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명품이 되는 순간
최경원 지음 / 더블북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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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명품이 되는 순간> 책을 더블북 출판사로부터 무상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2023. 10. 19. 목. PM 3:10.

<일상이 명품이 되는 순간>을 읽고 기록

“디자인이 단순한 물리적 기능성만 제공해주는 서비스가 아니라, 삶을 근본적으로 생각하게 하고 지극한 감동을 가져다주는 분야라는 것을 인식해야 할 때다. 이 책에 소개된 스무 명의 디자이너들의 디자인은 대부분 상품으로 판매되는 것이지만 동시에 생산 활동을 넘어서는 가치로 승화되고 있다. 디자인은 상품으로만 국한될 수 없는, 예술적이고 인문학적 가치가 풍족한 영역이다. - 273쪽”


<일상이 명품이 되는 순간>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작년 이사를 하면서 가구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서다. 내가 매일 마주하며 살아가는 집에 무엇을 들이고 채워 가냐에 따라 일상의 느낌이 매우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예전과 달리 가구와 물건을 고를 때 많이 신중해졌다. 이 책을 신청하면서 책을 읽고 난 후에 물건과 가구를 보는 눈이 달라졌으면 하는 기대가 있었다. 오늘 다 읽었고, 읽고 난 후 소감을 한 마디로 하자면 정말 일상이 예술이 될 수 있다. 라는 점을 알게 됐다는 거다.


첫 장에 소개된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안나 G 제품을 보고 나도 모르게 눈앞에 있으면 살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와인을 전혀 마시지 않아 내게 전혀 필요하지 않은 제품임에도 그 존재만으로 부엌을 미술관으로 바꿔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에 웃음이 나고, 부엌을 한층 더 멋스럽게 꾸며줄 예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나 G와 알렉산드로 M을 함께 집들이 선물로 한다면 이 것보다 멋진 선물이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와인을 마시지 않는 사람이라도 하나쯤은 멋스러운 장식으로 가지고 있고 싶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디자인 제품이다. 한 심리학 강의에서 말하길 인간은 귀여운 물건과 귀여운 사진을 눈앞에 놓아두고 어려운 일들을 하면 능률이 올라가고, 스트레스 정도가 낮아진다고 했다. 그러니 안나G를 부엌에 두고 요리를 한다면 매일 해야만 하는 집안일이 좀 더 즐거워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은 점이 있었다면 이 책의 저자는 작품들을 설명할 때 사진에 담긴 작품들을 자연스럽고 쉽고 정리된 글로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이었다. 과거 미술관에 가거나, 예술 작품을 감상할 때 오히려 그 작품을 설명하는 글들이 작품 이해를 더 어렵게 하고 난해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미술품을 설명하는 글들과 설명을 좋아하지 않았다. 내 느낌 그대로 보고 지나치는 것이 오히려 선입견을 줄여주고, 복잡성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의 글들은 오히려 읽는 것이 작품의 이해를 훨씬 더 높여주고, 작품의 깊은 곳까지 함께 들어가 느끼고 감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예술 작품을 설명하는 책자들을 보면 반드시 찾아봐야할 것만 같은 어려운 영어와 단어들이 들어있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를 때가 많았다. <일상이 명품이 되는 순간>의 저자는 어려운 말들을 쉽고 부드러운 말들로 풀어 예술과 디자인 세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준다. 덕분에 예술 작품을 즐겁게 감상하고, 작가들의 디자인 세계에 몰입할 수 있었다. 사진과 글들을 읽는 것이 즐겁게 느껴져서 금세 읽게 됐다. 디자인 책이 이렇게 흥미있고 재밌는지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 이렇게 완벽하고, 쉽게 아름다운 작품들을 재미나게 소개한 디자인 책은 단연코 이 책 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다.


일상에 필요한 디자인을 하면서 인문학과 역사, 자연, 삶을 담아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니 명품 중에 명풍이 아닐 수 없다. 만들어낸 모든 작가의 작품들이 미술작품처럼 느껴진다. 예술적이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실용적이고, 안정적이어서 일상에 녹아들어 집 안을 미술관처럼 아름답게 바꿔준다. 이 예술 작품들을 일상에서 사용한다면 정말 일상이 명품이 되고도 넘칠 것 같은 기분이다. <자르댕 데덴> 시리즈의 은제 커틀러리 세트(2017)로 식사를 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났다. 이 책을 읽고서야 나이가 들수록 가구와 그릇에 관심이 많아진다는 말이 이제야 이해가 됐다.

특히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들이 몇 있었다. 플라스틱 소재 의자에 대한 선입견을 깨준 작품이었는데 <베지털 체어: 그로잉>(2008) 작품이다. 플라스틱 소재로 만든 의자들은 하나같이 가벼우면서 촌스럽고, 싸구려 같다는 나만의 선입견이 파사삭 하고 부서졌다. 꽃잎을 얹어놓은 느낌의 의자 뒷 판에 유연하게 연결되어 잎사귀처럼 엮여진 것들이 기둥 4개로 연결되어 딱 떨어진 의자를 보고 경이로움을 느꼈다. 아름답다는 말로 부족했다. 어디에 둬도 예쁠 것 같은 이 의자를 보고서야 플라스틱 재료에 대한 기존의 관념이 깨졌다. 의자는 무조건 편안하고, 튼튼하고, 좋은 가격이면 된다라는 생각에서 아름다우면서도 편안하고, 튼튼하고, 가벼운 의자를 갖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만들었다.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가 허물어져 예술작품인지 디자인인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의자 사진 페이지에 한참 머물러 사진을 봤다. 자연에서 가져온 디자인과 디자이너만의 감성이 녹아있는 작품을 저자의 설명과 함께 볼 수 있어 깊이 있는 이해에 도달할 수 있었다.


토르트 본체의 넝쿨 모양으로 커팅 된 얇은 금속판을 전구에 덮어 만든 조명 <갈란드>도 정말 아름다웠다. 예술가가 탄생시킨 정말 아름다운 조명이었다. 일반 조명에 나뭇잎과 꽃들을 금속판에 커팅 해 얹어놓은 모양이 불규칙하지만 디자이너만의 규칙성이 있는 것 같아 한참 시선이 갔다. 나중에 내 집이 생겨서 조명을 설치하게 된다면 이런 조명이 내 집 거실에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거실의 조명을 볼 때마다 아름다움을 느낄 거라는 생각에 벌써 기분이 좋아진다. 또 토르트 본체의 잔디밭 같은 러그도 마음을 사로잡았다. 저자가 설명한 것처럼 ‘러그 위에서 풀밭을 뛰어다니는 것 같은 느낌은 그 어떤 세련되고 마감이 뛰어난 디자인에서도 얻을 수 없는 귀중한 가치(187쪽)’라는 점에 동감하고 또 동감한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것들에 예술성과 편리성 등이 더해져 어느 부분에서도 폄하할 수 없는 진정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작품들을 보고 또 봤다. 작품들을 통해 디자인의 역사를 엿볼 수 있었고, 스무 명의 거장들을 알게 됐고, 그들의 작품도 보고,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었다. 작품 하나 하나에 녹아있는 예술성과 안정성, 편의성, 독특함 등을 제대로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글들이 참 편안하고 고맙다. 작품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를 도와주는 글 덕분에 디자인과 예술이 좋아졌다. 참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미술관을 통째로 빌려 감상한 기분이 든다.

<일상이 명품이 되는 순간> 책을 읽고 나도 앞으로는 가구와 그릇 등을 고를 때 디자인과 예술성, 편의성, 안정성 등등을 모두 고려해서 구매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책 덕분에 즐겁고 행복한 디자인 여행을 했다.

<일상이 명품이 되는 순간> 책을 보내주신 더블북 출판사와 저자 최경원님께 감사를 드리며 글을 마무리한다. 디자인 책을 읽고 마음의 굉장히 부유해진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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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야 할 세계 - 제13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문경민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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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야 할 세계> 책을 다산북스 출판사로부터 무상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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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0. 10. 화. PM 07:10.

<지켜야 할 세계>를 읽고 기록

문경민

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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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야 할 세계> 책은 문경민 저자의 장편소설이다. 91쪽의 얇은 책인 덕분에 가벼운 마음으로 펼쳐 들었다. 3부로 나눠져 있고, 정윤옥이라는 국어교사가 나온다. 정윤옥이라는 주인공이 등장하자마자 60년의 삶을 마무해서 적잖케 당황했다. 이 소설이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아주 잠깐 했었다.

