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R
전경린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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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보는 이유는 대개 무언가에 싫증나거나 지루하거나 권태로워서이다. 싫증은 피로에서 생기고 지루함은 반복에서 생기고 권태는 억류에서 생겨난다. 이것은 삶의 주된 상태이고 셋 다 불감증의 양상을 드러낸다. 그리고 싫증은 중단을 바라고 지루함은 일탈을 바라고 권태는 전복을 바란다. 그러나 일상은, 중단되지 않고 일탈도 없고 전복도 없이 드라마와 패키지여행과 기념일에 의지해 간신히 흘러간다.
-승객- - P12

현은 공허하게 웃었다. 그는 막다른 곳에 기대 사는 사람 같았다.
"옷뿐만 아니라 무엇이든, 닿는 것을 못 견뎌요. 그러니 아마도, 마지막 순간에도 난 혼자 죽겠지요. 그게 좀 걸리는 일이었지만, 이젠 아무렇지도 않아요. 모든 죽음은 아무리 포장해도 결국 자연이 되는 일이니까요. 혼자 죽든 가족에 둘러싸여 죽든, 중환자실에서 산소호흡기를 매달고 죽든 마찬가지예요. 속일 수 없는 건 자연으로서의 죽음 그 자체지요."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루에 한 번씩 또박또박 사는 일뿐이다.
-승객- - P38

"이별도 자기 한계를 감당하는 하나의 방법이지. 하지만 슬픔은 오래 계속돼. 돌아보면 그때의 마음과 풍경들이 너무 아름다워서, 현실에 담을 수 없는 것을 납득하게 돼. 난 사람들이 어떻게가정을 가지고 오랜 세월을 함께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 차라리 송곳 같은 현실 위에 나 혼자 살아가는 일을 이해하기가 더 쉬워."
"서로가 쓸모없어지는 것에 익숙해질 때까지만 견디면 돼. 그러면 면적이 생겨. 같이 있어도 존재감이 안 느껴질 정도로 편안해지는 게 진짜 관계의 묘미라고 생각해. 난 그런 경지를 바라."
-붓꽃-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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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이 바람 될 때 -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
폴 칼라니티 지음, 이종인 옮김 / 흐름출판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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눌랜드는 어렸을 때 손가락으로 할머니의 피부를 꾹 누른 뒤 원래대로 돌아오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지켜보는 장난을 쳤다. 전과 다르게 짧아진 호흡과 함께 이런 노화 현상은 할머니의 "울혈성 심부전이 서서히 진행 중이며, 오래된 피가 오래된 폐의 오래된 조직에서 가져 나오는 산소의 양이 현격하게 줄었음을" 보여주는 징후였다. 눌랜드의 이야기는 이렇게 계속되었다. "하지만 가장 확실한 건 할머니가 삶에서 천천히 멀어져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할머니는 기도를 그만두었을 때쯤 사실상 다른 모든 일도 멈추었다." 할머니에게 치명적인 뇌졸중이 찾아왔을 때, 눌랜드는 토머스 브라운경의 <의사의 종교(Religio Medici)>에서 본 구절을 떠올렸다. "우리는 엄청난 투쟁과 고통을 딛고 이 세상에 오지만, 세상을 떠나는 일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 P76

레지던트로서 내가 꿈꾸었던 가장 높은 이상은 목숨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결국에는 죽는다), 환자나 가족이 죽음이나 질병을 잘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었다. -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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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지지자를 위한 동료 시민 안내서
지니 게인스버그 지음, 허원 옮김 / 현암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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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금된 돈이 무엇에 쓰일 것이며 당신이 왜 여기에 있는지 진정성 있게 이야기할 때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인다.
● 모금을 폭넓게 진행함으로써 나는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수많은 앨라이들과 연결될 수 있었다.
● 많은 이들이 변화를 만드는 데 참여하게 되어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했으며, 중요한 명분을 지지할 기회를 마련해준데 대해 나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부탁하기, 내어주기, 인류애, 취약함, 은총, 사랑은 모두 서로 연결되어 있다. 나는 이 사실을 싱어송라이터이자 작가인 어맨다 팔머 Amanda Palmer에게 배웠다. 아직 확신이 부족하다면 어맨다 팔머의 테드 강연 <부탁의 기술>을 보도록. 아니면 "누구 탐폰 있는 사람? 나 막 시작했어" 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동명의 그녀의 책을 보면 더 좋을 것이다.‘
● 술책을 쓰면 모금 행사를 좀 더 재밌게 만들 수 있다. 독창적인 방법 중 하나는 내 몸에 유성펜으로 내 모금 페이지에 후원금을 기부해준 모든 이의 이름을 써서 그들이 내가 지나갈 때 그걸볼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50달러 이상 후원한 사람은 신체부위를 고를 수가 있다. 하하! - P243

