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이라는 무기 - 의도적으로 침묵할 줄 아는 사람만이 원하는 것을 갖는다!
코르넬리아 토프 지음, 장혜경 옮김 / 가나출판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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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책 제목에 '무기'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들이 많이 출판되고 있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공병호의 무기가 되는 독서', '예민함이라는 무기'와 같은 책의 제목을 보면 '무기'라는 단어가 공통적으로 들어있다. 그렇다면 왜 삶을 살아갈 때 이러한 무기가 필요할까? 그것은 아마도 지금 우리가 사는 삶이 전쟁터와 같다는 것을 암시적으로 드러내기 위함이 아닐까? 삶은 치열한 전쟁터인데, 그곳에서 무기가 없다면 어떻게 전투에서 이길 수 있을까? 코르넬리아 토프가 쓴 '침묵이라는 무기'를 끝까지 읽어보니 인생에서 침묵은 날카로운 검도 되고, 단단한 방패도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침묵이 날카로운 검도 된다는 게 조금 의문스럽긴 하지만, 이유를 알 수 없는 침묵은 그 자체가 상대방에게 전해지는 메시지가 된다. 그렇기에 침묵은 때에 따라 공격무기도 되고, 방어무기도 될 수 있다.

'침묵이라는 무기'는 전체 9장으로 되어 있으며, 책이 학문적이기보다는 다분히 실용적인 느낌이 있어서 책을 읽는 데 그리 어렵지는 않다. 이 책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하기 위해 불필요한 말을 떠는 것보다 차라리 말하지 않기를 선택하라는 것이다. 때때로 우리는 어색함과 불편함을 깨기 위해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말을 꺼내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말이 부메랑처럼 내게 돌아와 타격을 입힐 수 있다. 그렇기에 말해야 할 때와 말하지 않을 때를 분별하는 것이야말로 참된 지혜라 할 수 있다.

"배구에서는 8초 안에 서브를 넣어야 한다. 8초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다. 그런데 초보 선수들은 이 시간을 정신 집중에 활용하지 못하고 공을 던지기에 바빠 허둥대다가 냅다 네트에 꽂기 일쑤다. 반면 경험 많은 선수들은 이 시간을 제대로 활용한다. 1초 더 집중할 때마다 스피드와 정확성도 따라서 오른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운동선수들은 도전에 앞서 한참 동안 말없이 서 있는 경우가 많다." (255쪽)

정신집중과 고요를 선택하기 위해 우리의 삶에는 종종 침묵이 필요하다. 요즘 지하철에 보면 다들 이어폰을 끼고 무엇인가를 듣거나 보는 사람이 대다수다. 심지어 사무실에서도 일할 때 무엇인가를 귀에 끼고 일하는 사람이 많다. 진정한 침묵은 외부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침묵을 통해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면 침묵은 분명 우리 삶에 유용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오늘도 말해야 할 때와 말하지 않을 때를 분별하며 멈춤, 고독, 침묵을 선택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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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고전인가 - 서양고전 입문자를 위한 안내서
네빌 몰리 지음, 박홍경 옮김 / 프롬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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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중에 집필하려고 생각 중인 책이 한 권 있었는데, 그 책의 제목은 '왜 당신의 고전 읽기는 실패하는가'이다. 아직 실제로 쓰지 않은 책이라, 책의 내용을 말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지만, 이 책을 통해서 내가 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모든 사람이 고전을 읽을 필요도 없고, 고전을 읽을 수도 없다는 것이다. 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상당한 전문성이 필요한 행위다. 고전 읽기가 좋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실상 독서 초보에게 고전 읽기는 피겨 스케이팅의 트리플 악셀을 하는 것처럼 실패 확률이 상당히 높다. 따라서 나는 아무에게나 고전 읽기를 권하는 것은 그다지 지혜롭지 않은 권면이라 생각한다.