주인공의 사망으로 시작하는 소설은 윤옥의 최근으로 시작해 과거로 시점을 점 점 이동해간다. 그리고 천천히 윤옥의 삶과 주변의 인물들의 이야기를 엮어간다. 윤옥의 다소 짧은 삶 속에서 윤옥은 자신의 세계에 대해 설명해 간다. 윤옥이 지키고 싶었던 지켜야 할 세계는 무엇이었을까. 이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어갔다. 그리고 과거 시점은 윤옥이 어린 시절 돌봤던 장애를 가진 동생이 있었던 시점으로 이동해 현재로 돌아온다.

지켜야 할 세계 책을 다 읽고 나는 아주 잠깐 잠이 들었다. 짧은 소설이라 금새 읽을 수 있었다. 읽고 나서 나는 책을 다시 펼쳐보고 같은 부분을 읽고 또 읽었다. 잠깐 잠이 들었고, 꿈 속에서 나는 중학생일 때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나를 키워주신 어머니가 갓난 아이를 안고 나오셨다. 그때 막내가 저렇게 어렸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꿈 속에서 나는 실제 막내와 나이 차이가 9살 정도 났으니 갓난 아이는 아니었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머니는 꿈 속에서 아이를 안고 굳은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중학교를 졸업하면 다시는 집에 돌아올 생각도 말어. 거기서 살어. 기숙사에 가든지, 니네 아빠한테 전화해서 도와달라고 하든지. 나는 이제 할만큼 했으니까 그런 줄 알아."

실제로 어머닌 내게 중학생 시절 내내 같은 말을 반복하셨다. 그리고 대답을 요구하셨다. 이제 14살 정도 된 내가(나는 12월 생이라 동갑내기 친구들보다 항상 만 나이가 두살 어렸다. 23년 6월 법 개정으로 덕분에 30대 후반에서 다시 30대 중반이 됐다.) 어머니의 말에 억지로 대답은 했지만 딱히 대책이 있을리 없었다. 그럼에도 어머니는 내게 집을 나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말라고 하셨다. 나와 어머니 이야기를 하자면 어머니는 5살인 나를 남편에 의해 강제로 떠 맡게 됐다. 아버지는 나를 고아원에서 꺼내온 날 어머니 앞에 두더니 그녀가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나를 맡아 키우기로 하면서 낳아주신 아버지께 칠백만원을 받았고, 앞으로 하게 될 사업에 대한 도움을 약속 받았는데 그걸 어머니께는 이야기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걸 어머닌 30년이 지나서야 알게 됐다고 말씀해 주셨다. 아버지는 그 돈을 종자돈으로 해서 사업을 시작하셨다.

갑작스럽게 남편 가족의 아이를 맡게 된 어머니는 매우 억울하고 분해하셨다. 그럼에도 그녀는 나를 키워냈다. 나와 어머니의 아들 둘은 친 남매처럼 자랐다(적어도 내 생각은 그랬다.). 그리고 나는 이들을 진짜 가족이라고 생각했고,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싶어했다. 살면서 더 많은 어려움과 가난에 직면한 어머니는 자신의 아들들을 건강히 키우기 위해 나를 떠나보내야 했다. 내가 대책이 없는 것도 알았겠지만, 사실 어머니의 삶도 대책이 없긴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자신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나를 떠나보내야만 했다. 내 존재가 너무 많은 부분에서 아들들이 누려야할 세계를 빼앗는 사람이 됐던 거다. 그래서 나는 실제로 중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가족을 졸업했다. 아버지의 성화에 어머니를 찾아가면 항상 아버지는 늦게까지 일을 하시느라 집에 계시지 않았고, 불호령과 함께 소금 한주먹을 맞고 집을 나와야 했다. 그리고 그 사실들을 아버지는 오랫동안 모르셨다. 사실 아버지는 타인에게 관심이 거의 없으신 무던한 분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나를 친 딸처럼 친밀히 대할 때면 어머니의 정서적 학대가 더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걸 이제서야 이해하게 됐다. 나는 그녀와 그녀 아들들의 세계를 파괴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서른 중반을 훌쩍 넘긴 내가 꿈 속에서 과거로 돌아가 중학생이 되어있고, 그때의 어머니를 만난 건 우연이었을까. 나는 지켜야 할 세계 책과 꿈 속의 어머니와 과거 속 어머니를 떠올렸다. 지켜야할 세계 속 윤옥과 윤옥의 어머니에겐 장애를 가진 아들이있었다. 장애를 가진 아들 덕분에 동생을 돌봐야하는 윤옥과 어머니의 삶이 어둠 속으로 떨어져갔다. 그러다 윤옥의 어머니는 아들을 신유력을 가졌다는 이야기가 도는 목사님의 시설로 보내기로 한다. 매일 동생을 돌봐야했던 윤옥은 동생을 떠나보내고 나서야 공부를 할 수 있게 됐고, 생활도 안정되어 갔다. 윤옥의 어머니는 윤옥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아들을 떠나보내고 나서, 내면의 세계를 닫았다. 윤옥이 대학에 들어갔을 때를 빼고 어머니는 자신의 감정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다. 어쩌면 죄의식 때문에 드러내지 못했을 거다. 그래야만 자신과 딸의 세계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 부분이다.


장애를 가진 아이들만 입양해서 시설을 운영한다는 목사님, 윤옥, 윤옥 어머니, 그리고 윤옥 어머니의 주변 분들, 윤옥이 만난 대학교때 만난 정훈 등 그들은 각자의 세계를 가지고 있다. 그들은 그들 만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각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세계를 위해 다른 것들을 포기하고, 내려 놓을 것들을 과감히 내려 놓는다. 윤옥은 어머니를 핑계로 오랫동안 동생을 마음 속 깊은 곳에 미뤄뒀다가 대학생이 되고서야 동생을 찾기로 마음 먹었다. 어쩌면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제라도 찾아야한다는 마음을 먹은 건 자신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서 였을 거다. 현실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어머니와 함께 동생을 버렸지만, 마음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다시 동생을 찾아나선 거다.

그리고 동생이 있었다는 소망의 집에 가서야 동생이 어쩌면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과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순간 지키려고 했던 윤옥의 마음 속 세계의 균열이 시작됐을 거다. 천천히 갈라지기 시작한 세계가 바사삭 소리를 내며 깨지기 시작한 순간일 거다. 그래서 윤옥은 오랫동안 마음에 죄책감을 가졌을 거다. 그 죄책감은 자신이 국어교사로 일하고 있는 공립학교에서 선생님이 된 현실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다. 그냥 주변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자신도 편하고, 주변 사람들도 편할텐데 그녀는 그녀 만의 고집을 놓지 않고, 자신의 동생을 떠올리게 하는 학생을 맡기 위해 고집을 부린다. 그리고 그녀의 고집들로 인해 학교에서 파면되는 일이 생긴다. 그녀의 행동들을 보면서 나는 그녀의 선택들이 그녀 내면 세계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선택을 하지만, 그 최선이 항상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현실 세계와 내면 세계의 불일치가 일어나면 내면의 자아는 반드시 그 균형을 맞추기 위해 현실 세계를 어그러뜨리기 시작한다. 제 아무리 깊숙히 남들 모르게 감춰둔 비밀도 자기 자신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걸 몰랐다고 무시한다고 해도, 내면의 자아는 정확히 알고 있다. 그리고 알고 있다는 표시를 하기 위해 온 갖 군상을 만들어낸다. 윤옥의 세계, 윤옥 어머니의 세계를 보면서 그녀들이 선택한 선택들이 결국은 동생을 버렸다는 죄책감을 덜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것이 내 느낌이었다. 정훈이라는 대학생을 도와준 이유도 동생이 생각나서였고, 국어교사로 반을 맡았을 때 고집을 부린 이유도 동생이 이유였다. 현실에서는 동생을 떠나보냈지만 정작 마음 속에서는 동생이 매일 살아 숨쉬고 있었다는 걸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많이 알게 되어 간다.

