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명품이 되는 순간
최경원 지음 / 더블북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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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명품이 되는 순간> 책을 더블북 출판사로부터 무상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2023. 10. 19. 목. PM 3:10.

<일상이 명품이 되는 순간>을 읽고 기록

“디자인이 단순한 물리적 기능성만 제공해주는 서비스가 아니라, 삶을 근본적으로 생각하게 하고 지극한 감동을 가져다주는 분야라는 것을 인식해야 할 때다. 이 책에 소개된 스무 명의 디자이너들의 디자인은 대부분 상품으로 판매되는 것이지만 동시에 생산 활동을 넘어서는 가치로 승화되고 있다. 디자인은 상품으로만 국한될 수 없는, 예술적이고 인문학적 가치가 풍족한 영역이다. - 273쪽”


<일상이 명품이 되는 순간>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작년 이사를 하면서 가구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서다. 내가 매일 마주하며 살아가는 집에 무엇을 들이고 채워 가냐에 따라 일상의 느낌이 매우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예전과 달리 가구와 물건을 고를 때 많이 신중해졌다. 이 책을 신청하면서 책을 읽고 난 후에 물건과 가구를 보는 눈이 달라졌으면 하는 기대가 있었다. 오늘 다 읽었고, 읽고 난 후 소감을 한 마디로 하자면 정말 일상이 예술이 될 수 있다. 라는 점을 알게 됐다는 거다.


첫 장에 소개된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안나 G 제품을 보고 나도 모르게 눈앞에 있으면 살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와인을 전혀 마시지 않아 내게 전혀 필요하지 않은 제품임에도 그 존재만으로 부엌을 미술관으로 바꿔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에 웃음이 나고, 부엌을 한층 더 멋스럽게 꾸며줄 예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나 G와 알렉산드로 M을 함께 집들이 선물로 한다면 이 것보다 멋진 선물이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와인을 마시지 않는 사람이라도 하나쯤은 멋스러운 장식으로 가지고 있고 싶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디자인 제품이다. 한 심리학 강의에서 말하길 인간은 귀여운 물건과 귀여운 사진을 눈앞에 놓아두고 어려운 일들을 하면 능률이 올라가고, 스트레스 정도가 낮아진다고 했다. 그러니 안나G를 부엌에 두고 요리를 한다면 매일 해야만 하는 집안일이 좀 더 즐거워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은 점이 있었다면 이 책의 저자는 작품들을 설명할 때 사진에 담긴 작품들을 자연스럽고 쉽고 정리된 글로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이었다. 과거 미술관에 가거나, 예술 작품을 감상할 때 오히려 그 작품을 설명하는 글들이 작품 이해를 더 어렵게 하고 난해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미술품을 설명하는 글들과 설명을 좋아하지 않았다. 내 느낌 그대로 보고 지나치는 것이 오히려 선입견을 줄여주고, 복잡성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의 글들은 오히려 읽는 것이 작품의 이해를 훨씬 더 높여주고, 작품의 깊은 곳까지 함께 들어가 느끼고 감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예술 작품을 설명하는 책자들을 보면 반드시 찾아봐야할 것만 같은 어려운 영어와 단어들이 들어있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를 때가 많았다. <일상이 명품이 되는 순간>의 저자는 어려운 말들을 쉽고 부드러운 말들로 풀어 예술과 디자인 세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준다. 덕분에 예술 작품을 즐겁게 감상하고, 작가들의 디자인 세계에 몰입할 수 있었다. 사진과 글들을 읽는 것이 즐겁게 느껴져서 금세 읽게 됐다. 디자인 책이 이렇게 흥미있고 재밌는지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 이렇게 완벽하고, 쉽게 아름다운 작품들을 재미나게 소개한 디자인 책은 단연코 이 책 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다.


