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차창에서
호시노 겐 지음, 전경아 옮김 / 민음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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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과연, 이 시대의 음유시인.
(재미-중상, 난도-하)

너무나 애정하는 ‘호시노 겐‘의 에세이. 2017년 작이다.
그의 음악을 들으며 읽었다. 개인적으로는, 잔잔한 1집 앨범 <ばかのうた>(바보의 노래)를 추천한다!

가사만 잘 쓰는 게 아니다. 글도 잘 쓴다. 팬심으로 하는 소리가 아니라, 진심으로 잘 쓴다.
호시노 겐의 노래를 들으며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이 책에서도 느낄 수 있다.
겐 특유의 따뜻함, 훈훈함, 뭉클함, 그리고 선함이 활자를 통해 내 마음에 와닿아 울린다.
사람, 게임, 음악 등 일상적인 이야기를 통해 잔잔바리 에너지를 보내고, 에세이 한편마다 따뜻한 여운을 남긴다.

첫 이야기 <생명의 차창에서>부터 내 마음에 파동을 만들어냈다.
아기자기한 상상력을 피워내서, 내 마음에 안심을 준다. 이유는 모르겠다. 호시노 겐의 마법이랄까.
개두술을 받고 나서, 안경 렌즈 너머로 세상을 바라보는 걸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귀엽지 아니한가!

형언할 수 없이 거대한 로봇이 된 느낌. 이 둥그런 부분이 윙 소리를 내며 열리는 조종석이라고 생각하면 조그만 내가 ‘나‘라는 로봇을 조종하는 기분이 들어서 무척 재미있다. 어른이라서 이런 공상만 하는 건 아니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봐도 몸이라는 탈것에 ‘호시노 겐‘이라는 정신이 올라타서 조종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 기적 같으면서도 적절한 감각이 수술을 하고 난 뒤에 더욱 분명하고 생생하게 생겨났다. (9~10쪽)

호시노 겐은 비교적 행복한 유년 시절을 보내지 못했다. 그 이야기가 다수의 에세이 속에 녹아들어 있다.
성공한 현재와 다소 불우했던 과거의 대조가 감동의 증폭을 이끌어낸다. (그의 음악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는 뭉클함이다.)

호시노 겐의 팬이라면, 꼭 한 번 일독해 보길 바란다. 이 저서를 통해 그에게 한 번 더 빠지게 될 것이다.
그의 음악에 관한 에피소드도 4편 있으니, 찾아가면서 읽어보는 것도 나름의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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