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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 디자인의 원칙 - 가장 완벽한 아이덴티티 디자인 가이드
조지 보쿠아 지음, 현호영 옮김 / 유엑스리뷰 / 2026년 4월
평점 :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1인 창업이 열풍이던 때 가장 쉽고 빨리 수익화를 할 수 있는 모델이 바로 로고 디자인이었다. 디자인 1도 모르는 내가 로고 디자인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흐름을 따라서였다. 로고 디자인을 하는 것과 수익화를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지만 특별한 디자인 감각과 스킬이 없어도 로고 디자인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많은 지식과 툴들이 인터넷에 차고 넘친다.
여러 툴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내가 써야할 로고들을 만들고 실제로도 사용하고 있지만 로고 디자인에 대한 지식은 없었다. 우연히 지나치다가 감각적인 디자인의 선명한 책 제목인 <로고 디자인의 원칙>에 이유도 없이 끌렸다. 디자인하고는 전혀 관련이 없지만 평소 파워포인트 작업을 하기 때문에 관심이 갔을지도 모르겠다. 로고 디자인을 디자인 지식도 없이 무모하게 했던 경험이 있어서 전문적인 지식을 알고 싶었다.
이 책은 작은 스타트업부터 디즈니, 뉴발란스, 소닉, 와이어드 등 세계 유명 브랜드와 작업한 아이덴티티 디자인 및 개발 분야에서만 1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로고 디자이너 조지 보쿠아의 작성한 디자인 책이다. 보통의 디자인 책들과 다르게 화려한 색깔은 빼고 흑백으로 담백하게 내용을 담아낸다. 색감보다는 디자인 아이디어와 가이드에 집중한 느낌이랄까?
이 책을 읽고 공부하면서 로고 디자이너에게 미안한 마음마저 들었다. 디자인에 문외한인 내가 가장 쉬운 창업 아이템으로 로고 디자인을 만만하게 본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필자의 로고 디자인에는 철학이 있다. 쉽게 생각해서 만들어내는 일회성 상품이 아니라 늘 같은 패턴으로 일정한 규칙을 가져야 하는 예술작품이다. 심볼을 만들 때 원, 삼각형, 사각형, 직선, 곡선, 다양한 문형 등을 체계적으로 배열하여 아이디어를 얻는다.

우리 눈에 보이는 로고는 아주 단순한 형태일 뿐이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놀라움의 연속이다. 특히 예술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는 수학 공식이 결합되는 것에 탄성을 금할 수 없다. 문과인 나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들어본 피보나치 수열이 나온다. 다음에 나오는 수는 이전에 나온 두 수와 같다는 피보나치 수열이 자연계에서 황금 비율을 보여주기 때문에 가장 디자인과 잘 어울리는 수학지식인 것이다.
단순한 산술을 넘어 특이한 조합을 만들어낼 수 있고, 다양한 사물이나 사건 속에서 찾아내는 재미가 있다. 원하는 디자인을 위해서 다양한 도형과 사물의 형태를 배열하고 마치 수학으로 계산한 것처럼 딱 떨어지는 디자인을 구현해 낼 수 있는 분야가 바로 로고 디자인이다. 그는 수학처럼 올바른 디자인 뒤에는 올바른 공식이 있다고 믿는다.
예술은 창의성을 중시하고, 규칙은 창의성을 일정 부분 제한한다. 하지만 필자는 오히려 규칙이 창의성을 더 발전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즉흥성과 수학적 접근이 만나면 합리적이면서도 혼돈스러운 창의성이 발휘된다고 한다. 다만 수학적 발상이 창의적 감각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말이다.
로고 디자인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바로 '덜어낼수록 더해진다'일 것이다. 로고 디자인은 가장 단순한 문양에 가장 많은 정보를 담아내야 한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단순함의 미학으로서의 미니멀리즘이 가장 잘 구현된 분야가 바로 로고 디자인 분야인 것이다. 가장 철학적이면서도 가장 고전적인 동양의 문화와 많이 닮아 있는 로고 디자인의 매력과 철학을 깊이 느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