'왜 지금 고전인가'를 쓴 네빌 몰리 역시 고전을 읽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 책에서 분명히 언급하고 있다. 또한 고전을 단순히 눈으로 읽는 수준이 아니라 정확하게 독해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학문성이 요구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네빌 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회가 더욱더 온전해지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고전을 계속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모두가 고전을 읽을 필요는 없지만, 아무도 고전을 읽지 않아서는 안된다. 다수는 아니더라도 소수는 어딘가에서 고전을 통해 이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라잡이의 역할을 해야 한다.

"유럽과 북미에서 고전고대는 오늘날 사회의 발전에 실제적 영향을 미치며, 신화를 포함한 강력한 문화적 개념을 통해 제 역할을 유지하고 있어 중요성을 갖는다. 고대 그리스, 로마에 대한 풍부한 지식이 우리가 알아야 할 유일한 지식은 아니며 모든 사람이 그런 지식을 배워 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고전 고대가 어떻게 현재를 형상했는지 탐색하고 우리 사회가 미래를 위해 고전고대에서 긍정적 영감을 이끌어내도록 길을 모색할 누군가는 필요하다." (63쪽)

이 책은 총 4장으로 되어 있는 데 1장은 고전이 '마주친 문제', 2장은 '과거의 추적', 3장은 '현재의 이해', 4장은 '미래의 예상'이란 장제목이 각각 붙어있다. 장제목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고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탐색해보며, 고전 읽기가 쉽지는 않지만 고전을 읽는 것이 어떤 유용성을 가지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고전이 그리스 로마 고전으로 한정된 것에 대해서 아쉬움이 있지만 서양 자가 동양 고전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 또한 무리라는 생각도 일견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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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이유 - 하나님 안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다
라비 재커라이어스 지음, 최요한 옮김 / 두란노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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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 재커라이어스는 인도 출신의 기독교 변증가이다. 변증이란 말이 누군가에게는 상당히 낯선 말일 수 있는데 변증이란 기본적으로 기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기독교의 핵심 교리를 이성적으로 설명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독교 변증가로서 라비 재커라이어스는 기독교를 믿지 않는 수많은 사람들을 향해 합리적인 방법으로 진리를 전하기 위해 평생을 바쳤다. 이번에 두란노에서 출판된 ‘믿음의 이유’는 라비 재커라이어스가 여러 곳에 기고한 짧은 기독교 변증 글을 한 권으로 엮은 책이다. 독자가 매주 하나씩 읽을 수 있도록 이 책에는 총 52개의 짧은 글이 수록되어 있으며 글을 다 읽으면 그 뒤에 질문이 있어서 글을 더 깊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교회사에서 기독교 변증가로 유명한 인물 중에 영국의 체스터턴과 C. S. 루이스가 있다. 체스터턴이 쓴 ‘정통’과 C. S. 루이스가 쓴 ‘순전한 기독교’는 모두 기독교 변증서 분야에서는 최고의 책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라비 재커라이어스는 오랫동안 기독교 문화가 찬란하게 꽃피운 서양인이 아니라 인도인으로서 어떻게 뛰어난 기독교 변증가가 될 수 있었을까? 아마도 그 이유는 역설적으로 인도가 기독교 국가가 아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인도는 힌두교, 불교, 이슬람교, 시크교, 샤머니즘 등 온갖 인간이 만든 신을 만날 수 있는 나라이다. 아마 라비 재커라이어스는 인도 출신으로 다양한 타종교를 접하면서, 기독교의 예수 그리스도만이 유일한 진리임을 깨닫게 된 것 같다. ‘믿음의 이유’에서도 저자는 자신이 인도에서 경험한 타종교의 현실을 이야기하며 왜 기독교만이 유일한 진리가 되는지 강조한다. 그렇다면 기독교는 과연 타종교와 무엇이 다른 것일까? 저자는 기독교가 관점이 아니라 관계라고 말한다.

