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자의 심리를 묻다 - 우리가 몰랐던 권력자의 모든 것
최진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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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자의 심리를 묻다'를 쓴 최진 박사는 국내 최고의 대통령 리더십 전문가로 꼽힌다. 이 책에서 최진 박사는 한국과 미국의 대통령들을 비교 분석하며 미국이 세계 최고의 나라가 된 게 미국 대통령의 리더십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미국이 처음 영국에서 독립하여 왕정이 아닌 대통령제를 채택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미국은 세계 최강국이 아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서 미국은 유럽의 찬란한 역사를 자랑하는 나라들을 제치고 세계 최강국의 자리에 올라섰다. 저자는 아마도 그 비결을 미국 역사에서 독보적인 리더십을 발휘한 워싱턴과 링컨과 같은 대통령에게서 찾는 것 같다. 해방 이후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대한민국은 미국처럼 대통령제를 채택했지만 현재 대한민국은 미국 식인 4년 중임제가 아닌 5년 단임제를 헌법으로 정했다. 개헌을 통해 대통령의 임기를 변경하자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많이 나왔지만, 이것이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처럼 너무나 민감한 주제라 집권 여당이나 야당 모두 개헌을 논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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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대통령에 관한 흥미로운 내용들을 많이 담고 있는데, 1장은 대통령이 좋아하는 음식, 2장은 대통령의 트라우마, 3장은 대통령의 유머, 4장은 대통령의 혈액형, 5장은 대통령의 형제관계, 6장은 대통령의 부모관계, 7장은 대통령의 종교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은 대한민국의 실제 대통령뿐 아니라, 차기 대권 주자로 물망에 오르는 정치인들에 관한 정보도 많이 담고 있다. 이 책에 따르면 차기 대권 주자들의 종교는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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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황교안, 이낙연, 정세균, 손학규, 김부겸, 원희룡, 김문수, 남경필

천주교: 안철수, 정동영, 나경원, 심상정, 오세훈, 김경수, 임종석

불교: 김무성, 유승민, 조국

무교: 박원순, 이재명, 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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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주자들의 종교 성향을 살펴보면 기독교와 천주교를 합친 그리스도교가 압도적으로 많다. 이는 대한민국이 오랜 그리스도교 역사를 간직한 유럽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치 엘리트 중 상당수가 그리스도교인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불교를 믿는 김무성, 유승민, 조국의 출생지는 경상도로 알려져 있다. 그들의 출생지가 전통적으로 불교 색채가 강한 곳이기에 그들이 어릴 적부터 불교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종교가 없다고 답변한 무종교인이 박원순, 이재명, 유시민밖에 없다는 것도 상당히 이례적으로 느껴진다. 젊은 층 사이에서는 종교인보다는 종교가 없다고 말하는 무종교인이 훨씬 더 높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에서는 과연 차기 대통령이 어떤 종교를 가진 대통령이 될지 가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국교가 없는 대한민국의 종교 현실에서 자신의 종교를 대놓고 드러내기보다는 대승적 차원에서 타 종교를 포용하는 게 대통령의 국정운영에는 더 도움이 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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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미래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이 대통령을 위해 존재하는지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위해 존재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대통령이란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 그리고 그 자리에는 어떤 사람이 가는지 알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이 책을 통해 차기 대통령을 미리 예상해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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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하는 힘
