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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고전인가 - 서양고전 입문자를 위한 안내서
네빌 몰리 지음, 박홍경 옮김 / 프롬북스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내가 나중에 집필하려고 생각 중인 책이 한 권 있었는데, 그 책의 제목은 '왜 당신의 고전 읽기는 실패하는가'이다. 아직 실제로 쓰지 않은 책이라, 책의 내용을 말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지만, 이 책을 통해서 내가 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모든 사람이 고전을 읽을 필요도 없고, 고전을 읽을 수도 없다는 것이다. 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상당한 전문성이 필요한 행위다. 고전 읽기가 좋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실상 독서 초보에게 고전 읽기는 피겨 스케이팅의 트리플 악셀을 하는 것처럼 실패 확률이 상당히 높다. 따라서 나는 아무에게나 고전 읽기를 권하는 것은 그다지 지혜롭지 않은 권면이라 생각한다.
'왜 지금 고전인가'를 쓴 네빌 몰리 역시 고전을 읽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 책에서 분명히 언급하고 있다. 또한 고전을 단순히 눈으로 읽는 수준이 아니라 정확하게 독해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학문성이 요구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네빌 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회가 더욱더 온전해지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고전을 계속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모두가 고전을 읽을 필요는 없지만, 아무도 고전을 읽지 않아서는 안된다. 다수는 아니더라도 소수는 어딘가에서 고전을 통해 이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라잡이의 역할을 해야 한다.
"유럽과 북미에서 고전고대는 오늘날 사회의 발전에 실제적 영향을 미치며, 신화를 포함한 강력한 문화적 개념을 통해 제 역할을 유지하고 있어 중요성을 갖는다. 고대 그리스, 로마에 대한 풍부한 지식이 우리가 알아야 할 유일한 지식은 아니며 모든 사람이 그런 지식을 배워 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고전 고대가 어떻게 현재를 형상했는지 탐색하고 우리 사회가 미래를 위해 고전고대에서 긍정적 영감을 이끌어내도록 길을 모색할 누군가는 필요하다." (63쪽)
이 책은 총 4장으로 되어 있는 데 1장은 고전이 '마주친 문제', 2장은 '과거의 추적', 3장은 '현재의 이해', 4장은 '미래의 예상'이란 장제목이 각각 붙어있다. 장제목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고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탐색해보며, 고전 읽기가 쉽지는 않지만 고전을 읽는 것이 어떤 유용성을 가지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고전이 그리스 로마 고전으로 한정된 것에 대해서 아쉬움이 있지만 서양 자가 동양 고전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 또한 무리라는 생각도 일견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