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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숙성 - 시간이 완성한 문장들
박현민 지음 / 우주북스 / 2025년 11월
평점 :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말은 기록되고, 기록은 숙성된다!
<말의 숙성>은 그렇게 인터뷰이들의 말이 기록되고, 10년을 거쳐 숙성된 기록들의 모음이다. 10여 년 동안 1,000명 넘게 인터뷰를 하면서 차곡차곡 쌓아 놓은 말들, 그들과의 대화에서 건져낸 주옥같은 문장들을 모아 <말의 숙성>으로 엮어낸, 말 그대로 시간이 만들어낸 기록이다.
특히 우리에게 잘 알려진 배우, 가수, 작가, 감독 등의 인터뷰를 모아 짧게 구성한 내용들이 마음에 와 박힌다. 모니터로만 보던 유명인들의 가치관, 진심, 그리고 치열한 열정 등이 느껴지는 글들이다.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사는 그들은 얼마나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을까?
그들은 스스로를 돌아보며 얼마나 자기성찰의 시간을 가질까? 평소에는 잘 알 수 없는 유명인들의 한 단면을 들여다보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평소 좋아하는 유명인들이라면 좀더 좋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에는 배우들의 삶과 그들의 연기 열정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여러 번 있다. 자신의 분야에서 이미 최고의 자리에 있지만 끝까지 노력하는 그들의 모습은 보이는 곳보다 보이지 않은 곳에서의 노력 때문에 빛나는 것이다. 어떤 분야보다도 실력이 쟁쟁한 사람들이 많다보니 최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분야이다. 그들은 한 작품을 위해 살을 20킬로그램 이상 불리기도 하고, 전혀 모르는 분야를 배우기도 한다.

나는 손예진 배우를 좋아한다. 그녀의 외모뿐 아니라 겸손함과 친절함, 그리고 끊임없이 배우는 성실함에 반했다.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작품마다 정성을 쏟는 모습에 프로를 넘어 존경심까지 생기게 만든다. 그녀의 말처럼 '이제 좀 슬렁슬렁 살아도 되겠네'라는 순간은 한 번도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녀 자신의 기준 자체가 남이 아닌 스스로에게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남이 칭송을 하더라도 스스로가 세운 기준에 맞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연령과 성별과 무관하게 10년차든 20년차든 자신의 자리에서 만족하는 사람은 없다. 항상 새로운 일은 주어지고 그 일을 해결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손예진은 노력의 한계에 부딪히는 상황이 오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자신의 역량에 따라 최선을 다하는 것이 맞다고 말한다. 또한 스스로 택한 길이라면 투정부터 부리는 행동은 제발 지양하고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필자가 그녀를 만난 10년 전에도 이미 대한민국 톱 배우의 자리에 있었지만 그녀는 그 때도 지금도 계속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 그녀의 이런 노력은 대한민국 톱배우의 자리에서 여전히 빛을 내고 있는 몇 안되는 배우의 자리를 선사했다. 이미 최고의 자리에 있는 배우가 최고의 노력을 한다면 과연 어떤 배우가 그 자리를 탐할 수 있을까? 가장 무서운 것이 최고의 자리에 있는 사람의 최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