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주의 라이벌로 읽는 한국사 - 삼국시대에서 조선시대까지 한국사를 바꾼 31번의 선택
신병주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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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세상은 라이벌 구도로 이루어져 있다. 동물도 식물도, 물론 인간의 세계도 라이벌 구도로 만들어진다. 라이벌 구조는 드라마, 영화에도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 요소이다. 실제 인간사에서 라이벌 구조는 상황을 극적으로 반전시키며, 서로의 성장을 돕기도 하고, 서로 악연으로 만들기도 한다. 특히 우리 역사 속 라이벌들의 경쟁을 보면 한 시대를 풍미한 다양한 사건들을 다양하게 조명해볼 수 있다.


필자인 신병주 교수는 MBC 라디오 <여성시대>를 통해 역사 속 다양한 라이벌의 이야기를 재미있고,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많은 인기를 얻었다. 아침 시간대에 고객 미팅을 하러 갈 때 종종 들었던 기억이 있다. 필자의 구수한 목소리에 풍부한 역사적 지식을 가미하고, 실제 같은 연기들이 역사속 라이벌들을 살아나게 하는 핵심이었다고 생각한다. 라디오를 통해 소개한 라이벌들 중에서 청자들의 호응이 좋았던 31번의 선택만 골라서 책으로 다시 소개한다.


치열한 역사 속의 전쟁으로 기록되는 삼국시대부터 외침의 위기를 수없이 겪은 고려시대, 명분과 실리의 각축장이었던 조선시대에 걸쳐 1:1의 경쟁구도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경쟁 구도를 소개한다. 그리고 그 이면에 숨겨진 진짜 의도와 그 경쟁을 통해 바뀌된 우리 역사의 전환점 등을 실감나게 전달한다. 역사적 지식이 풍부하지 않더라도 필자의 풍부한 전달력으로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다.


삼국시대의 김유신과 계백, 김춘추와 연개소문, 진흥왕과 성왕, 원효와 의상의 대결, 고려시대의 왕건, 견훤과 궁예, 고려와 거란의 전쟁, 김부식과 묘청, 무신정권의 라이벌들, 고려와 몽골의 대립, 충렬왕, 충선왕과 충숙왕의 대결 등 운명의 엇갈린 대결 구도가 펼쳐진다. 특히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조선왕조 500년의 역사는 최영과 이성계의 대결로 시작된다. 이방원과 정도전의 신권 다툼 등 보통 역사서에서는 볼 수 없는 긴장감 넘치는 대결이 이어진다.




특히 태종 이방원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흥미진진하다. 당사자들 입장에서는 최악의 라이벌이겠지만 역사를 즐기는 독자 입장에서 이방원만큼이나 구미를 당기게 하는 인물이 또 있을까? 고려를 무너뜨리고 조선을 일으키는데 핵심 역할을 담당한 이방원, 하지만 이성계의 화를 돋우어 변방을 떠돌다 다시 중심으로 서기까지의 일정은 역사상 어떤 인물도 이만큼 역동적이지 못할 것이다.


왕권 중심의 국가를 이어오다가 조선시대를 세운 이성계와 정도전, 둘의 생각은 서로 달랐을 것이다. 이성계는 왕권을 잘 유지하고 강화하고 싶었을 테지만, 조선의 모든 제도를 처음부터 담당한 정도전은 달랐다. 왕으로 계승되는 자리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지만 다만 현명한 왕도 있지만 부적합한 왕도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최고의 제도는 신권 중심의 체제였다. 나라에서 가장 유능한 재상을 뽑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이방원과 크게 부딪히는 부분이었을 것이다.


사병 혁파, 세자 책봉 등에서 이방원과 정도전은 크게 부딪혔고, 이는 이방원이 정도전을 제거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이후 태종은 강력한 왕권 강화에 나서게 되고, 조선 역사의 기틀을 제대로 정비하는 것이다. 이방원은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악인으로 비춰질수 있지만 조선왕조 500년의 기틀을 마련한 면에서는 역사적 평가가 후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박정희 대통령의 많은 부분을 비난하지만, 경제적 업적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이후에도 태종은 조선의 안정적인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세자인 양녕을 폐위하고 충녕을 세우게 된다. 학문을 싫어한 양녕에 비해, 학문을 좋아하고 인성이 좋은 충녕을 선택하는 택현을 통해 후계자 교체를 한 것도 이런 일환이었다. 결과적으로 후에 세종이 되는 충녕군을 후계자로 택한 것은 역사적 평가에서 매우 잘한 일이었다.


역사적 사건들의 대립, 인물들의 갈등, 그리고 후에 알게되는 역사적 사실들을 맞춰보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역사적 사건들에서의 라이벌 구도, 이는 오늘날 기업들 사이의 라이벌 구도로 이어지면서 이야기의 재미를 더할 것이다. 단순한 역사적 사실을 넘어 인간 관계로 엮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는 것이 얼마나 재미 있는지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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