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서지 마 - 예수를 온전히 따르기 위하여
데이비드 플랫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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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7월의 날씨는 둘 중의 하나인 것 같습니다. 비가 많이 오거나 아니면 무덥거나 말입니다. 이렇게 습하고 무더운 시기를 보내면서 사역자의 몸과 마음에 피로가 누적됩니다. 특히 여름에는 교회마다 성경학교와 수련회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역자는 여름사역을 몇 주 준비하다보면 지친 상태가 되기 쉽습니다. 사실 여름사역을 준비하다가 지친 설교자에게 추천할만한 책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지나치게 어려운 책은 설교자가 끝까지 읽기 부담스럽고, 지나치게 쉬운 책은 설교자가 읽더라도 그리 도움이 되지 않을 겁니다. 그런 점에서 미국의 차세대 목회자 데이비드 플랫의 신간 물러서지 마는 너무 어렵지도 않고, 너무 쉽지도 않아 적정한 난이도의 책을 필요로 하는 설교자에게 적합해 보입니다. 이 책은 지난 6월에 출간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진입하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데이비드 플랫은 왜 기독교인에게 뒤로 물러서지 말고 제자도를 계속 걸어가라고 촉구하게 되었을까요?

 

정치적 이유로 분열된 미국교회

미국에서 정치는 통합의 장치가 아니라 분열의 장치가 된 지 이미 오래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를 좋아하는 공화당 지지자들과 존 바이든을 좋아하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서로를 향해 거리낌 없이 적대감을 표현합니다. 이는 교회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심각한 분열을 경험한 미국교회는 장차 2024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다시 심각한 분열을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역대급 베스트셀러 래디컬의 저자 데이비드 플랫은 정치적 이유로 분열된 미국교회가 성경적 복음에서 멀리 떠났다고 진단합니다. 성경적 복음은 정치와 이념을 초월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모두를 긴밀하게 연결합니다.

 

예수님은 연합의 대가이시다. 그분은 이 점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성격이 서로 완전히 딴판인 사람들을 한 무리로 묶으셨다. 즉 노동자 계층인 못 배운 어부들을 부르실 뿐 아니라 애국에는 일체 관심도 없어 로마 압제자들에게 세금을 걷어 바친 부유한 세리들도 부르셨다. 그런가 하면 스펙트럼의 정반대 끝에서 종종 군사적으로 반정부 운동을 벌였던 열성당원 시몬도 부르셨다. 정치적인 성향이 완전히 달랐던 사람들이 함께 생활했다는 것이 상상이 가는가.” (29)

 

데이비드 플랫의 지적대로 예수님이 제자사역을 펼치신 당시 유대 이스라엘 사회도 정치적 이유로 갈기갈기 찢긴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특정 정치 세력만을 자신의 제자로 받아들이지 않고요. 진보진영과 보수진영 그리고 온건파와 급진파를 모두 포함해 12명의 제자 공동체를 만들었습니다. 따라서 특정 정치진영에 속한 사람만 모이는 교회는 처음에 예수님이 구상한 제자 공동체의 모습과 거리가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분열된 미국교회가 성경적 복음에서 멀리 떠났다고 말하는 데이비드 플랫의 지적이 한국교회에도 유효한 것 같아 씁쓸합니다.

 

한국교회가 미국교회에 줄 수 있는 것

데이비드 플랫은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교회에서 주로 신앙생활했기에 한국교회를 경험할 기회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그는 몇년 전에 한국교회를 직접 방문하고 교회에서 기도회와 예배를 드렸습니다. 물러서지 마에서 그는 한국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여러 깨달은 바를 소개하는데요. 그중에서도 한국교회의 금요철야기도회를 자세하게 언급합니다. 아마도 그는 금요철야기도회가 미국교회에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 미국으로 돌아가자마자 이를 바로 도입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돌아온 나는 우리 교회에서 철야기도회를 시작했다. 저녁 8시에 시작해서 다음 날 새벽 6시까지 함께 전심으로 기도했다. 함께 하나님을 찬양하고 서로에게 죄를 고백하며, 하나님의 한량없는 자비에 감사하고, 우리교회와 도시, 나라들을 위해 중보기도를 하는 시간은 감동 그 자체였다. 예수님의 제자로서 가장 후회되는 일 중 하나는 이런 기도회를 경험하기까지, 아니 하나님을 이런 식으로 경험하기까지 40년이나 걸렸다는 것이다.” (227)

