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음, 지난주 독서회때 뉴페이스 H님과 가벼운 토론을 벌였다. 주장하고픈 바가 분명했지만, 그리고 내가 봤던 토론(그러니까 TV에서 정치인들이 하는 뭐 그런 토론)은 거의가 '합의' 보다는 서로의 의견만 내세우다가 끝나곤 했지만, 그날의 토론은 확실히 H님의 의견을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가요? 예를 하나만 들어주시죠?'
나도 모르게 흥분해서, 조금은 날카로운 저런식의 질문까지 던지고야 말았지만(난 너무 흥분을 잘해서 문제다=_=;) H님의 논리정연함은 나를 숙연(?)하게 만들었고, 머지않아 열렬히 그분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던 나였다.(역시, 줏대가 없다;)
뉴페이스이므로 독서회 모임이 끝나고, 그분을 향한 여러 질문들이 오갔다. 거기서 알게 된것은, H님은 국어강사를 하셨다는 사실. 아........ 국어강사! 과연 그 말발이나 언변이 참으로 남다를 수 밖에는 없었던거였다.
나도 무려 대학교 1학년때 국어강사라는 타이틀을(그래봤자 중딩이들과 악다구니를 쓰고 놀았던 기억밖에는;) 잠시나마 달아본적이 있지만, H님의 포스는, 국어강사는 역시 저정도는 되어야!, 라고 감탄할만한 것이었다.
나는 학교다닐때 국어를 제일 잘했다. 국어과목으로 전교석차 1등을 하기도 했었지만(내 자랑*^^*) 영어나 수학과목을 잘하는 애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서 우울한(?) 학창시절을 보내곤 했었다=_=; 하지만 지나고나니, 내가 그나마 이렇게 책을 사랑하고, 글을 쬐끔이라도 끄적거릴 수 있는 것이, 그리고 H님의 달변과 유창한 토론솜씨가 역시 '국어실력' 에 기초한것이라는 생각에 새삼 국어의 위대함을 깨닫는다.(뭐지 이 생뚱맞은 결론은.....)
수학을 잘했던 내 친구는 경영학과에 가서 회계를 잘 공부하고 있고, 과학을 잘했던 내 친구는 수학과에 가서 명석한 두뇌를 뽐내고 있지만, 국어를 잘 해서 흘러흘러 독서회에 만난 H님과 내가 더욱 더 풍요로운 삶을 사는건 틀림없는 사실인것 같다.
역시...... 모든과목중에 으뜸은 국어다.(뭐야 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