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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y 플라이 애장판
김연주 글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절판된 구판을 이미 본 상태라, 퍽 늦게 플라이 애장판을 읽게 되었다.
주요 캐릭터는 세 명. 멸망한 나라 헤르니의 마지막 직계왕족 아르튀르와 그녀를 보호한 쥬노의 국왕 엘리야, 엘리야의 친우이자 아르튀르를 지키는 기사 라이넬. 아르튀르는 처음에 라이넬을 싫어했고 라이넬도 아르튀르를 달갑잖아 했지만 투닥거리며 지내는 와중에 조금씩 마음이 향해간다는, 평이한 공주와 기사 스토리라고 할 수 있겠다(엘리야→아르튀르↔라이넬이라는 삼각관계 요소도 조금.)
고대 헤르니의 보물이라고 불리는 날개를 가진 아르튀르지만, 그 날개는 다쳐서 휴대용 방패 정도의 구실밖에 없다. 하지만 그 상징성 때문에 제국의 황제와 쥬노의 대비 등이 아르튀르를 노리고, 자신의 제 1 수호기사를 잃는 등 여러 차례 위기를 넘긴 아르튀르는 쥬노의 왕궁을 나와 독립항쟁이 격렬한 옛 헤르니 땅으로 돌아가게 된다.
플라이 애장판에서는 구판에 실린 본편 외에 번외편 장미정원, 국경에서 두 편이 추가되어 있다. 본편은 이미 아는 내용이어서일지도 모르지만, 번외편 쪽을 좀 더 재미있게 읽었다.
'장미정원'은 엘리야가 다섯 살 때를 배경으로 한 과거편인데, 주인공은 엘리야라기보다 본편에 등장했던 쥬노의 대비(당시 왕비)이다. 존재만 언급되었던 엘리야의 친어머니 요위나, 왕의 총애받는 후궁과 그 정비 사이의 미묘한 관계. 그리고 후궁이 죽자마자 정비가 어린데도 왕세자로 세워진 후궁의 아들. 본편에서 꽤 존재감 있었던 캐릭터인 대비를 좀 더 깊게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당신이 살려서… …내가 낳지 않았습니까…."
손이 많이 가고 가시가 있으며 진딧물이 꼬여도
아름다우니까 보기 좋으니까 장미를 가꾸는 것처럼
/장미정원 중.
연필 원고 '국경에서'는 쥬노를 떠난 아르튀르와 라이넬, 헤르니의 기사들간의 접촉을 그렸다. 새로운 캐릭터인 제 2 수호기사 디나레스 오웰라이트와 만나 아르튀르는 헤르니로, 라이넬은 쥬노로 헤어지면서 라이넬은 아르튀르에게 재회의 약속을 남긴다.
순정만화라서일까. 분명 본편부터 여주인공이 몇 번이고 암살위협을 받고 정치적 싸움에 휘말려들며 이젠 독립전쟁 한가운데로 뛰어들었는데도 어쩐지 따뜻하고 고요한, 하늘과 날개의 이미지가 연상되는 한 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