우리는 나를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선택을 하면서 타인에게 상처와 피해를 준 경우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되어있다. 그것이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상관없이 적절한 시간에 대가를 치른다. 윤옥이 새벽 예배를 가다가 넘어져서 죽게 된 것도 이제는 몸도 마음도 쉬고 싶다는 마음의 발현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까지 한 건 좀 넘어선 거겠지만, 인간은 다양한 면에서 무의식적으로 대가를 치른다. 그래야만 내면의 세계와 현실 세계의 균형이 맞아지고, 내면 세계를 지켜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켜야할 세계 책을 보면서 지켜야 할 세계, 지켜내고 싶은 세계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내가 지키고 싶었던 세계는 가족이었고, 나를 키워주신 어머니가 지키고 싶었던 세계도 가족이었다. 나는 오랫동안 그녀의 가족 안에 들어갈 수 없었다. 그러다 몇 년 전 그녀는 내게 나중에 나이들면 시골에 좋은 집을 지어서 같이 살자고 했다. 이상한 감동과 이상한 울렁거림을 동시에 느꼈다. 그게 그녀 내면의 세계를 지키기 위한 발언이었을까. 그녀는 10년 만에 다시 만난 나를 갑자기 친밀하게 대하기 시작했다. 이상했지만 그때는 조금은 좋았었던 것 같다. 이상한 기분을 느끼는 만큼 좋은 기분이 동시에 마음에 들어오면서 나는 현기증을 느꼈다. 가족이 생긴 기분이 아주 잠깐 들었다. 그럼에도 그 가족은 금새 다른 일로 인해 금방 깨져 버렸다. 그녀가 내게 했던 말과 행동들은 과거에 대한 속죄인 동시에 그녀 세계를 지키기 위한 발현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오늘에야 하게 됐다. 책을 읽으면서 나의 세계와 그녀의 세계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고, 덕분에 새로운 세계가 열린 기분이 든다.

윤옥과 윤옥의 어머니는 동생에 대한 이야기를 오랫동안 하지 않는다. 서로의 세계를 지켜주기 위해 그들은 눈을 감고, 입을 닫지만, 삶을 통해 끊임없이 동생의 흔적이 드러난다. 이미 현실에서는 죽었을지도 모르는 동생이 그녀들에겐 살아 숨쉬며 그녀들의 세계에 살고 있다. 우리들 역시 자신 만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다양한 행동을 하고 선택을 한다. 사람마다 지켜야 할 세계, 지키고 싶은 세계가 다르기 때문에 인간 군상이 다양한 걸 게다. <지켜야 할 세계> 책을 읽으면서 과거 어머니를 조금은 이해하게 됐다. 그녀가 처했던 현실과 환경에서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나쁜 사람 역할을 해야했을 거다. 무능력하고 무관심하고,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 소리를 들어야하는 남편을 둔 책임감 없는 남편을 대신해 그녀가 세계를 짊어지고 살아내느라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그 때문인지 그녀는 윤옥보다 어린 나이임에도 간질환을 앓고 있다.

문경민 저자의 장편 소설을 읽으면서 나의 세계와 타인의 세계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 그리고 깊게 묻혀있던 내 안의 무언인가가 빛을 내며 흩어졌다. 이제는 그 날의 수치심 가득한 나와 굳은 표정의 어머니를 용서할 수 있을 것 같다. 각자가 지켜야 할 세계를 위해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진다.

오랜 만에 좋은 소설을 만났고, 읽을 수 있어 진귀한 시간을 가졌다. 다산 북스 출판사와 문경민 저자님께 감사를 전하며 글을 마무리 한다.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자신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누군가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는 선택을 하기를 바래본다. 누군가의 세계를 같이 지켜주는 것이 내 세계를 동시에 지킬 수 있는 일임을 소설을 통해 깨닫게 됐다. 이제는 과거의 세계를 떠나보낸다. 오늘의 내 진짜 세계를 지키기 위해 나는 오늘을 사랑하며 지켜갈 거니까. 당신에게도 이 책이 당신의 세계로 들어가는 진입로가 되어줄 거라 생각한다. 진짜 나를 만나는 세계, 책을 통해 가볍게 시작해 보자.

#지켜야할세계
#문경민
#다산북스
#사전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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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롯이 내게 귀 기울여줄 누군가 - 버거운 마음을 내려놓는 보건소 심리상담실, 제10회 브런치북 특별상 수상작
김계현 지음 / 마음책방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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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롯이 귀 기울여줄 누군가> 책을 마음책방 출판사로부터 무상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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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0. 10. 화. PM 3:30. 기록.

<오롯이 귀 기울여줄 누군가>
를 읽고 기록.

김계현

마음책방

(2023. 10. 22. 일.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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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심리 상담을 시작하고 싶은 나에게

요즘 부쩍 심리상담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 이유는 최근 명절을 지내면서 내 세계에 작은 균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현재 나는 스트레스를 피해 식물 같은 생활을 하고 있어 구 가족들과 만남이나 대화를 오랫동안 하지 않을 수 있었다. 덕분에 과거에 있었던 관계로부터 오는 충격이나 충돌이 없어 마음이 잔잔한 편이었다. 그러다 최근 명절을 대하면서 아직도 내 안에 무엇인가 남아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구 가족들과(시댁 포함)의 경험에서 많은 아픔을 가지고 있다. 덕분에 몸도 마음도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만큼 아팠다. 추석 명절이라며 보고 싶다고 연락해오는 구 가족들의 문자를 접하면서 내 세계에 금이 생겨났다. 나는 아직도 내가 세계에 나를 가두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다.

나는 구 가족 집단 어느 쪽도 가지 않고 혼자 명절을 보내는 선택을 했다. 그럼에도 마음이 매우 불편했다(심리학 공부를 하고서야 나는 구가족과 현재의 가족을 분리할 수 있게 됐다. 그래서 내가 자라온 집단과 시댁을 구 가족이라고 부른다). 내가 원하는 선택을 했음에도 나는 아직도 타인의 칭찬에 목 말라 있다는 사실이 나를 더 아프게 했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받았던 유교 교육의 잔해가 나를 끝없이 괴롭게 했다. 인간에게 인정욕구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거겠지만 나는 남들보다 인정욕구가 병적일 만큼 심각했다. 그래서 나를 위한 선택이라고 선택을 하지만, 선택 후에도 옳음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한다.

그러던 중 만난 책이 <오롯이 내게 귀 기울여줄 누군가> 책이다. 책을 보면서 왠지 모르게 내게 꼭 필요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책을 받고나자 당장 읽고 싶다는 충동에 급하게 읽었다. 원래 여러 권의 책을 나눠서 오랫동안 보는 타입인데 이 책은 급하게 읽어졌다. 목이 말라 물을 연거푸 마시는 느낌이 들었다. 초반에 책을 읽어가면서 알게 된 우리 지역에 있는 정신건강지원센터에 전화했다. 우리 지역에도 정신건강을 위한 공인 센터가 있다니. 마음이 두근 거렸다. 검색 후 바로 전화를 걸었다. 선생님과 연결이 됐고, 지역에 있는 좋은 1차 병원을 추천 받았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정신건강지원센터는 1회성 상담 정도는 가능하지만 지속적인 상담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했다. 지속적인 상담과 전문적인 치료를 위해 좋은 병원을 연계해주는 업무를 하고 있다고 하셨다(보건소에는 상담 선생님이 없으신 것 같았다.). 추천해주신 1차 병원은 약 보다는 상담 위주로 진행되는 정신건강의학과라고 소개하셨다.

과거 살인사건 피해자가 된 덕에 PTSD를 겪었고 정신과 상담을 진행한 적이 있다. 그때 상담을 진행하면서 약 처방 위주로 진행되던 상담을 경험해서 자세히 묻고 또 물었다. 그때 먹었던 약들이 맞지 않아 고생을 많이 했다. 내 이야기를 묵묵히 듣다 ''오늘은 약이 더 많아질 거예요." 라는 말로 상담이 종료됐던 것들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았다. 그래서 나는 상담을 거부했고, 치료를 중단했었다. 상담을 받고 싶지만 상담을 시작하는 것이 쉽지 않은 사람, 그리고 상담을 중단했던 사람들에게 이 책은 나를 좀 더 알기 위해 상담을 해도 괜찮다고 넌지시 말을 건넨다. 상담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않겠지만 더 이상 나빠지진 않게 해 줄거라고 말이다. 전문 상담사가 계신 보건소가 우리 지역에 없어서 아쉬웠지만, 이 책 덕분에 1차 병원에 내원해야겠다는 마음이 다시 생겼다.