“기독교는 종교나 관점이 아니라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자기 자신을 드러낸 계시이다. 기독교는 관계 위에서 형성되고 관계를 통해서 형성된다. 바울은 이 점을 설득하려고 엄청나게 노력했다. 군중은 이 ‘말쟁이’가 하는 말을 들으려고 모였지만 그의 메시지는 예수님의 인격과 사역을 가리켰다. 우리도 그래야 한다. 최종적인 질문은 “답이 무엇이냐?”가 아니다. “누가 답하느냐”이다. 모든 사람은 마음으로 구원자, 승리자, 개인의 구주를 간절히 외친다. 바울은 바로 그 구주를 전했다.” (69쪽)

요한복음에 보면 유독 예수 그리스도와 제자의 관계를 특별하게 언급하는 비유가 여럿 등장한다. 선한 목자와 양, 포도나무와 가지 등의 비유는 선한 목자와 포도나무 되신 예수 그리스도가 없이는 제자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불편한 진리를 반영한다. 때때로 기독교는 타종교에 대해 배타적이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그런데 이 책에서 저자는 분명하게 진리는 배타적이라고 말한다. 이 세상에 모든 것이 참일 수 없고, 모든 것이 참이라면 거짓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진리의 배타성을 부인하는 자들도 또한 배타적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진리의 절대성과 배타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를 가질 수 있다.

다만 이 책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각각의 글이 매우 짧기 때문에 한 가지 주제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한 권의 책만 가지고 라비 재커라이스의 지성과 영성을 다 논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기독교에 관심 있는 초신자에게 전도 목적으로 이 책을 선물한다면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절대 진리를 전하는데 유효할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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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창세기의 우주를 만나다 - 물리학자의 눈으로 탐구하는 천지창조의 비밀
제원호 지음 / 패스오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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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우리는 ‘하수는 쉬운 것을 어렵게 말하고, 고수는 어려운 것을 쉽게 말한다’고 한다. 필자는 제원호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가 쓴 ‘과학, 창세기의 우주를 만나다’를 읽으며, 제원호 교수가 과학과 신학에 능통한 고수 중의 고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 교수는 이 책에서 창세기의 천지창조를 뉴턴, 아인슈타인, 하이젠베르크가 주장한 여러 물리학 이론을 가지고 과학적으로 해석한다. 제 교수는 난해한 물리학 이론을 필자와 같이 물리학을 전혀 모르는 문외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그림과 예시를 들어 설명한다. 그런 점에서 필자는 이 책의 과학적 가치와 신학적 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한다. 이 책은 전체 4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천지창조 당시의 시간, 공간, 인간을 과학적으로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분명한 관점을 제시한다. 저자는 과학과 신학이 모순되지 않으며, 오히려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준다고 주장한다. 과학은 눈에 보이는 것에서 시작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탐구하는 경향이 있으며, 신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서 시작해 눈에 보이는 것으로 나아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을 쓰면서 하나님은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를 모두 창조하셨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두려고 노력하였다. 구체적으로 창세기 1장에 나타난 시간과 공간과 빛의 창조를 통해서 어떻게 그 두 가지 세계를 좀 더 이해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흥미로운 것은 시간, 공간, 빛이 모두 물질적 특성뿐 아니라 비물질적 특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모두가 이 땅에 살면서 보이는 세계에 매이지 않고,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눈이 열려 하늘에 속한 자로 살 수 있기를 기도한다.” (14쪽)

저자는 이 책에서 눈에 보이는 것만을 믿는 현대인들에게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말한다. 과학이 지금보다 발달하기 전인 계몽주의 시대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불신하고 무시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래서 그 당시에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믿지 않는 무신론의 사조가 서구를 강타했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과학이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과학자들은 눈에 보이는 세계 너머에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요컨대 모든 보이는 물질은 보이지 않는 에너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에너지의 배후에서 작용하는 법칙(정보)을 찾아가는 것이 바로 과학이다.”(79쪽)

