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나이트 다이버
덴도 아라타 지음, 송태욱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스포 있습니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쓰나미가 고향 마을을 휩쓸고 지나간 지 4년 반.
부모님과 형을 잃은 ‘세나 슈나쿠‘는 아버지의 친구인 ‘마쓰우라 분페이‘와 함께 출입 금지 구역의 바다로 간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밝은 달이 뜨고 파도가 거칠지 않을 때, 휩쓸려간 마을의 잔해가 있는 바닷속으로 슈나쿠는 잠수해 들어가 여러 물건들을 수집한다. 이렇게 수집한 물건들을 이 계획의 주모자이자 역시 쓰나미로 아내와 딸을 잃은 ‘다마이 준이치‘에게 가져다주면, 준이치가 회원들에게 물건과 바닷속 상황을 알려준다.

세나 슈나쿠의 관점을 따라 이야기가 진행된다.
슈나쿠의 성격에 따라 분위기와 묘사가 잔잔하고 차분하다. 마치 잠수를 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이다.
잠수 직후 평소와 다르게 돋는 식욕과 성욕에 대한 묘사 역시 격렬하다기보다, 슈나쿠의 생각과 마음을 중심으로 서술하여 어렴풋한 아련함이 느껴진다.
잠수 직후 성욕이 급증하여 이런저런 상상을 하며 고민하는 슈사쿠와 더 많은 사례금을 받고 싶어 하는 배의 주인이자 어부인 분페이의 모습에서, 그래도 살아간다는 인상을 받기도 했다.

소설은 2011년 3월에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을 모티브로 하고 있고, 쓰나미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죄책감과 아픔을 둥글게 위로한다. 갑작스러운 자연재해로 인해 소중한 사람들을 잃은 생존자들에게 정답을 주지는 않지만(줄 수 없겠지만), 작가 나름의 위로와 안도감을 준다.
허리가 아픈 슈사쿠 대신 형이 부모님을 도우러 갔다가 쓰나미에 휩쓸렸는데, 이에 대해 죄송하지만 신께 감사하다고 말하는 슈사쿠의 아내 ‘미쓰에‘와 사촌 동생들을 생각하면 오히려 다행이라고 말하는 형의 딸 ‘마유코‘는 가슴 아프지만서도 위로가 된다.
남편의 행방을 알 수 없게 된 ‘마베 도코‘라는 젊은 회원이 재혼을 망설이는 이야기에서는, 과거에 얽매이거나 미련을 가지지 않고 다시 출발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주기도 한다.

처음에는 배와 잠수 장비에 대한 용어가 조금 어렵지만 딱히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소설의 분위기가 잔잔한 만큼, 취향에 따라 지루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그럭저럭 잘 읽은 것 같다. 재미로 읽었다기 보다 살짝 울컥하기도 하며 약간의 위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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