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타 뮐러는 내게 참 무거운 이름이었다. 2009 노벨문학상 수상자라서? 알게 된 건 분명 그 덕분이지만, 그보다 헤르타 뮐러의 글이, 삶이, 참 무거워 보였다.
이름만 알았던 그녀를 조금 더 잘 알게 된 것은 하나의 소책자 때문이다. 약력, 인터뷰, 글의 일부를 읽으면서 참 많이도 멈춰섰다. '너무나 사무친 이야기에 책을 덮고, 아름다운 문체 때문에 다시 책장을 편다'라는 말이 아직도 생각난다.
숨그네를 몇 번 장바구니에 담으려다 내놓고 보관함에 넣고 말곤 했다. 겨울이 오기 전에, 2010년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온 지금, 그녀를 알고 이렇게나 시간이 지난 지금, 숨그네를 읽고 싶어졌다. 가을 하늘이 아직 푸르고, 해가 맑을 때, 조금씩.




 
초판 발행 뒤 15년만에 발행되는 한시 미학 산책 완결개정판! 이주의 추천 이 책, 이라고 알라딘에서 날아온 메일을 펼치고 첫눈에 '꽂혔다'. 게다가 작가는 정민 선생님. 다른 책들도 즐겁게 읽은 분이라 더욱 기대로 두근거린다. 사계절 한시집 <꽃들의 웃음판>은 이미 이전부터 소장중이고, 한시 관련한 책을 좀 더 읽고싶던 차에 나와주어서, 게다가 개정판이라고 하니 기쁠 따름이다.
독서의 계절, 책이라고 하면 꼭 문학이나 산문류가 아니어도 되지 않나? 사실 이 이벤트를 보고 시집 한 권 꼭 끼워서 신청하려고 했는데 마침 한시 미학 산책이 나와 주어서, 이번 가을의 독서 사이사이에 한시도 함께 하고파서 담아본다.





가장 훌륭한 소설을 엄선하여 열두 권, 열 권, 아니 여섯 권을 고르라고 한다면 『에피 브리스트』를 빠뜨릴 수 없다. _토마스 만
두 권을 이미 일찌감치 정해버린지라, 마지막 한 권으로 어떤 걸 고를까 고민했다. 여섯 권을 고르는 데 에피 브리스트를 빠뜨릴 수 없다고 했으니, 세 권째로는 어떨까?
문학동네 이벤트이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을 모으기 시작한 터라, 역시 세계문학전집에서 마지막 한 권을 골랐다. 무엇보다 마음이 가장 먼저 이끌린 건 소개글이고, 고전인데 생경한 책이라는 것도 한 몫했다. 역시 독서는 하면 할수록 끝이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으면서 에피 브리스트를 마지막 세 권째로 결정했다.
전집을 양장으로 모으고 있어서, 숨그네에 이어 에피 브리스트 역시 양장으로. 반양장도 나쁘지 않지만 역시 양장이 좋다:)


문학동네에서 참 멋진 이벤트를 해주셔서 고르면서 즐거웠다.^^ 책값이 은근히 부담되다 보니, 적잖은 책이 내 품에 선물처럼 들어온다는 건 상상만 해도 즐거운 일이 아닌가 싶다.
얼마전에 산 제인 오스틴의 '설득'을 읽고 막 '더블린 사람들'을 읽기 시작하던 차라, 요즘 고전 읽기에 물이 올랐다. 당장 책을 골라보라고 한다면 요즘 화제인 2010 노벨문학상 수상자 바르가스 요사의 책도 읽고 싶고, 탐내고 있는 그리스 고전 시리즈라든지, 보관함에 담겨서 언제 빛을 볼까 하는 책들 역시 많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제한이란 게 있으니까. 처음에는 문학동네 이벤트이고 전집도 더 읽고 싶어서 관련 시리즈로 다 고를까 했는데, 맛깔난 신간으로 '한시 미학 산책'이 난입했다. 이벤트 당첨이 될 지는 미지수이지만, 즐겁게 난입. 간단하게 세 권이 결정되었다.

10,800(숨그네) + 28,800(한시 미학 산책) + 11,700(에피 브리스트) = 51,300

이벤트 신청해봅니다. 부디 행운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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