2. 상담사가 되기 위한 공부는 '나를 이해하는 과정'을 시작으로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다가가는 과정'이다.

얼마 전까지 나는 법학 관련 공부를 했다. 오랫동안 법학 공부를 했었다. 한번도 이 방면에서 일을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공부를 하면서도 구 가족들(시댁 포함)을 살뜰히 챙겼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내가 해야할 역할을 스스로에게 부여하고 정말 많은 것들을 했다. 덕분에 나는 항상 에너지가 부족했고, 돈과 시간이 부족했다. 그럼에도 그 누구도 공부를 위해, 건강을 위해, 미래를 위해 나를 배려해 주지 않았다. 당장 자신의 눈 앞에 놓은 현실들을 해결해 내라고 회유를 하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마음을 불안하게 하고, 공포감을 조성했다. 나는 구 가족들을 대하면서 상처투성이가 됐는데 내 상태를 전혀 몰랐다. 내가 너무 많은 것들을 떠 맡고 있고, 그것을 지느라 다양한 병들이 발현되고 있었지만 그들 때문이라는 걸 몰랐다. 알 수도 없었다. 마음이야 어떻건 보이지 않으니 그냥 내버려둬도 된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다 좋아지겠지라는 안일한 마음이었다. 그러다 공부를 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고, 나는 다음 날이 더 이상 기대되지 않았다. 그렇게 극에 닿은 우울증과 함께 공부를 계속 해 갔다. 해가 갈수록 더 많이 가난해지고, 가족들이 원하는 것들의 허들이 높아졌다. 그리고 그 허들을 뛰어 넘는 일은 나를 파괴하면서까지 이뤄졌다. 어느 날은 내가 내 몸 안에 갇혀 있다는 느낌까지 받게 됐다.

마지막 시험을 보고 난 후 어두운 방에 스스로를 가두고 매일 잠만 자던 때가 있었다. 그때는 실패로 치닫은 나에게 이제는 대 놓고 상처주는 가족들이 견디기 어려워 만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그들도 더 이상 내게 빼 먹을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한동안 나를 그냥 내버려 둬줬다. 나는 많이 아팠고, 그 기간동안 내 옆을 지켜준 건 오직 지금의 남편 뿐이었다. 그때 내가 살고 싶어서 한 것이 심리학 공부였다.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깨닫게 된 건 진작 했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진작해서 그때 그때마다 감정의 찌꺼기들을 제거하고 고쳤으면 오늘의 실패도, 감정도 갖게 되지 않았을 거라는 걸 알게 됐다. 공부들을 통해 나는 새로운 눈이 떠졌고 새로운 세계로 진입하게 됐다.

아주 어릴 때부터 인간에 대해 공부하고, 심리학 공부를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또 했다. 그만큼 나는 주체할 수 없이 불어나 할 것이 없는 모든 시간을 심리학 관련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생각을 정리하는 데 보냈다. 그렇게 지난 날들을 헤집어 파내고, 꿰매고, 찢는 작업들을 계속 했다. 덕분에 해가갈수록 나는 매우 좋아졌는데, 내 상태가 좋아지는 것 같자 다시 구 가족들의 요구들이 시작됐다. 나는 변해 갔지만 그들은 그 누구도 변하지 않았다. 그들이 요구했던 것들이 사실은 누구도 해주지 못해서 내게 요구했던 거라는 걸 알게 되자 분노가 일었다. 그리고 내가 거절하지 않아 요구의 허들이 점점 높아졌다는 게 가슴시릴 만큼 아팠다.

그리고 다소 정상적인 상태로 얼마 전의 명절을 맞이했고, 구 가족들의 '보고 싶다.' 라는 말을 보게 됐다. 그리고 다시 내 세계의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화가 나고, 솟아나는 불쾌한 감정들을 주체할 수 없었다. 가만 있어도 눈물이 나고, 고통스러웠다. 남편을 시댁에 보내놓고 마음이 불편해 하루를 그냥 보내기 어려웠던 나는 명절을 잠을 자며 보냈다. 그렇기 때문에 <오롯이 내게 귀 기울여줄 누군가>라는 책이 생명수처럼 느껴졌다.

지난 2년 동안 심리학 공부를 혼자해 가면서 심리상담가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됐다. 생각보다 나처럼 혹은 그 보다 더 많은 상처를 가진 분들이 많았고, 그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이 업계에서 고생 고생하며 상담가가 되신 저자의 말들이 더 많이 와 닿았다. 상담가가 되기 위해 디자이너의 삶에서 상담가가 되기 위한 길로 들어선 저자의 글들이 도움이 됐다. 저자가 얼마나 가난한 상황에서 힘들게 상담가가 됐고, 상담가가 되고 나서도 경제적인, 사회적인 어려움을 헤쳐 나가야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는 가난한 대학원 생의 공부가 뭔지 명확히 안다. 왜냐하면 나도 가난한 상태로 대학원을 다니고 시험을 치렀기 때문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을 졸업한 후, 최종 시험까지 치르는 동안 삶에서 15년 정도가 훅 하고 날아갔다. 무엇보다 시험이 끝나자 수중엔 돈이 하나도 없었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토익 시험비를 내고, 집세를 내고, 생활비를 내고, 책을 사고, 학원에 다녔다. 그리고 대학원 때는 여기에 학자금대출 이자까지 매달 내야했다. 거기에 시험료로만 해마다 100만원 가까이 써야 했다. 삶은 나아지기는 커녕 수렁으로 깊게 떨어지기만 했다. 그래서 나는 대학원 친구들과 차 한잔 마시는 것도 부담됐었다. 모임들과 만남을 거의 하지 않았고, 못했다. 그때 구 가족들도 조금은 도움을 주셨는데 돌아보니 도움을 주기는 커녕 준 것보다 열배 이상은 남겨먹는 장사<?>를 했다는 걸 알게 됐다.

정말 그때는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싶지만 심리학과 인간에 대해 무지하니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걸 오늘의 나는 안다. 저자의 가난한 대학원 생활과 어려움, 그리고 취업에 대한 이야기, 처음 시작하고서 시급 이야기들을 보고 나는 마음이 뜨끔했다. 글들을 보고 대학원 학비와 기간을 알아봤다. 대학은 법학으로 나왔으니, 심리학 학사가 필요한데 이때도 방통대 등을 통해 할 것인지 심리학과를 진학해서 할 것인지 정해야 한단다. 그리고 대학원에 들어가서는 또 엄청난 시간과 돈이 들어간다는 걸 명확히 알게 됐다. 나는 그것을 보고 마음을 일단 접었다. 이제는 가난한 공부를 하고 싶지 않아서다. 그렇게 공부하면 공부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다는 걸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하면 나에게 또 긴 고통을 줄 수 있다. 그래서 내년에는 방통대를 통해 심리학사를 취득해볼까했던 마음을 접었다. 책 덕분에 내가 가야할 길을 명확히 정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왜 상담가가 되고 싶었는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을 진득하게 했다. 혹시나 내가 이렇게나 심리학에 정통<?>하다라는 인정욕구의 발현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도 해보고 갈 길을 정했다.

이 책을 만나고 오늘을 어떻게 걸어갈지 명확히 노선을 정했다. 참 고마운 시간이었다. 나는 일단 돈을 많이 버는, 안정적으로 버는 직업을 갖고 싶다. 그리고 상담사가 되고 싶은 게 아니라, 상담 공부를 하고 싶은 것일 뿐이라는 걸 알게 됐다. 우리나라의 상담사님들이 받고 있는 최저 시급보다 적은 월급과 현실들이 내년의 노선을 명확히 정할 수 있게 해 줬다. 저자의 책을 통해 미래를 상담받은 느낌이라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고마워요.

