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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잠 못 드는 위험한 인문학 - 인류학적 오답 연구
다크모드 지음 / 모티브 / 2026년 4월
평점 :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좋은 것은 알지만 그것들을 실천하기는 힘이 든다. 학교 교육을 통해, 또는 이미 성공한 사람들을 통해 고전, 인문학이 중요하고 인생에 도움이 된다는 말은 익히 들었다. 하지만 우리가 그 좋은 책들을 모두 찾아서 읽기는 쉽지 않다. 누군가가 정리해서 주면 기본적인 소양 정도는 갖출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그 지식은 겉핥기에 불과하다.
필자는 인류가 많은 고전을 통해 남겨놓은 반복적인 실수와 실패에 대해 연구했다. 인류는 한 번도 완벽한 적이 없으며, 왜 같은 실수를 매번 반복하는지에 궁금증으로 시작한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재한다는 것 말고는 주위의 모든 것들이 바뀌었다. 역사상 어떤 종보다 뛰어난 인간은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았지만 과거에도 반복했던 실패를 지금도 반복하고 있다.
작은 실수나 남에게 해가 거의 없는 실수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이상을 넘어가는 실수나 실패는 범죄, 형벌, 감옥, 전쟁 등과 연관이 되곤 한다. 긴 역사를 통틀어 다양한 형태의 범죄가 일어났고, 그에 대한 정의를 위해 형벌이라는 또 다른 폭력이 자행된다. 범죄자들을 격리하고 교화하기 위해 감옥이라는 장소에 격리하지만 이 곳은 결코 그들의 목적대로 굴러가지 않는다.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다'는 말처럼 실수와 실패를 곱씹어보면 조금만 앞을 예상하거나 예측할 수 있었다면 피할 수 있었던 일들이 있다. 왜 인간은 계속 눈 앞에 있는 것만 보고 그 다음을 생각하지 못하는가? 왜 같은 실수들이 시대를 넘어 되풀이되는 것일까? 왜 영리한 사람들조차 자신이 만든 틀 안에서 엉뚱하게 무너질까? 매우 흥미로운 주제를 경험할 수 있는 책이다.

현대 사회에서 가장 큰 형벌은 인간의 목숨을 빼앗는 것이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목숨을 빼앗는 것이 더 배려하는 형벌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바로 살아남을수록 죽는 몸을 만드는 '보트 형벌'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보트 형벌은 인간을 죽이지 않고 살려두는 형벌을 택한다. 하지만 생존 자체가 더 고통이 되는 방식이다.
속이 빈 나무 보트 안에 사람을 눕히고 위와 아래에 보트를 포개서 샌드위치처럼 만든다. 얼굴, 손과 발은 외부로 노출시키고 꿀을 바른다. 죄인에게는 우유와 꿀을 강제로 먹이고 늪지대 또는 호수로 끌고간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갖은 곤충 떼가 몰려들어 알을 낳는다. 다시 온 몸에 꿀을 바르고 우유와 꿀을 강제로 먹인다. 이 과정은 17일 동안 계속된다.
실제로 보트 형벌이 집행되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고대의 이야기로 전해진다. 이 형벌은 인간을 죽이기보다 생존 본능으로 인한 고통을 느끼게 하는데 집중한다. 형벌은 죄인을 사회로부터 격리하고 처벌하는 것이지만 보트 형벌은 죄인을 없애는 것보다 사람들이 그 고통을 구경하게 함으로써 그들의 행동을 통제하려 했다. 죄인을 죽이는 것보다 사회적 교화 목적이 더 강했다고 할까?
죄인을 죽이는 것이 가장 쉬운 것이지만 이런 보트 형벌처럼 몸에 직접 가해지는 고통을 통해 권력을 더 오래 지속하고, 사람들을 복종시키려는 목적으로 탄생한 것이 바로 감옥이다. 한 사람의 몸을 다루고 처벌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시간 및 공간 자체를 통제하려는 시도였다. 감옥 시스템에 대한 어떤 의문도 품지 않았는데, 감옥이 가진 의도가 생각보다 크다는 걸 알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