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 - 풀컬러 일러스트 에디션 아르볼 N클래식
허버트 조지 웰스 지음, 알레+알레 그림, 강수정 옮김 / 아르볼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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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습니다★★

3차원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듯이, 3차원에 시간을 추가한 4차원에서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고 주장하는 ‘시간 여행자‘가 자신의 시간 여행 경험을 말해준다. (액자식 구조)
타임머신을 타고 802701년으로 간 시간 여행자는 미래의 인류와 조우하게 된다. 작은 체구에 낮은 지능을 지닌 호의적인 ‘엘로이‘ 종족이 평화로운 지구에서 살고 있었다. 그들과 시간을 보내며 관찰을 하는 동안 타임머신이 사라진다. 그러던 중 지하에 살며 빛을 두려워하는 ‘몰록‘이라는 야만적인 종족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그들이 타임머신을 숨겼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타임머신을 되찾기 위해 지하로 직접 내려가고, 녹색 도자기 궁전에서 무기가 될만한 것도 발견하고, 몰록들과 싸우기도 한다. 우여곡절 끝에 타임머신을 되찾은 그는 더 먼 미래로 갔다가 현재로 돌아온다.
다음 날, 그는 증거를 보여주겠다며 타임머신을 다시 작동시켰으나 3년이 지난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다.

미래 지구와 인류의 진화(퇴화?)에 대한 그럴듯한 설정에, 심플하면서도 단단한 스토리 라인 덕분에 몰입하며 읽을 수 있었다. 시간 여행자가 미래에서 경험한 것을 인류의 발전에 끼워 맞춰 말하는 것이 꽤나 그럴듯하다.

시간 여행자가 강 속에서 구한 ‘위나‘라는 한 엘로이 여인이 갖가지 보호본능을 일으키면서, 독자인 나까지 위나가 위험에 빠지지는 않을지 걱정하게 된다.

˝오후에 주변을 둘러보고 돌아오는 길에 내가 구해 준 것처럼 보이는 여자를 만났는데, 그녀는 기쁨의 환성을 지르더니 커다란 화환을 안겨 주었습니다. 순전히 나만을 위해 만든 게 분명한 그 화환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아마도 나는 외로웠던 모양입니다.˝
˝그녀는 꼭 어린애 같았어요. 늘 나랑 같이 있고 싶어 했죠. 어딜 가든 나를 따라오려고 했지만, 다음 탐사길에 그녀는 지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결국 애처롭게 나를 불러 대는 그녀를 두고 가야 했습니다.˝
˝위나는 내가 무등을 태워서 출발할 때는 무척 기뻐하더니 얼마쯤 지나자 내려 달라고 했고, 옆에서 깡충거리며 이쪽저쪽으로 달려가 꺾어 온 꽃을 내 주머니에 꽂았습니다. 위나는 늘 내 호주머니를 신기해했는데, 마침내 그게 꽃 장식을 위한 별난 꽃병이라고 결론을 내린 모양이었습니다.˝

위나를 비롯한 엘로이들이 두려워하는 몰록은 지하에서 살다 보니 눈이 극도로 예민해져있는 육식을 하는 종족인데, 그렇다. 엘로이들을 먹는다. 이 무서운 종족은 악역으로 묘사되어 시간 여행자가 이들을 두들겨 팰 때는 통쾌하지만, 시간 여행자가 피운 불로 숲이 불탈 때 극히 고통스러워 혼란에 빠지고 무력해지는 모습은 이상하게도 불쌍하다. 불을 경험해본 적이 없어서 불 속으로 뛰어드는 몇몇 몰록들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일러스트레이션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도서관에서 여러 출판사의 <타임머신>을 놓고 고민하다가, 이 책을 대출했는데 잘한 선택 같다.
원작 역시 훌륭하지만, 일러스트레이션이 곁들여지면서 읽는 재미가 더 있는 작품이 되었다.

클래식한 SF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겠다. 타임머신이라는 소재로 간단하면서도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과학 소설의 아버지라는 명성에 걸맞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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