3. 오롯이 귀 기울여줄 누군가

사람은 힘들 때 옆에 이야기를 들어줄 단 한 명만 있어도 살 수 있다고 했다. 다행히 내겐 그런 사람이 있었고, 그 사람이 오늘의 가족이 됐다. 과거야 어땠든 오늘이 행복하니 과거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겨 좋다. 무엇보다 심리 공부를 하면서 나에 대해 알게 된 것이 있다. 사람들은 뒤 없이 낭떠러지로 자신을 밀어서 극한으로 뭔가를 해야한다고 했지만 나는 그것이 전혀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다. 뒤가 없이 낭떠러지 앞에 서 있자 강한 마음이 들기는 커녕 매일 밤 두려움에 몸을 오소소 떨었다. 그리고 잠을 자지 못하고, 두려움을 다른 것으로 채우기 위해 눈 앞의 누군가의 책임을 떠 맡으며 현실을 피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사람마다 다른 데 천편일률적으로 성공학 책들은 이렇게 해야 성공한다라며 사람을 낭떠러지 앞에 서게 만든다. 그리고 뭔가 간절히 그리고 또 상상해야한다며 그러지 못해서 니가 성공 못한거다라며 또 탓한다.

많이 산 건 아니지만 37년 동안 나름 다사다난한 인생을 경험한 사람으로 한마디 하자면 사람도 사람 나름이고, 책도 책 나름이다. 아무리 성공하고 대단한 사람이 쓴 책이라도 버려야할 것 같은 책이 있고, 대단해 보이고 좋은 사람처럼 보이는 사람도 보내줘야할 사람이 있다. 책이든, 사람이든 각자에게 잘 맞는 사람에게 보내줘야 한다.

"나를 괴롭게 만드는 '그것'을 꺼내놓을 선택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은 더는 나를 괴롭히지 못한다. 123쪽'

꺼내고 또 꺼내는 작업을 매일 한다. 오늘처럼 좋은 책을 만나면 직면했어야하지만 직면하지 않았던 것들과 마주할 수 있다. 이 책을 만나고 심리 상담의 재 시작과 미래 걸어갈 길을 정할 수 있었다. 나는 심리학 공부가 너무 재미있어서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었는데 너무 안일한 생각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 일단 돈을 안정적으로 벌어야겠다. 그게 내게 가장 최선의, 최적의 길이라는 걸 아니까.

심리학 공부를 시작하고 싶고, 상담사를 꿈꾸고 있는 사람들에게 적합하고 좋은 책이다. 그리고 심리상담을 시작하고 싶은 사람, 재 시작해야할 사람들에게 마음을 먹게 해줄 수 있는 책이다. 감정의 찌꺼기들이 하늘처럼 쌓여서 더 이상 해결할 수 없는 상태에서 상담사를 만나는 불상사를 겪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렇게 되면 마음도, 몸도 많이 아프게 되고, 치료하는데 돈도 많이 든다. 그러니 이 책을 정말 미리서 권해주고 싶다. 이렇게 좋은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옥 같은 시간을 보내게 해 주신 마음책방, 김계현 저자님께 감사함을 전한다. 고맙습니다. 아주 진하게 상담받은 시간이었습니다.

오늘도 나는 내 감정을 들여다보기 위해 과거의 주머니들을 찢고, 꿰매고 약을 바른다. 일어나 있는 순간에도, 잠이 들어 꿈을 꾸는 순간에도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나를 매일 마주한다. 이제는 온전히 진짜 내 선택으로 삶을 살아가려고 한다. 그래도 된다고 내게 용기와 응원을 준 책이다.

#오롯이
#오롯이내게귀기울여줄누군가
#마음책방
#심리상담책
#브런치특별상수상작
#심리상담시작
#심리상담사가되기위해
#죽기전까지해야할공부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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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더 반짝일 거야 - 작은 행복을 찾아나서는 당신을 위한 짧은 메시지
남궁원 지음 / 모모북스 / 2023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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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더 반짝일 거야> 책을 모모북스 출판사로부터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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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9. 7. 목. PM 3:00.
(2023. 9. 8. 금. 마감.)

<내일은 더 반짝일 거야>를
읽고 기록.

남궁원

모모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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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9. 7. 목. PM 3:00. (2023. 9. 8. 금. 마감.) / <내일은 더 반짝일 거야>을 읽고 기록. / 남궁원 / 모모북스

내일은 더 반짝일 거야 제목이 마음에 닿는다.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더 반짝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글들이 가득 들어있을 것 같은 느낌이 열기 전부터 마음을 두근거리게 한다. 한참 책 표지에 시선이 머문다. 비행기 날개 끝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황혼. 아침으로 열리는 시간일까. 저녁으로 들어가는 시간일까. 아.. 달이 떠 있구나. 책 표지만으로 다양한 생각을 하면서 한참 책과 마주했다. 작가는 어떤 글들을 예쁜 책에 가득 담았을까 하는 마음으로 책을 폈다.

시집인 듯 예쁜 메세지들이 정갈하게 담겨있다. 각각의 주제를 가지고 작가의 삶이 녹아있는 아름다운 글이다. 잘 읽히고 생각을 많이 주는 글이라 읽는 시간 내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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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쪽 - 그 전에 당신의 다친 마음을 먼저 보살피기를. 내가 상처 받는 관계는 유리 조각을 가슴속에 품는 것과 같다."

주옥 같은 글들이 많지만 그 중 가장 마음에 와 닿은 구절들에 포스트 잇을 붙였다. 읽고 또 읽을 때마다 주는 느낌이 조금씩 달라진다. 하나의 주제로 1-2쪽을 사용해 적힌 글들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느낀다. 사람마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경험한 것들이 다르기 때문에 다르게 읽힐 거다. 그리고 글들을 통해 깊은 사유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나는 매일 1-10쪽을 읽으면서 주제들을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시집 같지만 시집이 아닌 메세지는 생각할 거리들을 가득 안겨줬다. 그래서 사람들이 시집을, 메세지를 읽는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매일 꾸준히 읽었다.


유리 조각을 가슴 속에 품고 사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을 거다. 나도 그렇고, 아는 사람,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보이지 않게 유리 조각을 매일 삼키며 산다. 그럴 때 가장 보살펴야할 자신이 소외되는 경우가 생긴다. 그것이 장기화 될 경우 번아웃이 오는 등의 정신적인 문제가 생긴다. 그리고 정신적 에너지의 소진은 신체 증상으로까지 이어져 건강을 잃게 되기도 한다. 그런 경험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혼자서 잘하지마 제목의 글을 읽을 때 눈물을 흘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마음의 유리조각이 움직이는 느낌이 들어 나를 보듬고 또 보듬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테지.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내 유리조각에 대해 생각했다. 유리조각은 불편하지만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고 무엇보다 나를 보살펴야한다고 느끼게 해주는 고마운 경보기가 되어주니까. 이 메세지를 읽으면서 나를 보살피도록 해준 유리조각에 대해 고마움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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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쪽 - 관계를 끊는 것도 지속하는 것도 내 의지에 따라 결정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자신의 의지에 따라 행동하고 결정하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 모든 사람이 그렇다고 결국은 타의에 의해 끌려가다시피 살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일 거다. 남들이 대학을 가니까 대학에 가고, 남들이 취업하니까 하고, 남들이 결혼하니까 하고 그러다보면 자신의 인생이 자기 것인지 의아한 느낌을 받는다. 그 느낌은 공허함과 외로움, 불편함을 준다. 좋은 것이 좋은 거야 라며 따라가다보면 좋은 것도 독이 되어 돌아오기도 한다. 나는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편안한 사람이었다. 뭔가를 줘야만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이상한 강박에 휩싸여서 줘야할 것보다 더 많이 주고 오히려 상대에게 욕을 먹는 경우가 생기곤 했다.


정말 좋은 것들을 상대들에게 줬을 뿐인데 왜 이렇게 상대는 화가난 것일까를 오랫동안 고민했다. 오히려 나의 주는 행위들에 대해 고마워하고 행복해하는 건 악성 나르시시스트에 닿은 특정한 사람들 뿐이었다. 그들은 고맙다고 좋다고 최고라고 치켜세우며 더 많은 것들을 달라고 했다.


