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연애의 모든 것
이응준 지음 / 민음사 / 2012년 2월
장바구니담기


실제로는 존재하지도 않는 시간의 소리를 물질의 가면에 기대어 인지한다는 점이 오소영에게는 마치 오묘한 비밀을 숨은그림찾기라도 하는 양 여겨졌다. ……바람은 모습이 없다. 대신 바람에 흔들리는 것들로써 바람의 모습을 본다. 시간은 모습이 없다. 대신 시간에 흘러가는 것들로써 시간의 모습을 본다. 지금 시간에 흘러가고 있는 이 음악으로 내가 시간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13쪽

실제로는 존재하지도 않는 시간의 모습을 숫자의 가면에 기대어 인지한다는 점이 김수영은 가증스러웠다. 불가해한 것에 대한 강박인 시간이 환각이니만큼 그 시간의 일관된 흐름인 역사도 당연히 환각이다. 시간은 없다. 지금 이 순간순간만이 있을 뿐이다. 한 순간이 종적을 감추면 다른 한 순간이 찾아오고 그 한 순간이 또 사라지면 또 다른 순간이 맺혔다 증발할 뿐인 것이다.-3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