모리 히로시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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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비관하는 힘'을 읽으며 아주 우연하게 유러피언 재즈 트리오(European Jazz Trio)가 연주하는 'It could happen to you'를 듣게 되었다. 그것이 당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니! 이 음악이야말로 '비관하는 힘'의 BGM으로 가장 합당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책은 언제든지 우리가 원하지 않는 최악의 상황이 우리에게 일어날 것을 가정하고 인생을 살아가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즉 저자는 우리에게 비관력을 가지고 살아가라고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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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6년 전에 나는 대학원 시험에 당연히 합격할 것이라고 입시를 준비했다. 그 당시 대학원 입시 경쟁률은 1.6:1이었고, 나는 입시를 준비하며 남들보다 시험공부를 미리 준비했고, 관련 논문까지 써놓은 상황이었다. 나는 불합격이라는 단어를 한 번도 생각하지 않고 대학원에 합격하면 어떻게 학비를 충당할지를 고민했다. 그러나 입시 결과는 낙방이었다.  아마 내가 그때 시험 본 사람 중에서 꼴등을 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시험문제를 잘못 보고 문제를 풀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 시험문제는 1시간 동안 4문제 중에서 2문제를 골라서 논술하는 시험이었다. 그런데 나는 4문제 중에서 2문제를 골라서 논술하라는 지시를 읽지 않고 무작정 4문제를 다 풀었다. 다른 사람은 1문제당 30분씩 할애해서 답을 적을 동안에 나는 1문제당 15분씩 할애해서 답을 적으니 문제는 다 풀었지만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답변이 없었을 것이다. 시험을 다 보고 나서 내가 크게 실수했다는 것을 알고 후회했지만, 이미 낸 답안지를 바꿀 수 없었다. 그렇게 나는 대학원 입시에서 떨어지고 다가오는 새해를 후회와 한탄으로 맞이했다. 모든 시험은 떨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나는 그때 너무 자신만만하고 교만했다. 그 이후부터 나는 시험을 보면 얼마든지 떨어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미래를 준비한다. 이것이야말로 대학원 입시 낙방이 내게 알려준 인생의 교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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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하는 힘'의 저자 모리 히로시는 낙관에 근거해 미래를 계획하는 것이 얼마나 허황되고 위험한지를 이 책에서 누누이 강조한다.  '비관하는 힘'은 들어가는 글과 나가는 글을 제외하고 총 7장으로 되어있다. 제1장은 '비관은 최고의 생존전략', 제2장은 '사회가 낙관을 조장하는 이유', 제3장은 '상식을 비관하면 혁신이 된다', 제4장은 '냉정한 대처가 가져다주는 것들', 제5장은 '과거를 낙관하고 미래를 비관하다'. 제6장은 '의심과 걱정이 가져다주는 뜻밖의 진실', 제7장은 '비관하는 연습'이란 소제목이 각각 붙어있다. 저자는 우리가 과거는 낙관하고 미래는 비관하며 인생을 설계할 때 인생에서 쓰디쓴 실패를 맛보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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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미래에 닥칠 일의 중요성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즉 실패해도 큰 타격이 없는 일인지 절대 실패해선 안 되는 일인지 파악한다. 이 평가가 기본이다. 여기서 희망적인 생각이 들어가면 판단을 그르친다. " (1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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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적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개인뿐 아니라, 가정, 회사, 학교, 국가 등의 규모가 큰 집단에서도 응당 필수적인 일이다. 특히 국가정책을 비관론이 아니라 낙관론에 근거해서 시행한다면 시행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적절한 대안이 부재해 국가의 위기가 가속화될 수도 있다. 인류의 역사에서 미래를 낙관하고 철저히 준비하지 않은 민족은 망하고, 미래를 비관하며 철저히 준비한 민족은 살아남았다. 나는 현 정부 들어서 시작된 '소득주도성장'이야말로 지나친 낙관론에 근거한 낙관적인 경제정책이었다고 생각한다. 최저임금을 올리면 근로자의 소득이 상승해 그 늘어난 소득으로 소비가 활성화되고 경기가 부양되는 낙관론 말이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작년에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으로 인해 2019년 말이 되면 그 효과가 분명히 나타날 것이라 말했는데, 역설적으로도 그 효과는 분명히 부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은 '세금주도성장'이 되어 국민의 막대한 세금을 부어 일자리를 만들고, 기업을 지원해 억지로 경제를 이끌어가고 있다. 말이 마차를 끄는 게 아니라, 마차가 말을 끄는 꼴이 된 것이다. 내년 말에는 '소득주도성장'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란 낙관적 덕담을 던지고 중국으로 떠난 장하성 대사는 지금 그곳에서 잘 지내고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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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반적으로 '비관하는 힘'에 동의하지만, 단 한 가지 모리 히로시가 사후세계를 인정하지 않고, 사람은 죽으면 끝이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어찌 보면 지옥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 아닌가? 