 

이제 한국교회와 미국교회의 관계는 미국교회가 한국교회가 스승이고 한국교회는 그저 미국교회가 하는대로 따라해야 하는 사제관계를 넘어섰습니다. 한국교회와 미국교회는 상호 동반자 관계로서 서로의 좋은 것을 기꺼이 공유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한국교회와 미국교회 모두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교회의 생존을 걱정할 정도로 어려운 시대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어려운 시대를 하나님께서 여전히 다스리고 계신다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여름사역으로 지치고 때때로 무력감을 느끼는 설교자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합니다. 하나님 나라를 위해 한국교회와 미국교회가 협력해 어떤 선한 일을 할 수 있을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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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두려움 -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 훈련
존 비비어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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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비비어의 '거룩한 두려움'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생각났던 책은 릭 워렌의 '목적이 이끄는 40일'일이었다. 약 20년 전에 출판된 '목적이 이끄는 40일'은 미국교회뿐 아니라, 한국교회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당시 그와 관련된 세미나도 한국교회 전역에서 많이 열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신앙생활에서 진정 중요한 것은 어떤 화려한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에서 진정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겸손하게 순종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 점에서 '거룩한 두려움'은 매일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자신의 실존을 대면할 수 있는 좋은 책이 아닌가 싶다.

'거룩한 두려움'은 독자가 총 6주간 하나님의 거룩함을 느낄 수 있는 매일의 묵상을 담고 있다. 매일의 묵상은 5P 훈련으로 구성되었는데, P1은 Passage를 P2는 Point를 P3는 Ponder를 P4는 Prayer를 P5는 Profession을 각각 의미한다. 이렇게 독자는 42일간 5P 훈련을 통해 거룩의 습관을 일상에서 형성할 수 있다. 존 비비어는 42일간의 여행을 떠나기 전에 다음 네 가지 사실을 숙지하라고 독자에게 제안한다.

"1. 우리는 인간이다. 그래서 우리는 두려워한다.

2. 하나님에 대한 경외와 두려움은 많은 사람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깊고 아름다우며 친밀한 것이다.

3.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은 모든 파괴적인 두려움을 집어삼킨다.

4.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은 모든 선한 것(좋은 것)의 출발점이다." (8쪽)

다른 동물들에 비해 인간은 스스로를 지키기 한없이 연약한 존재이다. 인간이 독립적으로 살아가지 않아서 사회를 이루며 살아가는 이유는 홀로 살아가는 것보다는 훨씬 더 많은 유익이 있기 때문이다. 두려움은 위험요소를 미리 인지해 이를 회피하는 인간 고유의 본능이라 할 수 있다.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이 중요한 이유는 이 두려움이 결국 모든 두려움을 잠재우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자는 이 세상 그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는 이 세상 그 어떤 것에도 두려움을 느낀다.