그게 왜 문제인지 오랫동안 알지 못했다. 나는 상대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만족감과 행복을 얻었기 때문에 내게 줘야할 것까지 털어 상대에게 선물했다. 오히려 건강한 사람들은 내가 많은 것을 줬을 때 오히려 나를 불편해하고 떠나갔다. 이것이 왜 그런 것인지 얼마 전 읽었던 심리학 책을 통해 알게 됐다. 건강한 사람들은 상대가 너무 많은 것을 줘서 받은 경우 불편함을 느낀단다. 그래서 결국 그것이 방어기제를 발동하게 만들고 상대를 싫어하고 오히려 불신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단다. 이 부분을 알게 됐을 때 그래서 건강한 친구들이 내 주변에 남아있을 수 없었구나를 알게 됐다. 너무 많은 것을 주면 상대도 갚을 것이 두려워지고 내가 상대를 본의 아니게 조정하는 역할을 하게 되니 상대의 안에 있는 자아가 방어기제를 발동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이걸 몰랐고, 건강한 사람이든, 특별한 성격을 가져 인격장애를 가진 사람이든 할 것 없이 주고 또 줬다. 그리고 정말 행복해 했다. 주는 만큼 하나님이 나의 행위를 알아주실 거라고 잘못 생각한 것이다. 내 옷장엔 좋은 옷 하나 없으면서 타인의 옷장을 걱정하고, 내가 바를 것도 없으면서 타인의 화장대를 걱정하고, 내가 볼 책도 없으면서 타인의 공부 걱정을 하느라 매일이 걱정스러웠다. 걱정이 걱정을 불러오니 하루도 편안하게 쉴 수 없었다.


한번은 가난한 가정의 과외 교사를 무료로 하면서(봉사의 일환으로 시작했다.) 6개월 후 20만원을 받으면서 과외를 이어갔을 때가 있다. 아이들이 얼마나 예쁘던지, 그리고 아이들의 상황이 얼마나 슬프던지 나는 가슴이 매우 아팠다. 원래는 6개월만 무료로 가르친 후,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보낼 예정이었다. 그런데 그 아이들의 엄마가 내게 한달에 20만원을 주겠으니 계속 봐 주면 안 되냐고 부탁을 해 오셨다. 나는 해야할 일이 많았고, 다른 일을 통해 돈을 벌어야 했지만 뿌리치지 못했다. 왠지 내가 해야할 것만 같았다. 아이들의 상황과 형편이 내 마음을 매우 아프게했다. 무엇보다 매달 20만원이 아이들 엄마에게 정말 큰 돈이었다. 그때 내가 살던 원룸의 한달 월세가 20만원이었으니 결코 작은 돈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나는 아이들의 과외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아부었고(덕분에 아이들의 성적은 고공행진했다. 모두가 놀라워했다.) 급기야 받은 돈을 쪼개 아이들의 학용품과 책을 사주기에 이르렀다. 단적인 예지만 아이들에게만 쓴 것도 아니었다. 그때 다니던 봉사활동의 아이들에게도 없는 돈 있는 돈 다 꺼내서 사용했으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월세를 내고, 공부를 하고, 책을 사고, 수험비를 마련했는지 의아할 정도다. 종교의 힘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나는 아이가 고3을 졸업할 때까지 맡아 가르쳤다. 지금 돌아보면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지만, 다시 하라고 하면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 아이를 통해 나의 고등학교 시절을 봤던 것 같다. 무기력하고,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태. 그래서 꿈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는 내가 떠올라 아이를 놓을 수 없었다. 심지어 나는 그때 대학원을 다니고 있어서 아이를 가르칠 시간도 없었는데 내 모든 걸 내려놓고 아이를 위해 뛰어갔다. 그때 필요했던 돈들은 정말 신이 채워 주셨다고 밖에 할 수 없다. 급기야 지금 남편이 된 토오루에게 아이의 국어 과외 교사를 무료로 해 달라 부탁했었다. 그렇게 나는 가장 챙겨야할 토오루를 챙기지 못했고, 내 자신 마저 버리는 시간들을 보냈다. 그럼에도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을 후회하지 않는 건 행복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도권을 잡는 법 부분을 읽으면서 아이들과의 행복했던 과거거 생각났다. 관계를 적적한 때 (딱 6개월이었을 때) 끊어야 했지만 아이들 엄마의 간절한 부탁과 눈물, 사연이 내 의지를 번복시켰다. 그래서 어쩌면 오늘의 내가 실패를 경험하게 된 것은 아닌지라는 생각도 했다. 관계를 끊는 것도 지속하는 것도 내 의지에 따라야함을 그때는 몰랐다.


그 아이들의 엄마가 말한 하나님의 뜻, 하나님이 보내주신 사람이라는 타이틀이 얼마나 달콤하던지 나는 내 의지라고 생각했지만 그녀의 의지에 끌려 나를 내려놨던 거라는 걸 이제야 깨닫는다. 그렇게 자신을 희생한 결과는 그 이후 좋은 결과로 이어졌을까. 당연히 그렇게 되지 않을 거다. 오늘도 나는 그 아름다운 아이들이 잘 자라길 기도하고, 보고 싶기도 하지만 연락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게 내 의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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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쪽 - 한정된 시간을 여러 사람과 나누어 쓰는 일보다 소중한 내 편 한 명에게 많은 시간을 집중하는 게 낫다." 이걸 깨닫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사용하고 실패해야했는지 모른다. 나의 가장 소중한 한 사람을 지키는 방법을 잘못 알고 있었고 덕분에 나는 나도 그도 잃을 뻔 했다.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었던 나는 너무 많은 노력을 했고, 오히려 사랑 받기 위해 했던 행동들이 독으로 작용할 때가 많았다. 나를 방임, 방치하고 가장 소중한 사람의 인생까지 날려<?>버릴 뻔 했다. 그래서 이 부분을 읽으면서 지난 날을 떠올렸다. 오늘의 나는 내 한사람을 지키고 행복하게 해주는 걸 가장 중요한 제 1원칙으로 삼아 살아간다. 나와 내 사람이 원하지 않는 것이라면 그 어떤 것도 강요하지 않는다. 그것이 오늘의 내가 가장 많이 바뀐 점이다. 내가 보기에 아무리 가장 쉽고 편리하고 좋은 것이라도 상대가 싫다고 하면 권하지 않는다. 그것이 진짜 사랑이고 상대를 위하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됐다. 상대가 직접 경험하면서 상대의 앞의 돌을 직접 치우도록 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천천히 기다리고 옆에서 지켜봐주는 것. 그것이 오늘의 내가 그를 사랑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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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쪽 - 놓을 때 놓을 줄 알아야 더 큰 물고기를 잡을 수 있습니다."

잡는 법은 알았지만 놓는 법을 몰랐고 서툴렀던 나를 생각하게 했다. 나를 아프게 하는 인연이라면 상대가 제 아무리 뛰어나고 대단한 사람이라도 놓아야하는데 나만 참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상대는 10개 중 9개를 잘해도 한개를 잘못하면 상대를 놓는다고 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10개 중 9개를 못해도 1개를 잘하면 상대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상대와 내가 만나 이상한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과거의 일들을 생각하며 적절한 때 서로를 놓아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내게 좋은 사람이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겐 정말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거고, 나 역시 그럴 텐데 말이다. 더 큰 물고기를 잡을 필요는 없지만, 적절한 때 인연도 상황도 건강하게 놓는 법을 배우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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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쪽- 그럴 때는 무작정 걸어라. 주위 신경 따위 쓰지 말고 시간도 정하지 말고 대충 챙겨 입고 길을 나서라."


나는 무작정 걷고 싶을 때 그냥 나갈 때가 있다. 내가 원하는 핀을 하고 악세사리를 주렁주렁 걸고 하늘하늘한 옷들을 입고 마음대로 집을 나선다. 그럴 때 길을 가다, 혹은 상점에서 사람들을 만나 잠깐의 대화를 나누게 될 때가 있다. 그녀들은 보통 나보다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인데 내가 하고 다니는 것들에 관심이 많으시다. 너무 이쁘다라던가, 마음에 든다라던가. 그럴 때 나는 얼마 안 하니까 직접 하고 다녀보라고 권하든지, 상대가 원하면 하고 있는 것들을 줄 때가 있다(상대가 정말 원할 때만). 그런 경우 그녀들은 하나 같이 자기 나이에 어떻게 하냐며, 안 어울린다라거나, 누가 뭐라고 할 거 같다 라던가 라는 말을 한다. 자신의 취향마저 타인의 눈치를 보는 것이다. 나는 그녀들에게 한결같이 말한다. 그렇게 남의 취향과 눈에 거슬리지 않으려고 하다 인생 다 가버린다고.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일텐데 언제 해볼 거냐고 말이다. 나도 그냥 하고 싶으면 하는 거라고. 말하면 그녀들은 내가 그런 게 잘 어울려서 하는 거란다. 정말 그럴까.


