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덧없는 밀야 : 칠흑의 귀공자는 사랑을 안다 - 칠흑의 귀공자는 사랑을 안다
카무라 아리사 지음, 미코시바 료우 그림, 효은 옮김 / 코르셋노블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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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국의 벨로즈 백작 영애 레티시아는 갑작스레 발렌 제국행 사절단에 합류하는데, 뒤늦게 자신이 백작 부부의 친자가 아니라는 소문이 떠도는 것을 알게 된다. 갑작스럽게 알게 된 사실에 충격을 받고 사절단 내에서 겪는 적의에 시달리면서도 의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하던 레티시아는, 어느 무도회에서 같은 사절단의 벨몬드에게 부상을 입고 비스타 상단 대표라는 지크에게 감싸여진다. 대대로 우수한 군인을 배출해 온 노에인 후작의 아들이지만 전역 후 아버지와 연을 끊고 살 길을 찾아 무역상이 된 지크는 레티시아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치료를 도와주고, 함께 지내는 동안 두 사람의 관계는 점점 깊어진다. 그러나 어느 날의 사고를 기점으로 갑자기 지크는 레티시아를 밀어내기 시작하는데―


전체적으로 성장물 분위기입니다. 18년간 벨로즈 백작 부천의 딸로 살아왔는데 갑자기 타인이라는 이야기에(그것도 부모에게 직접 전해들은 것도 아닌 소문으로 간접적으로 듣고 타국으로 쫓겨나듯 와 있음) 충격받은 레티시아가 한순간 가족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백작 영애라는 자신의 신분마저 사라지게 될 처지에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하는가, 후작가 후계자로 군인이었으나 절연하고 무역상으로서 새로운 길을 찾았으나 또 한 번의 위기를 맞이하게 된 지크가 군인을 그만두게 된 사건이며 현재에도 지속되고 있는 트라우마와 어떻게 마주보고 위기에서 어떤 길을 선택하게 되는가.. 그리고 두 사람이 각자 서로의 존재를 어떻게 느끼는가. 지크는 인생도정에서 짐작할 수 있다시피 능력남이고, 레티시아는 사실 이렇다할 특징은 없고.. 연약해 보이지만 무너지지는 않는다고 할까요, 키워드로 보면 다정녀 순정녀 상처녀 모두 맞는데 딱 이거다 싶은 수식어가 떠오르지는 않네요. 


악역은 둘 등장합니다. 여주를 끈질기게 쫓아다니며 가짜 영애라며 비아냥대는 같은 사절단의 듀바리 후작의 아들 벨몬드, 남주와 여주의 외출에서 갑자기 마주친 어딘가 수상쩍은 상인 유리안 콜벨. 전자는 여러 번의 짜증을 후자는 깊은 한 번의 짜증을 담당...하는...데... 사실 전자는 비열한 평면적 캐릭터로 사건만 많이 일으킨다면, 후자는 나름 생각할 여지를 주게 하는 악역입니다.


(※스포주의)

남주는 타국의 내전에 파병되었고, 유리안은 그 타국의 민간인으로 내전으로 쑥대밭이 된 나라에서 살아남기 위해 상인이 되었습니다. 남주는 이 내전에서 받은 충격(적이 비전투원 민간인을 협박으로 동원함)으로 검을 들 수 없게 되어 절연까지 당했는데, 사실 내전 당사자의 입장에서 타국의 개입으로 내전이 확대되고 피해가 커졌다고 생각하면 파병군인의 개인사를 가엾게 느껴줄 수 있는 입장은 아니죠. 그렇다고 지크가 유리안의 부모를 죽였다거나 하는 직접적인 원한이 있는 건 아니고(자국 병사에게 살해당했다고 언급됩니다) 남주가 자국 내전에 파병된 군인(아버지가 발렌 군 총사령관;)에다 무역 업계에서 서로 경쟁자이기도 하다보니 원한의 표적이 되어버린 느낌이네요. 그런데 원한의 내용이 내용이다 보니... 이 갈등은 풀리는 종류가 아니라 남주와 여주의 최후를 위한 관문 같은 성격이어서 좀 더 안타깝네요.


작가님 후기에서 이 소설은 할리퀸 <내일이 없는 두 사람이라도/케이트 휴이트 저>를 각색한 내용이라고 언급됩니다. 일본 TL에서 서양풍 로맨스 배경이긴 하지만 파병소재라니 색다르다 싶었는데 할리퀸이라고 하니 납득했네요. 사실 덧없는 밀야도 어색한 제목은 아니지만 원제 쪽이 내용에는 좀 더 어울린다 싶기도.


성장물인만큼, 주인공 두 사람이 각자 지닌 갈등이 어떻게 해결될까가 기대되었는데, 기대만큼은 아니라도 떡밥 회수는 빠짐없이 합니다. 남주의 트라우마 해결은 어느정도 예상한 흐름으로 해결되고 여주 쪽 문제도 무난하게 진실이 밝혀집니다. 그리고 완결, 인데 해결부분에 좀 더 분량이 들어가도 좋을 것 같은데 너무 요점 장면만 지나가서 좀 임팩트가 적은 것 같아요. 삽화는 그다지 취향이 아니었지만 스토리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무난하게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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