코로나 기간에 여기저기서 '갓생살기'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갓생이란 GOD과 生이 합쳐진 말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최고의 삶을 뜻한다. 어찌 보면 진정한 '갓생살기'는 하나님을 경외하며 그와 동행하는 삶이 아닐까 싶다. 인생을 살다 보면 하루에도 예상치 못한 여러 어려움을 만나게 된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 우리가 함몰되지 않고 우리가 미래와 희망을 발견하기 원한다면 하나님을 경외하는 '갓생살기'가 필수적이다. '거룩한 두려움'이 우리를 진정한 '갓생'으로 인도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거룩한두려움 #존비비어 #마음훈련 #경외 #경외습관챌린지 #두포터 #나를복음으로살게한문장 #두란노 #카이노스카이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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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이란 무엇인가 - 개정증보판
김세윤 지음 / 두란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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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에 넷플릭스를 통해 처음 공개된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의 파급효과는 상당했습니다. 기독교인은 물론 비기독교인마저도 이 다큐멘터리에 나타난 이단의 실상을 알고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폭로가 이단과 관련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나는 신이다’가 공개된 이후에도 여전히 한국교회 안쪽과 바깥쪽에는 이단과 사이비가 즐비하고 이들은 호시탐탐 믿음이 연약한 성도들을 바라보며 입맛을 다시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한국교회에서 이단을 격퇴하기 위해서는 다큐멘터리 그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이단에 취약한 한국교회의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김세윤 교수의 『구원이란 무엇인가』는 지난 20년간 한국교회를 지켜주는 ‘이단 백신’의 역할을 감당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두란노서원은 지난 2023년 3월 28일에 김세윤 교수의 『구원이란 무엇인가』의 개정중보판을 출판했습니다. 『구원이란 무엇인가』의 초판이 2001년에 출판되었는데 무려 20년 만에 이 책이 새로운 판형으로 독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김세윤 교수가 그토록 강조하는 온전한 구원은 과연 무엇일까요?

구원론이 흔들리면 교회도 흔들린다

미국 파사데나 소재 풀러신학대학원에서 은퇴한 김세윤 교수는 아마도 한국 출신의 신학자 중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신학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가 집필한 『바울 복음의 기원』, 『그 사람의 아들-하나님의 아들』, 『바울 신학과 새 관점』은 모두 독일어권과 영어권에서 출판되었습니다. 그의 이런 학술적인 책들과 비교하면 『구원이란 무엇인가』는 신학자들이 아닌 비신학전공자를 위한 기독교 대중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구원이란 무엇인가』의 개정중보판을 위한 머리말에 따르면 원래 이 책은 원래 1978년 한 무리의 기독 대학생들을 위한 강의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45년 전에 처음 시작된 『구원이란 무엇인가』는 김세윤 교수의 신학적 지평이 확장됨에 따라 그 내용이 더 풍성해졌다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는 이 책이 왜 지금 시대에도 여전히 의미가 있는지 다음과 같이 언급합니다.

“오늘 다수의 한국 교회들이 반쪽짜리 복음이나 아예 왜곡된 복음을 선포하고 성경을 원시적이고 문자적으로만 읽도록 함으로써 한국 기독교는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그런 교회들에서 잘못 훈련된 많은 신자들이 기독교에 뿌리를 둔 이단 집단들의 노예가 되어가는 비극이 허다하고, 그렇게 하여 큰 세력이 된 이단 집단들이 교회를 흔들 뿐 아니라 사회 전체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무쪼록 이 작은 책이 한국의 여러 사려 깊은 목회자들과 많은 평신도들로 하여금 바른 복음을 더 깊고 넓게 이해하도록 하여 구원받은 자들로서의 복된 삶을 누리며 하나님 나라(통치)의 구원의 현재적 실재화인 ‘정의와 평화와 기쁨’을 실현하는 일꾼 노릇을 잘 감당하도록 하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기를 바랍니다.” (13쪽)

구원은 우리 바깥에서 오는 것이기에

『구원이란 무엇인가』에서 김세윤 교수는 구원이 하나의 포괄적인 개념으로서 모든 악과 고난에서 해방되고 신적 충만에 이르는 것을 의미한다고 정의합니다. 구원은 인간 안에 있는 그 어떤 선함에서 비롯된 게 아닌 철저하게 인간 바깥에서 우리에게 찾아온다는 겁니다. 대다수 기독교 이단은 신자의 구원이 초월적 존재가 아닌 이단의 창시자나 교주를 섬기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사람들을 가르칩니다. 이단에 빠진 사람들이 교주를 위해 돈 주고, 마음 주고, 몸 주고 하는 그 모든 행위의 근저에는 이를 통해 구원받고자 하는 욕망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김세윤 교수는 우리의 구원이 교주를 섬기는 과도한 헌신이 아니라 초월자 예수 그리스도에게 전적으로 달려있음을 강조합니다.