만약 죽음 이후에 영원한 지옥이 있다면, 자신이 저지른 죄악에 대한 영원한 형벌이 있다면, 그것이 없다고 낙관한 사람에게는 날벼락 아닌가? 사후세계가 분명 있고, 자기가 심지어 지옥에 갈 수 있다고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그것에 대한 나름대로의 대비를 할 것이다. 그러나 사후세계 같은 것은 절대로 없고, 자신은 지옥에 가지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내가 봤을 때 상당히 위험한 도박판에 인생을 거는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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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는  '신곡'의 지옥편 제3곡에서 지옥의 대문에 이런 내용이 적혀있다고 말했다. "여기 들어오는 너희들은 모든 희망을 버릴지어다." 과연 지옥엔 누가 가는가?  내가 지옥에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 낙관했던 사람들이 지옥에  간다. 지옥문을 통과하는 사람은 자신이 지옥에 결코 가지 않을 것이란 낙관이 얼마나 공허한 희망이었는지를 너무 늦게 깨닫고, 지옥을 탈출할 수 있다는 희망조차 버려야 할 것이다. 나는  사후세계를 낙관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비관적으로 바라볼 것이다. 죽으면 끝이 아니기에 나는 얼마든지 지옥에 떨어질 수 있다. 그렇기에 나는 지옥에 떨어질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옥에 가지 않도록 나의 삶을 더욱더 온전하게 다잡을 것이다. 사후세계를 인정하지 않고 지옥은 없다고 말하는 모리 히로시의 생각이 옳은지 나의 생각이 옳은지는 나중에 죽고 나서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옥이 있다고 생각하며 그곳에 가지 않기 위해 나름대로 긴장감 있게 살아가는 것이 인생을 심한 윤리적 타락에 빠지지 않도록 막는 영혼의 가드레일이 되지는 않을까? 난 이 가드레일의 존재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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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허리 디스크가 아니다 - 망가진 허리를 재생하는 기적의 내 몸 프로파일링
이창욱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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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졸업 논문을 쓴다고 연구실에 오래 앉아 있었는데, 허리에서 느껴지는 뻐근함이 생각보다 오래갔다. 자고 일어나도 허리의 뻐근함이 사라지지 않아서 한동안 고생했는데, 다행히 논문을 다 쓰고 난 지금은 괜찮아졌다. 나의 정신건강과 허리 건강을 위해서 논문 작성은 가급적 멀리해야 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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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척추 전문 프로파일러인 이창욱 소마통합운동센터 센터장이 '당신은 허리 디스크가 아니다'라는 신간을 출간했다. 이 책의 부제는 '망가진 허리를 재생하는 기적의 내 몸 프로파일링'이고, 프롤로그를 제외하고 전체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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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허리 통증은 결코 허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허리 통증은 단순히 허리의 기능 이상이 아닌, 스트레스의 문제, 소화의 문제, 신체 균형의 문제 등 여러 가지가 원인이 될 수 있다. 우리의 몸은 유기적이고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소우주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허리 통증을 허리만의 문제로 접근하다가는 정작 허리 통증을 해결하지 못하고 통증 완화의 골든타임만 허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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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가장 놀라운 사실은 우리가 습관적으로 먹는 찬 음식이 소화 기능을 떨어뜨려 척추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대다수 사람들은 신체에서 내장과 척추를 분리해서 생각하는데 우리의 몸에서 내장기관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이는 곧바로 척추와 허리에도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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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정상 체온인 36.5도에서 장의 연동 운동이 잘 일어나고 소화 효소가 잘 분비되는 법인데, 찬 음식을 먹어 체내 온도가 떨어지면 그만큼 소화 효소도 잘 작동하지 못해 소화 기능이 떨어진다. 장의 연동 운동과 소화 효소의 기능이 떨어져서 소화를 못하게 되면 그 음식물들이 장에 오래 머물게 된다. 이때 음식물이 부패되면서 가스가 차게 되고, 변비나 설사를 유발함은 물로 내장기의 움직임이 줄어들어 척추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1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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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사무실에서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일단 오래 앉아있고, 다리를 습관적으로 꼬고, 찬 커피를 마시며, 거북목으로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실상 사무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생활습관이 바뀌지 않는다면 허리 통증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어찌보면 만성적인 허리 통증은 새로운 생활습관을 형성하라는 몸의 경고라 할 수 있겠다.