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무엇을 기대했나? 스토너씨는 죽기 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나도 같은 질문을 던져본다. 난 인생에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가?방향을 잃어버린 요즘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하고싶은 것이 많아 행복하다. 정신없이 바쁜데 이렇게 바쁘게 살아도 되나 싶다. 사랑하고 싶은데 내 안에서 사랑이 사그라지고 만다. 다만 조금씩 나은 ‘나’가 되어가고 있음에는 틀림없다. 내가 되고싶은 내가 될테다.
글을 읽으며 찐웃음이 푸하하 터져 나오는 것은 흔한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 책은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얕잡아 보던 국내 축제를 자세히 들여다 보았더니 예뻐보이더라는 결론은 아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이 있긴하더라.
틈새의 시선이 담긴 이런류의 책들이 좋다. 어제 영국의 학교에서 학교폭력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처리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 책과 이어진다. 다국적기업이 세상을 지배하고 지구는 24시간 연결된 ‘촌(village)’이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은 참 다르다. 엠파시의 시대다. 그리고 이 책은 엠파시의 시대에 적절한 주제도서다.
여름이 끝나가는 지금과 어울린다. 한가한 방학 중 바닥에 벌러덩 누워서 읽었다. 한 단편이 끝날때마다 “여름이 끝나가고 있군.” 혹은 “아 여름이 이렇게 끝이라니.”라는 굳이 해도 하지 않아도 별 상관이 없는 말들을 했다. 표지처럼 여리여리 아름답고 슬프고 우울하고 조금의 희망이 느껴지는 소설들.
갑자기 만난 너무 좋은 책을 완독하고 나면 하고 싶은 이야기와 기록해두고 싶은 내용이 많아 독후활동을 바로 할 수가 없다. 미루길 좋아하는 나는 그렇게 정리하지 않은 책들이 한더미다. 이 책도 미루다 이제야 적어본다. 술을 자주 마시지는 않지만 좋아한다. 적당한 취기는 좀 더 나은 나를 만든다. 적당한 취기의 나는 평소보다 활발하고 하고싶은 말은 하며 자유롭다. 그런데 취기의 적당함은 정말 순간이라 눈 깜짝할 새에 나은 나는 온데간데 없고 추한 나만 남아있다. 이 끔찍한 경험을 여러번 하고 나선 나의 음주를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되겠다싶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혹시 나와 같은 문제에 시달리는 사람이라면 정말 강력하게 추천하는 책이다. 냅은 자신의 알콜중독 이야기를 빈틈없이 관찰하고 고찰하며 우리에게 말한다. “우리는 술 없이도 더 나은 사람, 되고싶은 사람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