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자 츠나구 1 - 산 자와 죽은 자 단 한 번의 해후 ㅣ 사자 츠나구 1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오정화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8월
평점 :
제법 많은 책을 읽어 보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 「사자 츠나구」가 담고 있는 이야기는 새로웠다. 신선했다는 표현이 맞을지 아니면 놀랍다고 해야 할까.
산 자와 죽은 자를 연결해 주는 '츠나구'라는 존재가 등장한다. 처음 들어보는 존재다.
우리나라와 비교하자면 저승사자 정도가 맞을까? 아니 사자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지만, 사실 츠나구는 살아있는 사람이니 저승사자와 비슷한 듯 다르다.
책은 크게 4개의 에피소드. 즉 산 자와 죽은 자가 만나는 4개의 이야기와 츠나구에 대한 이야기 1개 총 5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연히 아이돌의 도움을 받고, 그로 인해 삶을 살아갈 희망을 얻은 여자가 아이돌을 만나는 이야기로 책은 시작한다.
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만나고 싶은 무뚝뚝한 남자의 이야기가 두 번째이다. 숨겨진 자료를 찾고 싶어 신청했다고는 하지만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진하다.
세 번째 이야기는… 사고로 죽은 친구를 만나는 여학생의 이야기인데, 첫 번째, 두 번째 이야기의 결말과는 달리 뭔가 가슴이 먹먹해 지는 결말을 선사한다.
망자와의 만남은 산 사람에게 기쁨, 후련함, 또는 뭔가 해결을 선사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오히려 가슴 속 이야기를 하지 못함에 따른 죄책감을 돌려준다. 무거웠다.
그러나 친구를 만나려는 이유가 자신의 비밀을 숨기기 위해서 였기 때문에.. 그 순수하지 못했던 의도가 오히려 벌로 돌아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마지막 이야기는 눈물 났다. 갑자기 사라진 연인을 기다리며 7년을 기다린 남자의 이야기이다. 사랑했기에 왜 라는 궁금함을 안고 버텨왔는데 드디어 진실을 알게 된다.
남자를 만나는 망자… 어쩌면 생각지 못한 죽음을 맞이한 여자의 입장도 애절했다. 만나는 순간, 자신은 그 남자에게 실종된 사람이 아닌 죽은 사람으로 남게 된다.
그럼에도 자신을 위해 7년을 기다린 남자가 그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길 원하면서, 남자를 만난다.
산 자도, 죽은 자도 1번의 기회 밖에 없다. 산 자는 일생에 오직 한 명의 죽은 자를 선택할 수 있고, 죽은 자 역시 마찬가지이다. 각자 기회는 1번 밖에 없기에 신중하다.
그래서 자연히 마지막에는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나라면 이런 기회, 이런 선택의 순간이 주어진다면 누구를 만날 것인가?
그리고 그 사람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을까. 아직 죽음이라는 것에 익숙하지 못하다. 그래서 아직은 생각도 나지 않고, 잘 모르겠다.
다만, 누구를 만나서 어떤 말을 할까 생각하기 보다는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하지 못한 말이 있다면 지금 당장 진심을 전하는 것이 좋겠다…
라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라면 이 부분은 충분히 고민하고, 실천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쑥스러워서, 때로는 자존심 때문에 말 못하고, 때로는 여러 가지가 얽혀서 오해가 쌓일 수도 있는데, 살아 있을 때 말하는 것이 츠나구를 통하여 만나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
가치더블업의 스마일 코멘트는? 하고 싶지만 하지 못한 말이 있다면…. 내 진심을 전하고 싶다면… 나중이 아니라 지금이다. 망설이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