<내가 자전거를 타는 이유> 캠페인

조: 내 조카가 어떤 이를 사랑하는지, 자신을 어떻게 정체화한질 이유로 차졀받는 세상에서 살게 하고 싶지 않아서 자전거를 탑니다.
데비: 나는 건강을 위해 자전거를 탑니다. 나 자신이 누구인지를숨기는 건 건강하지 않으니까요.
팸: 나는 진실을 위해 자전거를 탑니다. 진정한 자기 자신이 드러나는 걸 두려워하는 기분이 어떤지 상상할 수가 없네요. 그런 두려움이 근거 없어질 때까지 저는 자전거를 탈 겁니다.
크레이그: 내가 자전거를 타는 이유는, 평등은 우리 모두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아나스타샤: 우리의 유일한 세상인 이곳이 모두에게 안전한 공간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자전거를 탑니다. #모두를사랑합니다 #여자도여자와결혼합니다 #회복하기
로널드: LGBT 청년들과 노인들 모두 여전히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기 때문에 자전거를 탑니다.
로언: 나는 다시는 자전거를 탈 수 없는 이들을 기리며 자전거를탑니다. 살아 있는 이들을 위해 죽도록 싸운 이들을 기억합시다.
마야: 사랑과 평등이 행복의 기반이기 때문에 나는 자전거를 탑니다. -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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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지지자를 위한 동료 시민 안내서
지니 게인스버그 지음, 허원 옮김 / 현암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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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LGBTQ+ 커뮤니티를 위해 가시적인 지지를 문 앞에 내보이면, 그 문을 열고 들어와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지지해줘서 고맙다고 말하는 LGBTQ+들에 대해 잘 알게 된다. 하지만 LGBTQ+에 대한 가시적 지지는 그 문을 열고 들어오지 못하는 이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눈에 띄게 LGBTQ+를 지지하는 것은 누군가의 목숨을 구할 수도 있는 일이다.

LGBTQ+ 이미지 가시화 측면의 임시방편

● 대기실에 LGBTQ+ 관련 잡지나 신문을 비치해둔다.
● ‘모든 형태의 가족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와 무지개를 함께담은 팻말을 붙여둔다.
● 직장이나 집, 예배당 바깥에 무지개 깃발을 달아둔다.
● 가방에 앨라이 배지나 무지개 버튼을 달아둔다.

LGBTQ+ 이미지 가시화 측면의 근본적 해결책

● 대기실에 구비할 LGBTQ+ 관련 잡지나 신문을 구독한다.
●해당 공간의 벽면이나 웹사이트에 LGBTQ+ 인물 이미지나지지 문구를 상시 게재한다.
●홍보 자료(포스터 및 팸플릿)에 다양한 가족 형태 이미지를 포함시킨다.
●매년 6월 자긍심 전시를 꾸려 자긍심의 달pride month을 기념한다.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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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지지자를 위한 동료 시민 안내서
지니 게인스버그 지음, 허원 옮김 / 현암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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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인종주의자이고, 성차별주의자이고, 동성애혐오자이며, 연령주의자이고, 계급차별주의자이고, 장애차별주의자이며, 외모차별주의자이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인종주의적이고, 성차별주의적이고, 동성애혐오적이며, 연령주의적이고, 계급차별주의적이고, 장애차별주의적이며, 외모차별주의적인 말들을할 수 있다. 그렇다고 마냥 손가락질하는 것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모든 주변화된 커뮤니티의 앨라이로서 우리는 타인에게 낙인을 찍고 수치심을 주는 대신, 편견에 대해 이야기하고 우리의 말과행동이 미치는 영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나는 우리 모두가 인종과 교차성에 관한 대화를 피하지 않고, 용감하게 대화를 시작해 평가로부터 자유롭고, 선의를 전제한 채 진솔한 이야기가 오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나가기를 바란다. 다음 장에서는 그것을 실천하는방법을 제시해보려 한다. - P136

1. 심호흡을 했다. 나는 갈등을 싫어하는데, 심호흡은 언제나나를 진정시켜준다.
2. 그에게 고맙다고 했다.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맙다고 한 후,
좌중에 비슷하게 느끼고 있거나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더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3. 내가 거기에 간 이유가 사람들의 신념을 바꾸도록 강제하는것이 아니라고 그를 안심시켰다. 우리는 모두 서로 다른 배경과 다른 신념을 가지고 학교에 모여 일하고 있으며, 우리는 모두 서로 존중하며 일해야 한다.
4. 다음과 같은 내 어젠다를 분명히 밝혔다. 내 목표는 우리학교를 모두가 안전하고 환대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 말인즉, 학교에서는 엄마가 둘인 아이, 그리고 동성애자가 되는 건 죄라고 가르치는 부모의 아이 모두가 안전하고 환대받는다고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구내식당 직원과 다른 교직원, 교사, 행정직원 들은 이런 아이들 모두가 안전하고 존중받는다고 느끼는 공간을 만들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도구가 필요하다. 이것이 내 어젠다였다.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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