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나 허리를 더욱더 건강하게 지키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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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 : 나를 변화시키는 조용한 기적 ㅣ 배철현 인문에세이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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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헌학자이자 인문학자인 배철현 박사는 올해 초까지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와 건명원 원장을 역임했다. 올해 초에 배 박사에게 여러 불미스러운 일이 불거져 현재 그는 공적인 일을 맡지 않고, 주로 글쓰기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 박사는 인류가 남긴 경전과 고전을 연구하며, 위대한 개인이 획득해야 할 가치들을 네 권의 시리즈로 기획했다. 이번에 출간된 ‘정적’은 ‘심연’, ‘수련’에 이어 시리즈에서 세 번째 책이고, 앞으로 네 번째 책인 ‘승화’가 출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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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에 실린 글들은 배 교수가 2019년 1월부터 시작한 ‘매일묵상’이란 블로그에 하루에 하나씩 공개한 글들로 보인다. 현재 배 교수는 자립하는 인간에게 필요한 화두를 매일 아침 하나씩 설정해 ‘매일묵상’에 올리고 있다. ‘정적’은 총 4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제1부는 ‘평정, 마음의 소용돌이를 잠재우는 시간’, 제2부는 ‘부동,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 제3부는 ‘포부, 나에게 건네는 간절한 부탁’, 제4부는 ‘개벽, 나를 깨우는 고요한 울림’이란 소제목이 각각 붙어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다양한 동서양 고전을 인용하며 글을 써 내려가는데 아무래도 저자가 감리교 목사이다 보니 성경에 대한 인용이 압도적으로 많다. 또한 저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단어의 어원을 깊이 탐구해 그곳에서 그 단어의 현대적 의미를 풀어내는데 상당히 능하다. 저자는 스타일이란 단어를 이렇게 풀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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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단어 ‘스타일(style)'은 원래 ’글을 쓰는 도구/펜‘ 그리고 ’펜을 통해 전달하는 이야기‘라는 뜻이다. 요즘 스마트폰에 딸려오는 볼펜과 유사한 길쭉한 막대기를 ’스타일러스(stylus)'라고 부른다. 스타일러스는 라틴어 ‘스틸룸(stilum)'에서 유래했다. 고대 로마인들이 밀랍이 덮인 토판에 자신의 생각을 글로 옮길 때 사용하던 철필을 의미한다.” (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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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교수는 스타일의 어원을 탐구하며 스타일이 원래는 글과 관련된 단어였음을 강조한다. 실상 오늘날 스타일이란 단어는 패션과 디자인 쪽에서 훨씬 더 많이 쓰는데, 스타일은 원래 글씨체와 문체와 관련된 용어라는 것을 단어의 어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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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랍 위에 쓰는 글씨 모양은 사람마다 다르다. 우리의 자필 서명과 같다. 필체에는 나만의 개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스타일에는 단순한 필기도구 이상의 심오한 의미가 담겨 있다. 스타일은 자신의 생각을 손을 통해 글로 표현하는 것이지만, 폭넓은 의미로는 삶의 태도이자 삶의 방식이다. 스타일은 자신이 헌신할 수 있는 삶의 원칙이자 문법이다. 내 삶을 지탱해줄 나만의 스타일은 무엇인가?” (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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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타일이란 단어의 어원을 살펴보면서 오늘날 목회자에게 가장 필요한 게 자신만의 고유한 목회 스타일을 찾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교회에서 유명한 목회자들의 설교와 목회를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은 그 사람의 스타일을 그저 이식하는 것일 뿐 자신만의 고유한 스타일을 창조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물론 모든 목회자가 자신만의 목회 스타일을 구축하고 창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분명 모든 목회자가 자신만의 고유한 목회 스타일을 발견하기 원하신다. 그러지 않다면 하나님은 그 사람을 굳이 목회자로 부를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자신만의 스타일은 곧 목회자로서의 소명과 연결된다. 조용한 사색과 정적을 통해 자신만의 고유한 스타일을 발견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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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노마드 - 이야기 나그네신학, 베드로서 희망의 가르침
