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비리공무원의 고백 - 애장판
임주연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악마의 신부>와 함께 재발간된 <어느 비리공무원의 고백> 애장판. 스페셜 컬러 단편 Fantasy Road, CAST 프롤로그 꿈 도마뱀 사냥, CAST, 어느 비리 공무원의 고백, 악의 꽃, How to love 파파, Start, 그들은 사실 이런 자들이었다, Dreaming Beauty, 등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10년 전 발행된 이 단편집은 <CAST> 때문에 재발간 요청이 있었다고 하는데, 실제로 CAST를 보고 싶었던 독자 중 한 명으로서는 <어느 비리공무원의 고백> 재발간 소식이 참 반가웠다. <CAST>는 현재 연재중인 <CIEL>의 과거 이야기이다. CIEL에는 배경이 되는 왕국이 있는데, CIEL 4권에 "제국의 시조 마리온 에버릿과 스카 에버릿(CIEL에도 등장)의 딸이 여제 카를라이며, 그 동생 레가토 대공의 아들이 알레그로 왕자이다. 여제가 자손을 남기지 않아 제국에는 마법사 혈통이 끊기고, 황가의 유일한 혈육 알레그로 왕자가 왕국의 볼모 시에라 공주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여 두 사람은 왕국의 왕과 여왕이 되었다." 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CAST>는 이 알레그로 왕자와 시에라 공주가 결혼하기까지의 이야기이다. CIEL에서는 까마득한 옛 인물로 이름만 등장하는 카를라, CIEL에 등장하는 크로히텐의 옛 모습도 볼 수 있다. 작가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캐릭터 관계도 정도만 닮았지만, 그래도 역시 보고 싶었고, 볼 수 있어서 기뻤다. 뒤에 실린 <START>도 <CAST>와 같은 배경의, 마리온과 스카가 처음 만났을 때의 이야기. CIEL에서 사자로 등장했던 와스큐란이 강아지(!)로 재등장한다.

표제작 <어느 비리공무원의 고백>. 샘플넘버 AU-146, 꼬꼬라는 애칭을 가진 괴생물체를 3년간 연구해 온 다이안과 히드. 프로젝트는 종료되고 꼬꼬가 해부되어 표본이 될 위기에 처한다. 꼬꼬가 귀엽고, 이른바 츤데레 다이안과 히드가 재미있다.
<악의 꽃>. 돈이 필요해서 원조교제나 할까, 라고 말하는 민연우. 학교 짱 우민혁이 사실 성실한 근로 청소년이라는 걸 알고 모아둔 돈이 많겠지(!) 라고 생각해서 민혁을 따라다니기 시작한다. 연우에게 돈이 필요했던 이유, 민혁이 짱인데다 근로 청소년인 이유, 등… <어느 비리공무원의 고백>에 꼬꼬가 있었다면 여기는 햄스터가 나온다.
<How to love 파파> 부호인데다 미모의 미망인 안젤리나, 그녀와 결혼한 패트릭, 그녀의 어린 딸 프란체스카. 안젤리나가 죽고, 남은 패트릭과 프란체스카의 미묘한 사이의 이야기. 원제가 '콩가루 풍의 고소한 이야기'였다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쪽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진짜 콩가루 이야기는 아니지만(……)
<Dreaming Beauty> 스페셜 미공개 단편.  천진하고 밝은 웃음을 짓는 소녀, 꿈에서 본 이야기를 남자친구에게 하고, 남자친구는 그 꿈이 늘 현실이 되는 걸 본다. 어느 날 소녀는 "어제 네가 죽는 꿈을 꿨지 뭐야~" 라고 한다. 그리고 남자친구에게 진짜 닥친 죽음의 위기와 그걸 구해내는 소녀의 이야기. 짧지만 깔끔하고 재미있었다. 뒷내용이 궁금해지거나 좀 더 보고싶어지는 단편도 있지만, 그렇지 않게 마무리되는 종류도 있는데, 이건 후자. '이걸로 딱 충분하다'라는 좋은 마무리다.

<어느 비리공무원의 고백>도 <악마의 신부>처럼 재발간된 책이지만 구판을 못 본 터라; 단편이 하나 빠졌다는데 그게 좀 아쉽고; 대신 단편이 세 편 수록되었는데, 후기에 있는 것과는 달리 두 편중 한 편은 악마의 신부에 수록되었다. 개인적으로는 후기도 그렇고 악마의 신부보다 어느 비리공무원의 고백 쪽에 미공개 단편 셋을 함께 싣는 게 깔끔하지 않았을까 싶긴 하다(악마의 신부는 구판 그대로 악마의 신부+상록수라는 구성으로 딱 이라는 느낌이라). 뭐, 이러니저러니 해도, 절판되었던 책이라, 역시 나와준 게 반갑다. CIEL 독자로 이름만 나왔던 카를라와 크로히텐과 알레그로와 시에라가 궁금해! 라고 하는 사람은 읽어도 후회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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