자신의 취향이 가득 담긴 머리 핀 하나 할 때도 타인의 눈치를 봐야한다니. 그런 경우 나는 나의 시어머니 이야기를 하곤 한다. 60이 넘으셨음에도 화려하고 예쁜 악세사리를 하고 다니신다고. 그게 얼마나 멋지고 잘 어울리는지 모른다고. 그런 이야기를 할 때 그녀들은 오히려 그 말을 고마워한다. 왜 고마울까. 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지만 그만큼 그녀들 나이에선 그럴 수 밖에 없었겠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의 취향을 스스로 선택하고, 나가고 싶을 때 나가고, 입고 싶은 예쁜 옷을 입고 길을 걷는 데도 용기가 필요하다니.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내가 만났던 그녀들을 떠올렸다. 그녀들의 삶이 앞으로는 더 아름답고 평안하고 행복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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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쪽 - 지나친 인내는 언젠가 깨져버리고 만다."

살다보면 인내가 필요할 때가 있겠지만 항상 인내만 해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만 참으면 된다라는 안일한 태도와 사고는 많은 문제를 불러 일으킨다는 걸 깨달아야한다. 상대가 바뀔 수 없게 만드는 데 일조하는 사람이 되는 것도 문제고, 자기 자신의 감정을 방치, 방임하는 것도 문제다. 그렇게 계속 굴러가다보면 상대도 나도 파괴된 상태에 이르게 된다. 상대가 바뀔 수 있도록 인내를 버리는 행동이 필요하기도 하고, 내가 아프지 않도록 나를 보살펴야하는 의무가 있으니 반드시 인내만 해서는 안된다.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라는 말도 특정 상황들에서만 통용되는 말이니 정신 바짝 차리고 선택해야 한다. 그것이 상대도 나도 돕는 좋은 일이 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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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더 반짝일 거야 책은 정말 좋은 내용이 많다. 한 쪽씩 읽어가면서 할 수 있는 사유가 너무 많아 벅찰 정도다. 모두 자신의 상황을 되돌아보면서 과거를 재해석하고 오늘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기르길 바란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거를 또 많이 정리했다. 책 속에 뜻이 있고, 길이 있다는 말처럼 우리는 책 속에서 삶을 발견하고 성장할 수 있다. 좋은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 좋은 책을 만나는 건 천운과 같은 일이다. 언제 어디서든 시간, 공간 제약 없이 만날 수 있는 친구를 소개한다.


이 책을 보내주신 모모북스 출판사, 인디캣 님, 남궁원 저자님 감사합니다.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에 좋은 메세지들을 주셔서 아름다운 황혼을 봤어요. 누군가에게도 아름다운 황혼이 닿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당신도, 나도 내일은 더 반짝일 거다.

#모모북스
#내일은더반짝일거야
#남궁원
#반짝이고싶은나에게
#반짝이고싶은당신에게
#삶에지쳤을때읽는책
#책읽기싫을때읽을수있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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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더 반짝일 거야> 책을 모모북스 출판사로부터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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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힌 인생을 뚫는 법
신성민 지음 / 좋은땅 / 2023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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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힌 인생을 뚫는 법> 책을 좋은땅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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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9. 6. 수. PM 5:37.
(2023. 9. 7. 목. 마감.)

<막힌 인생을 뚫는 법> 을
읽고 기록.

신성민 지음

좋은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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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들 중 그런 책들이 있다. 왜인지 알 수 없지만 반드시 봐야할 것만 같은 느낌을 주는 책. 이 책이 딱 그랬다. 인디캣 님께서 서평단 모집을 블로그에서 하시는 걸 보고 신청 했었다. 그러다 9월 초 일정을 보고 취소했다. 아무래도 제대로 읽을 수 없을 것 같아서 였다. 취소 후 며칠 동안 고민 후 다시 신청했다. 책 목자와 제목이 신경쓰여서 읽는 게 오히려 더 편안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서평단 참여를 해 줄 수 있는지 메일이 오기도 하고, 메세지가 오기도 하는 데 모두 참여할 순 없다. 무엇보다 요즘 책 취향이 분명한 편이라 책을 보고 무응답으로 거절하는 경우도 있다. 책 제목과 목차를 읽어보고 느낌이 오는 경우 대부분 신청해서 꼼꼼히 보려고 노력한다. 책을 보내준 출판사와 저자에게 고마운 마음을 글로 대신 전하기 위해서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과정에서 사실 가장 많은 도움을 얻는 건 나라서 정말 고마운 마음이 든다.

막힌 인생을 뚫는 법. 인생에서 가장 어두운 골짜기를 지나고 있는 요즘. 나는 이 책이 궁금해졌다. 배송 오자 마자 읽기로 하고 책상 위에 뒀다. 오늘 밤엔 토오루님과 차한잔 하면서 함께 각자의 책을 읽어야겠다.

좋은 책을 만나는 건 좋은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 즐겁고 행복한 일이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만날 수 있는 멋진 친구를 오늘 또 만났다. 행복한 기분. 책을 보내주신 인디캣님과 좋은땅 출판사, 신성민 저자님 미리 감사드려요.

읽기 시작한다. 무슨 내용을 담고 있을까. 나는 이 책을 통해 또 얼만큼 성장하게 될까. 라는 기대로 책을 열었다.

1. 겨울의 시작

인생의 겨울을 맞이해 본 사람은 겨울이 얼마나 춥고 힘든 날들인지 알고 있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겨울은 오고 피할 수 없다. 겨울을 어떻게 잘 나는지가 중요한데 인생의 겨울에 얼어죽는 사람도 생겨난다. 나 역시 인생의 겨울의 맞이하고서 뭘 하든 막힌 느낌을 받았었다. 그래서 나는 겨울의 시작이라는 제목이 참 마음에 닿았다. 영원히 인생이 겨울일 것만 같았는데 결국엔 봄이 오고, 여름이 올 것이라는 글들이 마음을 녹였다. 그래 겨울은 반드시 지나갈 거야. 위로를 얻었다.

2. 자세

자세편에서 가치를 모르는 사람에게 귀한 것을 주지 말라는 것과 피해의식을 버릴 것, 감사할 것 등 좋은 글들이 참 많았다. 이 책은 제목 하나씩을 읽으면서 매일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적용하고, 인생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도록 시간을 충분히 보낼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다. 나도 매일 주제와 글을 삶에 적용하면서 읽어갔다. 덕분에 책 읽는 시간은 더뎠지만 그만큼 얻는 것이 많았다. 얼마 전 읽었던 하버드 철학을 넘어 귀곡자, 사마천의 사기, 역사 책 들에서 배울 수 있었던 것들을 이 책에서 빼곡히 만났다. 이 얇은 책에 방대한 철학과 지식과 경험을 담아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자세 편을 읽으면서 나는 과거를 다시 정리했다. 나는 과거에 가치를 모르는 사람에게 귀한 것을 주지 말라는 걸 정말 뼈져리게 느낀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더 깊게 읽어갔다. 또 피해의식을 버려야한다는 것, 항상 감사해야 겨울을 잘 보낼 수 있다는 것을 배우고 또 배웠다. 인생의 겨울을 보내고 있는 내게도 얼마 전 작은 어쩌면 정말 큰 기회가 왔었다. 학교 다니는 내내 도움을 주신 은사님께서 법 상담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은사님의 연락을 받고 내 분에 넘치는 자리가 아닌지, 나의 겨울이 이제는 끝난 것인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심지어 꿈에서까지 나의 두가지 행동에 대한 결과를 봤다. 그만큼 나는 겨울을 끝내고 싶은 욕구가 절실했고, 은사님이 그동안 해 주셨던 많은 은혜를 생각해 봤을 때 거절하기 쉽지 않았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시간을 보내면서 나는 일주일을 거의 잠들지 못했다. 법조인 자격을 갖지 못한 내가 기관에서 이뤄지는 법률 상담을 할 자격이 있는 걸까. 라는 생각을 하고 또 했다. 그리고 은사님께 피해를 주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에 마음이 타는 듯 했다. 은사님은 어렵게 대학원을 다니는 내게 많은 손길을 내어주신 기도의 사람이시다. 매년 사야하는 책들도 내어주시고, 생활비가 필요해 과외교사를 하고 있는 내게 도움을 주실 분도 붙여 주셨다. 은사님께 받은 것들을 생각하면 다 셀 수 가 없다. 나는 받은 은혜는 반드시 기억해야한다는 강박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그 분의 고마움들을 많이 기억하고 있다.

