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메 <새벽 두 시의 신데렐라>. 남주의 철없는 금전감각을 열심히 갱생시켜 온, 억척스럽게 살아온 여주. 남주가 재벌가 아들임을 알게 되고 마음의 준비를 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우아하게 등장하여 돈봉투를 건네시는 사모님. 여주는 남주에게 헤어지자고 말한다. 나름 사전작업도 했다. 그런데 남주가 참 엉뚱하게 매달린다.

과거사를 빼고... 뭐, 과거사와 연관이 안 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여주가 동생의 하나뿐인 보호자로 동생이 얽힌 문제로 학교에 갔던 에피소드가 생각난다. 방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어떤 그림책이 생각나는 그런 이야기였다.

남주의 어머니는 남주와 여주가 헤어지고 난 뒤, 즉 소설 본편 안에서 조금씩 여주에 대한 인식을 바꿔나간다. 하지만 남주의 아버지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고, 이 커플에게 또 한 번의 고난이 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 소설의 엔딩을 읽었을 때 이 두 사람이라면, 분명 중간에 힘든 일이 참 많겠지만(여주가 피하고자 했던 비참한 기분을 아예 겪지 않을 리도 없고, 가치관 차이 때문에 싸우기도 하겠지) 둘이서 마음먹고 길을 선택하였으니, 상처입은 손으로도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할테고, 이윽고 행복해지지 않을까, 하고 대책 없는 희망을 가졌다. 외전 분량이 많다고 하니 그걸 기대중.

이 작가님의 소설들은 여러 편 읽었지만 - 로맨스보다 오히려 2차창작, 이른바 패러디의 비중이 많았다 - 그 여러 편들을 읽고 한 가지 공통점은 느꼈다. 따스함. 마음 한 구석이 포근해지는, 그런 글을 쓰는 분이다. 종이책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되어 기쁘다.


















<호랑이 표류기>. 처음 연재할 때는 못 읽었고 리메이크해서 연재하실때 연재속도에 감탄하며 읽은 소설. 초반보다 차원이동 관련한 떡밥이 풀리고 왔다갔다 하면서 진행되는 이야기에 갈수록 빠져들었던 걸로 기억한다. 처음 연재하실 때는 노루 관련 스토리가 조금 달랐다는데, 전 버전을 못 읽어봐서 아쉬울 뿐.















<호랑이 표류기>의 작가님이 쓰신 다른 작품 <용을 키우는 10가지 방법> 일명 용키십방. 개인적인 이 작가님 베스트 작품이기도 하다. 희나와 현서 이야기가 정말 귀엽고 애틋해서... 아, 주인공 커플은 희나와 무현이다. 희나와 현서는 모자관계. 지만 왜 이렇게 주인공은 현서라고 주장하고 싶어질까. :9


















<머스쿼레이드>. 르준과 일리야의 달달달달달달달한 이야기. 르준은 젊은 재상, 일리야는 선왕의 딸로 원래는 왕위를 계승했어야 하지만 현왕이 왕위를 계승한 뒤 왕녀로 남은, 병약한 2왕녀. 르준과 일리야의 관계 속에서 왕의 딸, 즉 사촌 리엔지에와도 갈등을 빚는데 정작 왕위계승과 관련된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는다.;; 그냥 완벽하게 로맨스만 남기고 곁다리는 철저하게 다 잘라냈다는 느낌. 심지어 엔딩이 그런데도 어떻게 그런 엔딩이 났는지(연애엔딩 관련된 이야기 아님)조차 안나오니... 그런 면에서 좀 아쉬운 소설이었다. 출판본은 아직 보지 못해서 다시 한 번 읽어봐야 확실한 감상이 나오겠지만.


















<전상에의 아리아>. 그러고보니 이 목록 중 이미 구입한 것은 <전상에의 아리아>밖에 없구나;;

기사 슈아죌은 전사한 적군에게 예우를 표하며 그 딸 뮤즈카를 보호한다. 자진하려다 눈을 뜬 뮤즈카는 이미 뮤즈카가 아닌 차원이동한 여대생 아인이 되어있었다. 아인은 적국에 잡힌 포로로 죽게 생긴 판이지만, 힘차게(!) 이 세계를 살아나간다.

카테고리는 로맨스 소설이지만 기억에 남는 건 로맨스 장면보다 아인이 나선 전략이나 외교 등등. 아인의 라이벌? 악역 여조? 도 음.. 나름대로 존재감이 있긴 하지만 그게 캐릭터적 존재감이라기보다 이야기의 장치적 존재감이고 이미 사랑에서 집착으로 넘어가버린지라 큰 매력을 못 느꼈다. 달달함이 좀 부족한 것을 빼면 좋았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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