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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언더 (The Under) - 보이지 않는 위험 아래, 당신의 자산을 지키는 생존 항해술
드림브릿지 지음 / 바른북스 / 2026년 4월
평점 :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필자는 15년 동안 대형 상선을 책임진 현직 선장이다. 책 이름 <디 언더>는 바닷 속의 보이지 않는 곳을 말한다. 여기에 항해와 금융의 유사함을 토대로 <디 언더>는 보이지 않는 바닷속처럼, 금융의 보이지 않는 위험들을 나타낸다. 필자는 금융을 공부하면서 금융에서의 자산관리가 항해술과 비슷하다고 생각되어 자신의 분야인 항해와 자산관리를 비유적으로 설명한다.
진정한 실력은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화려함이 아니라,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갈고 닦은 진정한 단단함이다. 평화로울 때는 드러나지 않지만 위기의 순간에 깊숙한 곳에서부터 나를 다시 일으킬 수 있는 그 무언가이다. 필자는 우리 인생의 본질은 언제나 수면 아래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보이지 않는 곳을 장악하는 자만이 보이는 곳을 지배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인생의 본질을 이루는 것이 바로 책임, 관계, 역경, 결단, 품격이다. 이 다섯 가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를 지탱하고 일으켜 세우는 전환점을 만들어낼 것이다. 이 다섯 가지 주제마다 또 5개의 소주제로 이루어져 있어 총 25가지의 인생의 지혜를 다룬다. 특이한 점은 모든 소주제의 제목이 "Under-"로 시작된다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것들을 잘 만들어가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항해술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르게 가는 것이 아니다. 배가 좌초되지 않고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도록 리스크 관리를 하는 것이다. 금융도 마찬가지이다. 수익을 빠르게 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미 가진 자산을 잘 지키고 안전하게 수익을 불리는 것이다. 우리의 인생도 이처럼 이미 가진 것들을 지키면서 안전하게 더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여겨야 하지 않을까?

책을 읽다보면 한 권의 선적 사용설명서를 읽는 듯하고, 항해의 역사를 읽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배에 대한 흥미롭고 신기한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어느새 닮아 있는 우리 인생 이야기를 만난다. 선장으로서 배에 대한 아주 깊고 상세한 이야기를 하노라면 바로 인생과 금융의 이야기로 이어간다. 이 책은 필자가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우리의 입을 떡 벌어지게 하는 거대한 배는 결점이 없어 보인다. 거대한 배도 암초를 잘못 만나면 좌초하게 되는데, 필자는 수면 위 암초만큼이나 수면 아래에 숨어서 배 바닥을 노리는 암초가 더 무섭다고 한다. 수면 아래에 존재하는 암초는 바로 '내부의 부식'이다. 내부의 부식과 더불어 배 바닥에 들러붙어서 거대한 저항을 만들어내는 따개비도 문제이다.
금융 시장도 마찬가지이다. 겉으로는 화려하게 포장된 회사들이 실제로는 회복 불가능한 부실 기업일 때가 있다. 낡은 배를 잘 팔기 위해 녹슨 부위를 새로 두껍게 페인트칠을 하듯이 부실한 기업들이 회계 부정으로 위험을 감춘다. 2008년 금융위기 때 AAA급 초우량 채권들이 쓰레기도 전락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겉으로 멀쩡한 배의 숨겨져 있는 내부와 아래의 부식은 어떤지 살펴보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배 바닥에 붙어 있는 따개비도 위협 요소가 된다. 이 작은 생물들이 배를 단 번에 파괴하지는 않지만 엄청난 마찰 저항력을 만들어 내서 훨씬 더 많은 연료를 소모하게 한다. 금융에서의 과도한 수수료, 관리하지 못한 세금 부채, 발목을 잡고 있는 좀비 종목들이 바로 이런 효율성을 저해하는 요소들이다.
전혀 상관성이 없을 것 같은 항해와 금융이라는 두 개의 분야가 15년 경력의 선장의 뛰어난 통찰력으로 엮이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항해의 문제들이 금융의 문제들로, 해결책 또한 비슷하게 연결되는 것이 기가 막히다. 바다와 항해, 그리고 금융의 문제들을 흥미롭게 배울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