내가 이 책의 서평 신청을 취소했다가 다시 신청한 건 막힌 인생이 드디어 봄이 오는 것인지 잘 모르겠어서였다. 기도를 해도, 생각을 하고, 글을 적어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 나는 이 책을 받았고, 자세 편을 읽으면서 은사님의 기회가 인생의 겨울이 진행되는 시점에 온 기회인지, 끝내고 봄이 오는 시점에 온 기회인지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물론 아직도 잘 모르겠다. 다만 은사님이 얼마나 고마운 분이신지 다시금 알게 됐다는 거다. 나는 대답을 찾지 못해 그 분께 연락을 드리지 않았는데 은사님은 남편을 통해 기관에 대한 기사와 활동 내역, 내가 일할 자리, 임금 내역 등에 대해 친절하고 자세히 설명해 주셨다. 덕분에 나는 내 분에 넘치는 자리라는 생각을 하고 또 했다. 정말 좋은 자리였다. 지금은 적합하고 좋은 사람이 그 자리에서 일하고 있을 거라 믿는다. 감사합니다. 은사님, 그리고 신성민 저자님.

3. 행동

각 각의 편들을 읽으면서 논어를 읽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목차가 참 체계적이고 마음에 들었다. 나쁜 인연은 과감하게 정리하라, 독서하라, 생각 주간을 가져라, 가난한 사람에게 베풀라 등 인생의 겨울을 아름답게 보낼 수 있는 행동을 알려준다. 나쁜 인연은 과감하게 정리하라 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과거 속에서 만났던 인연들을 생각했다. 부모님, 형제 자매, 친적, 친구,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 교회에서 만난 사람들 등 우리는 다양한 곳에서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맺는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과 에너지, 돈을 제대로 사용하고 아름다운 인생을 보내려면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필수다. 소중히 여긴다는 것은 잘 떠나보내는 것도 필요하고, 잘 간수<?>하는 것도 필수다. 나는 잘 떠나보내는 걸 참 잘 하지 못했다. 어떤 부탁이든 거절하지 못했고, 어떤 일이든 나서서 해결해야하는 해결사가 되어야 했다. 무엇보다 내 할일을 뒤로 미루고서라도 상대의 사소한 일을 해 주느라 인생이 더뎌지곤 했는데 그러면서도 만족감과 행복을 느꼈었다.

인연에 대해 생각할 때 양가 감정을 자주 떠올린다. 정말 잘해주는 상대가 있다고 하자. 문제는 그 상대가 항상 잘해주는 것만은 아니라는데 있다. 맛있는 음식을 해주고, 좋은 경험을 선물해 주지만, 한번 박히면 빼낼 수 없을만큼 독한 말로 비수를 박기도 하고, 지나칠 수 없을만큼 인생을 파먹기도 한다. 그럼에도 또 지나치게 잘해주는 방식이 이어져서 이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헤깔리게 된다. 결국 자신을 탓하는 일이 지속되고, 판단을 유보하게 되고, 무기력해진다. 그런 일들을 참 많이도 반복했다.

그래서 행동편을 읽을 때 지나온 사람들을 떠올리면서 마음이 아프고, 후련 했다. 더 이상 해줄 것이 없고, 해줄 만큼 해줬다는 것에서 오는 후련함과 함께 했던 시간들과 좋았던 작은 기억들이 떠올라서 아픈 마음. 오늘의 나는 부모, 형제, 친구 관계를 잠정적으로 중단한 상태다. 알콜 중독에 빠져 섬망 증상까지 온 아버지는 폭행시비로 감옥에 들락거리고, 자주 내 인생을 흔드셨다. 중학교 시절부터 친척 언니의 이끔으로 사이비 종교에 들어섰던 동생은 전도사가 되어 더 많은 사람을 어둠으로 끌어들이는 일을 하고 있다. 게다가 고아원에 있던 나를 반강제로 데려와 키워줬던 양 부모님은 친척들로부터 학대 당하는 나를 지켜주지 않으셨고, 친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내게 전이 하셨으며, 나를 원하지 않으셨다. 자라면서는 키워준 대가를 치뤄야 한다며 많은 것들에 대한 책임과 일들을 떠 맡기기 일쑤였다. 그리고 나중엔 딸이라는 이름으로 친 아버지와 줄다리기를 하셨었다. 그 사이에 낀 나는 착한 딸, 아름다운 종교인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에 양 팔과 다리가 찢어질 것 같은 매일을 보냈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경험을 어린 시절 내내 경험해야 했다. 내게 경험을 준 사람들 모두 어린 시절의 아픔을 가진 피해자였기 때문에(그들은 나를 학대한 이유를 친절히 설명해줬다.) 그렇기 때문에 내 성격은 정말 뒤죽 박죽이 됐다. 끊임없이 느껴야하는 양가감정 속에서 무기력하고 수동적인 사람이 되어갔다. 친구들과 좋은 경험도 많았지만, 결코 지나칠 수 없는 경험들도 많았다. 나만 참으면 된다고 항상 나를 누르고 또 눌렀었다.

그리고 누군가를 만나면 지나치리만큼 친절하고 좋은 사람인 가면을 썼는데 그걸 스스로 몰랐다. 과거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끝이 없다. 지난 2년 나는 과거를 모두 정리했고, 거의 벗어났다. 인생의 겨울을 어쩔 수 없이 맞이해서 방안에, 내 안에 갇혔었지만 내게 필요한 시간들이었다는 생각을 지금은 한다. 그 시간들 속에서 충분히 아파하고 죽을 듯한 고통을 매일 느꼈으며 스스로를 파괴할 만큼 감정과 매일 마주했다. 그리고 지난 2년의 시간 동안 고통 속에서 유일하게 보듬어 준 남자친구인 사람이 남편이 됐다. 드디어 내게 진짜인 가족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오늘의 나는 매일 행복하다. 막힌 인생을 뚫는 법의 행동편을 읽으면서 앞으로 남은 삶에서의 행동을 정리했다. 오늘의 나는 과거의 나와 전혀 다른 사람이다. 어쩌면 원래의 진짜 내가 된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과거의 아픈 일들이 계속 반복되서 마음이 매우 아픈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과거를 재해석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4. 겨울의 끝

'용기를 내십시오. 절대로 포기하지 마십시오.봄은 반드시 옵니다. 287쪽' 봄은 반드시 온다. 봄이 반드시 온다는 믿음이 겨울을 지나 봄이 오게 만든다. 책 안에서 읽은 역사의 중요성을 알게 됐고,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게 됐다. 저자가 일화로 제시해준 많은 일화들이 버릴 것 하나 없이 엄청나다. 나는 글들 속에서 저자의 다독, 다상량, 다작을 느낄 수 있었다. 저자의 인생이 빼곡히 담긴 책이다.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거의 하고 있지 않지만 얼마나 많은 시간들 속에서 저자가 인생을 재해석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는지 알게 됐다. 매일을 회피하지 않고 마주하며 인생의 겨울을 보냈던 사람이 쓴 진짜 글이다. 꼭 읽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 확실하게 맞아떨어진 완벽한 시간을 준 책이었다. 이 책이 준 감동들을 잊을 수가 없다. 나는 책을 덮고 남편에게 책을 추천했다. 너무 좋은 것들이 많이 담긴 책이라고 한번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내 인생에도 겨울이 끝나고 봄이 반드시 올 거다. 이제는 봄이 올거라는 믿음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언젠가 내게도 봄이 오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향기와 열매를 나눠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름다운 책을 선물받아서 고맙게 생각한다. 이제 글을 마친다. 이 책은 정말 읽어야하고, 읽어볼 만한 책이다. 당신이 인생의 겨울을 보내고 있거나, 겨울이 시작되는 것 같다면 막힌 인생에서 이 책을 지도처럼 펼치고 매일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책을 보내주신 좋은땅 출판사, 인디캣님, 신성민 저자님 고맙습니다. 제게도 인생의 봄이 찾아올 거라고 책을 보내주셔서 고마워요. 좋은 책을 통해 멋진 시간을 선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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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힌 인생을 뚫는 법> 책을 좋은땅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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