사실 과학은 눈에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말할 수 있으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말하기 힘들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게 바로 기독교 신앙이다. 고린도후서 4장에서 사도 바울은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라”고 선언한다. 과학과 신앙 사이에서 고민하고 방황하는 기독교인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이 책을 통해 과학과 신학사이의 접점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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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 - 인내하며 한 발 한 발 내딛는 삶에 대하여
안철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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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안철수 전 대표는 굳이 다른 말이 필요 없는 유명 정치인이자 기업인이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기호 3번으로 대통령 후보에 출마도 했지만 결국에는 낙선했고, 그 이후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현 박원순 시장에게 밀려 낙선해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었다. 그래서 작년에 선거가 끝나고 나서 안철수 전 대표는 독일로 아내와 함께 떠났었다. 그리고 그는 1년간 독일에 머물렀고, 현재는 미국에 머무르고 있다. 그가 창당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한 바른미래당이 지금 분당 직전에 이르렀는데, 과연 그가 내년 총선 직전까지 한국에 돌아올지에 대해 여러 의견이 분분하다. 그가 아직까지 한국에 돌아오지는 않았는데, 이번에 출간한 '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이 안철수 복귀의 신호탄이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은 말 그대로 달리기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이 1년간 독일에 머무르며 달리기의 가치를 깨닫게 되었고, 이 달리기를 통해 몸의 건강과 마음의 건강까지 찾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이 책은 총 3부로 되어 있는데, 1부는 '나는 뮌헨에서 진정한 러너가 되었다', 2부는 '나는 달리기에서 인내를 배운다', 3부는 '나는 내일도 완주할 것이다'라는 소제목이 달려 있다. 소제목을 쭉 살펴보면 "러너가 되었다", "인내를 배운다", "완주할 것이다" 이렇게 과거, 현재, 미래의 시제가 각각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아마도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이 러너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통해 새롭게 태어났음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달리기와 마라톤을 통해 인생의 여러 중요한 가치에 대해 배우게 되었고 고백한다. 마라톤은 프로 선수가 아닌 이상 개인전이라기보다는 팀플레이라고 할 수 있고, 모두가 함께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달리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한다. 마라톤에 보면 항상 앞서 달리는 '페이스메이커'가 있는데, 저자는 '페이스메이커'에 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페이스메이커의 역할은 앞서 달리는 데 있는 것일까, 아니면 따라오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데 있는 것일까? 그들을 통해 올바른 리더의 역할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충분히 더 좋은 기록을 세울 수 있는데도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속도를 기꺼이 늦추는 사람, 한 사람이라도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 앞서 달리는 것 같지만 실제 역할은 다른 사람들을 지원해주는 사람이 진정 올바른 리더가 아닐까? 우리 사회에는 이런 페이스메이커 같은 사람들이 정말 많이 필요하다." (176쪽)

마라톤에서 페이스메이커는 기꺼이 자신을 희생해서 사람들이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들이다. 실제로 마라톤에서는 완주 목표 시간대별로 다양한 페이스메이커가 뛴다고 한다. 마라톤을 빨리 완주하고 싶은 사람은 빨리 달리는 페이스메이커를 따라가면 되고, 천천히 완주하고 싶은 사람은 천천히 달리는 페이스메이커를 따라가면 된다. 마라톤에서 페이스메이커(Pacemaker)는 곧 피스메이커(Peacemaker)라 할 수 있다. 페이스메이커의 섬김으로 마라톤에 평화가 찾아온다. 페이스메이커처럼 아무런 대가 없이 몸소 섬기는 사람이 이 땅에 평화를 만드는 사람이다.

안철수 전 대표가 외국에 머물며 이 책을 출간한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었지만 저자가 정치에서 완전히 은퇴했다는 암시를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저자는 때가 차면 다시 정치계로 돌아올 것이고, 한번 시작한 이 정치라는 마라톤을 끝까지 완주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이 책을 통해 던지는 것이 아닐까? 안철수라는 개인에 대한 관심과 달리기라는 운동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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