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큰 지나의 다리 이정애 컬렉션 1
이정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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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정애 컬렉션 1권.

이름이며 열왕대전기라는 작품명은 들어봤지만 작품을 접한 것은 처음이다. <키 큰 지나의 다리>는 1998년 발매되었고, 그 외 단편집이 여럿 있으며, 절필 선언을 하셨기 때문에 띠지에 언급된 <소델리니 교수의 사고수첩>, <열왕대전기> 등 장편은 미완작으로 절판 상태다. 이슈 컬렉션으로 복간되어 나오는 작품들은 단편집인 모양. 그 첫번째인 1권 <키 큰 지나의 다리>에는 표제작을 비롯해 '성홍열', '사랑하기 좋은 날'등 세 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키 큰 지나의 다리'. 다리가 셋이고 머리가 둘인 채 태어난 샴쌍둥이 가운데 하나인 지나는 다섯 살에 수술로 다리 하나와 함께 자라던 형을 잃고 혼자 남게 되었다. 다리 하나를 잃은 채 불량배로 자라나 두목이 된 지나. 그는 사랑을 하게 되면 자신의 맹목적 이기의 에너지를 잃게 되리라 여겨 화를 낸다. 그의 곁에 있는 한은 여동생을 잃고 그에 대한 한맺힌 증오로 사랑한다고 되풀이해 말한다. 그들을 바라보며 한을 사랑하고 홀로 남게 되는 르포라이터 에블린. 전체적으로 세 사람의 이야기다. 다소 우울하지만 이정애의 작품은 (아직 두 권밖에 읽지 않았지만) 이런 분위기구나, 라고 느꼈다. 다양하지만 좀 공통되는 분위기랄까. '성홍열'은 마법사의 꿈을 꾸는 소년, '사랑하기 좋은 날'은 수련 캠프를 온 검도부 소년과 그곳에서 출몰하는 옛 시대의 유령 아닌 유령의 이야기다.

원래 이 분 작품을 아는 독자라면 추억에 젖어 읽을 수 있겠지만 나는 아쉽게도 그렇지 않기 때문에, 오래된 그림체에 조금 갸웃해가며 읽었다. 하지만 역시 그 명성은 이유가 있었달까. 만족스러웠다. 덧붙여 여성향의 BL 코드가 상당히 짙게 나타난 것을 보고 놀랐다. (이런 쪽을 싫어하시는 분이면 읽기 불편하실 듯;) 십 년은 된 작품인데, 그 십 년 전에 이런 만화를 그리셨었다니. 절필 선언을 하셨다는 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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