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 꽃선비의 연인들>.
웹소설 출간작 + 시대물이라길래 꽤 기대를 하고 펼친 책이다.
먼저 적어두자면, 꽤 실망했으므로, 아래에 적을 감상이 좋진 않다.

오빠 은택 대신 남장하여 오빠 이름으로 과거를 본 여주 은하.
장원급제한 은하는 국왕의 파격적인 명령으로 도승지가 된다.
<북촌 꽃선비의 연인들>에서 도승지는 전임자들이 과로로 사직서 내는 그런 자리.
은하의 아버지 이판은 질색하지만,
후궁 김 귀인의 아버지이자 이판의 정적 좌상의 찬성으로 도승지가 되고 말았다.
은택의 행방은 찾을 수 없고,
속내를 알 수 없는 행동을 보이는 국왕과
그의 충성스러운 신하인 내금위장 강무와 긴장감 넘치는 남장 관리 생활을 해나가는 은하.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망이었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때문에 조선시대 남장물에 너무 높은 기대를 걸고 있는 탓...
...이라고 보기에는, 사실 남녀 주인공이 맺어진것마저... 응? 싶을 정도였으니;;
꼭 시대상황에 대한 심각한 고찰 같은 걸 바라는 건 아니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이 조선에 대해 이야기하는 말들이, 뭐랄까, 공허했다.
그 시대를 살면서 그 시대의 벽을 느끼고 힘들어한다... 기 보다
그냥 그 시대는 이런 벽이 있어서 힘들어!!! 라고 다른 시대 사람이 주장하는 것 같은 느낌?
벽이 있으면 우선 거기에 좌절한다기보다 넘고자 생각하는 건 당연하겠지만
...사회의 벽을, 그 사회에 살아가는 사람이 전혀 벽으로 느끼지 않는다니...
(당당하게 부수지 못하는 거야 당연해도, 신분위장 같은 것도 확실하게 안 하고, 너무 허술하다;;)
사실 소문이 났답시고 아들 대신 딸이 과거를 보는 것 자체도 파격이다.
그냥 신분사칭도 아니고 국왕이며 조정을 상대로 한 사기라서
아무리 고관대작 명문가라 해도 가볍게 감당할 수 있는 건이 아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고찰이나, 그럴 수밖에 없었다, 같은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시작부터가 가벼운데 캐릭터도 얕은 느낌이고 스토리도...;;
읽는 내내 이걸 마저 읽어야 하나 그냥 읽지 말까 고민하면서 읽었다...
검색해 보니 후속작으로 네이버 웹소설에서 <만전춘별사>를 연재중이시다.
만전춘별사 : http://novel.naver.com/webnovel/list.nhn?novelId=215393
...웹소설 연재작 중, 설정이 흥미로웠는데도 이상하게 안 읽혀서 묵혀뒀던 작품인데...
차기작을 읽을지는 고민 좀 해 본 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