고 나서도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건 ‘말’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말 너머의 사람과 태도, 그리고 삶의 방향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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