일상에 필요한 디자인을 하면서 인문학과 역사, 자연, 삶을 담아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니 명품 중에 명풍이 아닐 수 없다. 만들어낸 모든 작가의 작품들이 미술작품처럼 느껴진다. 예술적이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실용적이고, 안정적이어서 일상에 녹아들어 집 안을 미술관처럼 아름답게 바꿔준다. 이 예술 작품들을 일상에서 사용한다면 정말 일상이 명품이 되고도 넘칠 것 같은 기분이다. <자르댕 데덴> 시리즈의 은제 커틀러리 세트(2017)로 식사를 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났다. 이 책을 읽고서야 나이가 들수록 가구와 그릇에 관심이 많아진다는 말이 이제야 이해가 됐다.

특히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들이 몇 있었다. 플라스틱 소재 의자에 대한 선입견을 깨준 작품이었는데 <베지털 체어: 그로잉>(2008) 작품이다. 플라스틱 소재로 만든 의자들은 하나같이 가벼우면서 촌스럽고, 싸구려 같다는 나만의 선입견이 파사삭 하고 부서졌다. 꽃잎을 얹어놓은 느낌의 의자 뒷 판에 유연하게 연결되어 잎사귀처럼 엮여진 것들이 기둥 4개로 연결되어 딱 떨어진 의자를 보고 경이로움을 느꼈다. 아름답다는 말로 부족했다. 어디에 둬도 예쁠 것 같은 이 의자를 보고서야 플라스틱 재료에 대한 기존의 관념이 깨졌다. 의자는 무조건 편안하고, 튼튼하고, 좋은 가격이면 된다라는 생각에서 아름다우면서도 편안하고, 튼튼하고, 가벼운 의자를 갖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만들었다.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가 허물어져 예술작품인지 디자인인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의자 사진 페이지에 한참 머물러 사진을 봤다. 자연에서 가져온 디자인과 디자이너만의 감성이 녹아있는 작품을 저자의 설명과 함께 볼 수 있어 깊이 있는 이해에 도달할 수 있었다.


토르트 본체의 넝쿨 모양으로 커팅 된 얇은 금속판을 전구에 덮어 만든 조명 <갈란드>도 정말 아름다웠다. 예술가가 탄생시킨 정말 아름다운 조명이었다. 일반 조명에 나뭇잎과 꽃들을 금속판에 커팅 해 얹어놓은 모양이 불규칙하지만 디자이너만의 규칙성이 있는 것 같아 한참 시선이 갔다. 나중에 내 집이 생겨서 조명을 설치하게 된다면 이런 조명이 내 집 거실에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거실의 조명을 볼 때마다 아름다움을 느낄 거라는 생각에 벌써 기분이 좋아진다. 또 토르트 본체의 잔디밭 같은 러그도 마음을 사로잡았다. 저자가 설명한 것처럼 ‘러그 위에서 풀밭을 뛰어다니는 것 같은 느낌은 그 어떤 세련되고 마감이 뛰어난 디자인에서도 얻을 수 없는 귀중한 가치(187쪽)’라는 점에 동감하고 또 동감한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것들에 예술성과 편리성 등이 더해져 어느 부분에서도 폄하할 수 없는 진정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작품들을 보고 또 봤다. 작품들을 통해 디자인의 역사를 엿볼 수 있었고, 스무 명의 거장들을 알게 됐고, 그들의 작품도 보고,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었다. 작품 하나 하나에 녹아있는 예술성과 안정성, 편의성, 독특함 등을 제대로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글들이 참 편안하고 고맙다. 작품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를 도와주는 글 덕분에 디자인과 예술이 좋아졌다. 참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미술관을 통째로 빌려 감상한 기분이 든다.

<일상이 명품이 되는 순간> 책을 읽고 나도 앞으로는 가구와 그릇 등을 고를 때 디자인과 예술성, 편의성, 안정성 등등을 모두 고려해서 구매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책 덕분에 즐겁고 행복한 디자인 여행을 했다.

<일상이 명품이 되는 순간> 책을 보내주신 더블북 출판사와 저자 최경원님께 감사를 드리며 글을 마무리한다. 디자인 책을 읽고 마음의 굉장히 부유해진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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