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읽는 것을 추천한다. 읽는 내내 추운 수용소의 풍경으로 몸과 마음이 서늘해진다. 우리의 가여운 슈호프는 수용소 안에서 성실하다. 함부로 버리지 못해 끝까지 벽돌을 쌓고 무언가를 얻어먹기 위해 무언가를 한다. 양배추국의 건더기와 빵에 대한 묘사가 정말 많다. 수용소 안에서의 유일한 기쁨! 책을 덮고 나면 솔제니친의 나라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수많은 슈호프를 오늘도 양산하고 있는 그 나라.
이런류의 책은 의심을 기반으로 읽어내려가야 한다는 사실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데이브 아스프리 아저씨가 꽤나 마음에 든다. 단식에 대한 책이지만 단식 그 자체만을 다루지는 않는다. 단식을 하려고 하는 이유에 대해서 묻고 음식에 대한 갈망과 더 나아가서는 증오에 대한 단식까지 이야기한다. 그리고 사람마다 적합한 단식방법이 다를 수 있음을 삼일 동안 단식을 실천하다가 포기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음을 기꺼이 언급한다. 책 중간 중간 명상록과 세네카의 글, 에픽텍토스의 문장을 활용하는데 이런 부분에서 데이브 아저씨는 참 열심히 사는 사람임에는 틀림없구나 싶다. 책꽂이에 꽂아두고 음식에 대한 갈망으로 정신 못차릴 때마다 꺼내 읽고 싶다.
와아. 내가 이런 아름다운 동화와 소년소설을 읽지 않고 있었다니! 보석같은 작품이 넘쳐나는 책이다. 고르고 고른, 귀하디 귀한 이야기들만이 책 속에 빼곡하다. 아동문학을 무시하는 세상의 풍조에 나는 가담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훌륭한 고전을 이제야 읽어보는걸 보니 나도 가담하고 있었음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