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탐험
세상을 바꾼 탐험 | 김용만 글 | 다른
2014.11.01
13세기만 해도 중세 유럽은 ‘암흑기’라는 또 다른 이름이 말해주듯 세계의 한 구석을 차지하는 변두리에 불과했다. 세계적인 발명품인 인쇄술, 제지술, 화약, 나침반 등이 중국에서 만들어졌고, 이슬람 세계에서 고대 그리스의 학문을 발전시켰던 것에 비하면 분명 그 당시 유럽은 가난하고 후진 사회였다. 그럼 오늘날의 유럽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이 책 《세상을 바꾼 탐험》의 저자는 15세기 말 대항해 시대가 개막되고 유럽인들이 직접 동방으로 가는 항로를 찾는 탐험에 성공하면서부터 세계사의 흐름은 역전되기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단 수백 년 만에 세계사의 흐름을 주도하며 서구 문명의 찬란한 승리를 쟁취한 유럽의 오만함은 19세기에 제국주의가 절정을 이루며 극에 달했다. 무력을 앞세워 전 세계 나라의 대부분을 식민지로 삼았고,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삶의 터전과 자원 수탈은 물론 인간 이하의 취급을 하며 노예로 전락시켰다. 단지 먹을거리를 찾기 위해 시작한 인류의 이동은 점차 인류가 진화하면서 결핍과 욕망으로 점철된 탐험의 역사가 되었다. 그리고 그 대가는 너무나 참혹했다.
베네수엘라에서 10월 12일은 ‘원주민 저항의 날’이다. 반면 미국에서 이 날은 1492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날’이라 하여 국가공휴일로 기념한다. 어떤 입장에서 보느냐에 따라 역사적 해석은 이렇게 극과 극을 오간다. 그렇기에 후자가 상식으로 통하는 나라에 산다고 할지라도 부러 우리는 “왜?”라는 질문을 가져야 한다. 다른 한쪽에서는 여전히 수탈된 대지를 제 것으로 끌어안지 못하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류가 함께 존재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탐험가를 많이 배출한 유럽과 미국에서 출간된 책들과, 그 책들을 재편한 책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이 분야에서 어느 한쪽의 편향된 관점만 강조되는 것을 경계하고 탐험의 역사에 “왜?”라는 질문을 자꾸 던져보고 그 답을 찾으려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오늘날의 세계를 이해하는 균형 잡힌 역사 인식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더불어 “탐험의 역사를 유럽인이 주도해 왔다는 생각은 15세기 말 이후의 역사만을 집중적으로 조명했을 때 생기는 편견일 따름이다”라고 이 책은 일침을 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