“우리의 구원은 인간의 내재 된 힘으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인간 밖에 계시고 우주 밖에 계시는 초월자 하나님, 초월하시기에 전능하신 하나님만 우리를 구원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전능자 하나님이 이슬람교의 알라같이 하늘 꼭대기에 혼자 고고히 앉아 있기만 하면 우리에게 구원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우리 밖에(extra nos) 계신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서(pro nobis) 오셔서 구원을 이루어 주셔야만 우리는 구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38쪽)

이단의 공격이 계속되는 한국교회에 구원론과 관련해 『구원이란 무엇인가』를 뛰어넘을만한 책이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머잖아 이를 뛰어넘는 책이 출판되어 한국교회에서 구원론에 대한 담론이 계속 이어지길 기대해봅니다.

#구원이란무엇인가 #김세윤 #올바른구원론 #바른복음 #이단아웃 #두포터 #나를복음으로살게한문장 #카이노스카이로스 #두란노 #두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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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 카이퍼 전통과 삶의 체계로서의 기독교 신앙
크레이그 바르톨로뮤 지음, 이종인 옮김 / IVP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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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여름에 단기 선교 목적으로 인도를 잠시 방문했다. 당시 선교 일정을 다 마무리하고 아그라에 위치한 타지마할을 보러 간 적이 있었다. 타지마할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익히 잘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타지마할을 보니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하얀 대리석으로 지은 건물은 지극히 웅장하면서도 섬세하였다. 타지마할을 직접 보고 숙소로 돌아와서도 눈을 감으면 타지마할이 어른거렸다. 타지마할의 잔상이 완전히 사라지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신학자 크레이그 바르톨로뮤가 집필한 아브라함 카이퍼 전통과 삶의 체계로서의 기독교 신앙’(IVP)을 읽으며 문득 타지마할이 떠올랐다. 저자가 카이퍼 전통이라는 웅장한 주제를 지극히 섬세한 필치로 집필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의 아브라함 카이퍼는 신학자, 목사, 언론인, 국회의원, 총리, 암스테르담 자유대학 설립자 등 다양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도저히 한 사람이 이 모든 일을 다 해낼 수 있을 것이라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는 교회와 사회에서 수많은 역할을 감당했다. ‘10개의 머리와 100개의 손을 가진 사람이라는 별명의 카이퍼는 바쁜 활동 중에서도 상당히 많은 책을 집필했다. 그렇지만 카이퍼의 책은 대부분 네덜란드어로 되어 있어서 그의 책이 네덜란드를 벗어나 전 세계로 확산되기에는 여러 한계가 있었다.


그런데 지난 10년 전부터 미국의 개혁신학자를 중심으로 카이퍼의 저작을 네덜란드어에서 영어로 번역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이후 영미권을 중심으로 카이퍼신학의 재발견이라고 할 만큼 카이퍼에 관한 다양한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크레이그 바르톨로뮤가 집필한 아브라함 카이퍼 전통과 삶의 체계로서의 기독교 신앙도 그러한 흐름 속에 출판된 책이라 할 수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크레이그 바르톨로뮤는 영국, 캐나다를 넘나들며 신학을 공부하고 가르쳤으며 주로 성서해석학과 철학에 관한 책을 집필했다. 그가 이번에 집필한 아브라함 카이퍼 전통과 삶의 체계로서의 기독교 신앙은 서론과 후기를 제외하고 총 12장으로 구성되었다. 그는 1장에서 아브라함 카이퍼의 회심을 다루며 카이퍼에게 회심과 거듭남이 얼마나 중요한 사건인지 강조한다.


