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창세기의 우주를 만나다 - 물리학자의 눈으로 탐구하는 천지창조의 비밀
제원호 지음 / 패스오버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흔히 우리는 ‘하수는 쉬운 것을 어렵게 말하고, 고수는 어려운 것을 쉽게 말한다’고 한다. 필자는 제원호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가 쓴 ‘과학, 창세기의 우주를 만나다’를 읽으며, 제원호 교수가 과학과 신학에 능통한 고수 중의 고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 교수는 이 책에서 창세기의 천지창조를 뉴턴, 아인슈타인, 하이젠베르크가 주장한 여러 물리학 이론을 가지고 과학적으로 해석한다. 제 교수는 난해한 물리학 이론을 필자와 같이 물리학을 전혀 모르는 문외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그림과 예시를 들어 설명한다. 그런 점에서 필자는 이 책의 과학적 가치와 신학적 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한다. 이 책은 전체 4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천지창조 당시의 시간, 공간, 인간을 과학적으로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분명한 관점을 제시한다. 저자는 과학과 신학이 모순되지 않으며, 오히려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준다고 주장한다. 과학은 눈에 보이는 것에서 시작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탐구하는 경향이 있으며, 신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서 시작해 눈에 보이는 것으로 나아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을 쓰면서 하나님은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를 모두 창조하셨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두려고 노력하였다. 구체적으로 창세기 1장에 나타난 시간과 공간과 빛의 창조를 통해서 어떻게 그 두 가지 세계를 좀 더 이해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흥미로운 것은 시간, 공간, 빛이 모두 물질적 특성뿐 아니라 비물질적 특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모두가 이 땅에 살면서 보이는 세계에 매이지 않고,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눈이 열려 하늘에 속한 자로 살 수 있기를 기도한다.” (14쪽)

저자는 이 책에서 눈에 보이는 것만을 믿는 현대인들에게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말한다. 과학이 지금보다 발달하기 전인 계몽주의 시대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불신하고 무시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래서 그 당시에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믿지 않는 무신론의 사조가 서구를 강타했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과학이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과학자들은 눈에 보이는 세계 너머에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요컨대 모든 보이는 물질은 보이지 않는 에너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에너지의 배후에서 작용하는 법칙(정보)을 찾아가는 것이 바로 과학이다.”(79쪽)

사실 과학은 눈에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말할 수 있으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말하기 힘들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게 바로 기독교 신앙이다. 고린도후서 4장에서 사도 바울은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라”고 선언한다. 과학과 신앙 사이에서 고민하고 방황하는 기독교인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이 책을 통해 과학과 신학사이의 접점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