배경락 지음 / 샘솟는기쁨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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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약 10년 전 여름에 몽골로 단기선교를 다녀온 적이 있었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 가까운 하늘과 끝이 보이지 않는 광활한 대초원에 살살 부는 바람을 맞으며 몽골인의 전통 가옥인 게르에 들어간 적이 있었다. 게르는 둥그런 텐트 모양이었고, 언제든지 접었다 폈다가 가능한 구조로 되어 있었다. 게르에 사는 몽골인은 대다수가 정착민이 아니라 유목민이었다. 유목민은 동물을 키우기 좋은 장소를 찾아 계속 이동한다. 유목민으로서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어떻게든 도시에서 살겠다고 아등바등 거리는 정착민의 삶보다는 대초원을 집으로 삼는 유목민의 삶이 더 여유 있게 보였다. 한국에서 실제 유목민처럼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만약 누구라도 유목민의 마인드로 살아갈 수 있다면 지금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애쓰기보다 새로운 미답지를 향해 나아가는 게 한결 쉽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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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 샘솟는기쁨에서 출간된 배경락 목사의 ‘성경 속 노마드’는 ‘이야기 나그네 신학, 베드로서 희망의 가르침’이란 부제를 달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베드로전후서가 나그네를 위한, 나그네에 의한, 나그네의 편지임을 강조한다. 즉 베드로전후서는 나그네가 나그네에게 나그네답게 살아가라고 쓴 편지라는 것이다. 이 책은 프롤로그를 제외하고 총 네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파트 1은 ‘흩으심의 역사’, 파트 2는 ‘베드로서에 관한 7가지 질문’, 파트 3은 ‘희망의 가르침, 베드로전서’, 파트 4는 ‘교회를 향한 편지, 베드로후서’라는 소제목을 각각 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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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파트 1에서 창세기의 문화명령을 나그네의 관점으로 재해석하는 부분이었다. 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하시고 인간들에게 “생육하고 번성하고 땅에 충만하라”고 문화명령을 내리셨는데, 이 문화명령을 인간이 순종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움직이는 나그네로서 땅끝까지 흩어져야 한다는 게 저자의 독특한 해석이었다. 그러나 실제 인류의 역사는 문화명령을 나그네의 정체성이 아닌 개발자의 정체성을 가지고 하나님이 창조하신 피조세계를 파괴하며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려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자성도 든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모든 피조물을 다스리라고 명령하신 것이 인간을 제외한 생명체들을 멸종시키라는 뜻은 아니었을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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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나그네에 의한, 나그네를 위한, 나그네의 편지라고 말하는 베드로전후서가 사실 한국교회에서 그동안 환영받은 성경은 아닌 것 같다. 베드로전후서에서 강조하는 나그네의 정신과 한국교회의 일반적인 부흥성장 패러다임이 상충되기 때문이다. 지난 수십 년간 한국교회의 일반적인 부흥성장 패러다임은 대형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때, 그곳의 종교부지를 분양받아 세련된 교회건물을 짓고, 그 아파트에 입주한 주민들을 교회의 신자로 자연스레 흡수하는 방식이었다. 사실 교회건물이 화려하고 멋지고 세련될수록 나그네와 관련된 내용의 설교는 왠지 어울리지 않는다. 그곳에는 왠지 솔로몬 성전 봉헌과 같은 내용의 설교가 어울린다. 어찌 보면 베드로전후서의 내용을 원래 의미에 가장 가깝게 읽을 수 있는 곳은 몽골의 게르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화려한 외관장식도 없고, 비가 오면 비가 새고, 눈이 오면 눈이 그대로 덮이는 게르야말로 예수님이 태어나신 구유와 가장 닮은 곳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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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인생의 모든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신앙 생활하는 그리스도인이 있다면 이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며 나그네에게 어울리지 않는 불필요한 짐을 벗어버리고 더욱더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다시 나그네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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