회심이 아니었다면 카이퍼는 자신이 성취한 것을 절대로 이룰 수 없었을 것이다. 그의 회심은 그리스도인의 삶에 전적으로 중심이 되는 것이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과의 살아 있는 관계라는 점과 이것이 한 사람의 마음에서 성령의 사역을 통해서 일어난다는 점을 그가 볼 수 있게 했다. 카이퍼는 이것과 그 이상을 표현하기 위해 신약성경 그리스어 팔링게네시스’(palingenesis)를 선택했다.” (60)


카이퍼가 성취한 수많은 열매는 그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 철저히 거했기 때문에 가능한 결실이었다. 예수님은 이미 요한복음에서 말씀하셨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니 너희가 나를 떠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이다. 크레이그 바르톨로뮤는 그의 책에서 카이퍼를 예수 그리스도와 관련성 없이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열매 없는 일인지 일관되게 강조한다. 이 책을 읽으며 카이퍼신학에 관심 있는 신학도는 카이퍼의 분명한 중심과 그 중심에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를 동시에 알아가는 기쁨을 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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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눈이 보여 주는 것 - 문학, 질문하며 함께 읽기
홍종락 지음 / 비아토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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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언더그라운드의 집필을 위해 옴진리교 교인들을 직접 만난 적이 있었다. 옴진리교는 1984년 생성된 일본의 신흥종교단체로서, 1995320일 도쿄 지하철에 사린가스를 살포하는 테러를 저지르면서 유명해졌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옴진리교 교인들을 직접 만나고 당혹감을 느꼈다. 테러에 가담한 교인은 대개 이공 계열 출신의 엘리트였기 때문이었다. 소위 사회에서 성공했다고 하는 엘리트가 옴진리교에 빠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한 가지 실마리를 찾았다. 그들은 일평생 소설을 즐겨 읽지 않았다. 소설을 읽으며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구별하는 안목을 갖추지 못한 것이다. 그들은 옴진리교라는 가상세계에 푹 빠져 교주의 노예가 되어 무차별 테러를 저질렀다. 소설을 읽었다면 쉽게 보이는 것들이 그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지난 202211월에 비아토르라는 기독교 출판사에서 악마의 눈이 보여 주는 것이라는 특이한 제목의 책이 출간되었다. 책의 표지 그림 역시 독특했다. 커다란 악마의 손이 편지를 쓰는 듯한 표지 그림은 독특함을 넘어 기이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가 번역가 홍종락 선생이라는 사실을 알고 악마의 눈이 보여 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홍종락 선생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C. S. 루이스 전문 번역가이다. ‘악마의 눈이 보여 주는 것C. S. 루이스의 대표작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에 담긴 중요한 통찰을 그 제목으로 삼은 것이었다.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는 악마가 악마에게 보내는 편지로써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며 천사의 눈이 아니라 악마의 눈으로 인간의 내면을 투시할 수 있다.

악마의 눈이 보여 주는 것스크루테이프의 편지를 포함해 총 24편의 문학작품을 홍종락 선생이 직접 읽으며 느낀 점을 깊이 있게 소개한다. 책 소개 이후에는 함께 읽고 나누기 위한 질문이 수록되어 독자가 문학작품을 읽고 독서모임을 할 수 있도록 각별하게 신경 썼다. 24편의 문학작품 중에 C. S. 루이스의 작품은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우리가 얼굴을 찾을 때까지’, ‘나니아 연대기이렇게 3편이 소개되었다. C. S. 루이스 전문 번역가답게 홍종락 선생의 나니아 연대기소개는 군더더기 없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나니아 연대기의 주인공인 아슬란을 길들지 않는 사자라고 설명하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아슬란의 별명은 길들지 않는 사자다. 아슬란의 야성을 강조하는 이 별명은 그가 가진 자유와 주권을 강조한다. 원할 때 원하는 방식으로 나타나 자신의 방식대로 일하고 자신의 때에 사라진다. 아슬란을 길들이거나 그와 협상하여 원하는 것을 얻어 내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313)

익히 알려진 것처럼 나니아 연대기의 아슬란은 복음서의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길들지 않는 예수 그리스도의 야성적 사랑으로 우리는 모두 십자가에서 구원받았다. 소설을 읽으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소설을 읽으면 사람이 새롭게 보이고 성경이 새롭게 보인다. 영국의 소설가 체스터턴은 좋은 소설은 주인공에 관한 진실을 들려주고, 나쁜 소설은 저자에 관한 진실을 들려준다라고 말했다. ‘악마의 눈이 보여 주는 것에 소개된 24편의 소설이 아마도 우리에게 주인공에 관한 진실을 들려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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