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승계 마스터플랜
김선화 지음 / 삼일인포마인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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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몇년 전 대기업에서 근무할 때 가문관리서비스(FO, Family Office)를 접한 적이 있다. 대부분은 대기업들이 고객이고, 중소기업 중에서도 현금 자산 30억 이상, 부동산 자산 200억 이상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였다. 규모가 되는 회사들은 일찍부터 가업의 지속성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여력도 되지 않을뿐더러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일본에는 100년 이상 장수하는 기업들이 5만 개가 넘는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에는 겨우 10개 수준이다. 경쟁력 있는 한국기업의 현실을 보면 가업승계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 우수한 제조업 대표님들을 만나서 미팅을 하다보면 대부분의 고민이 가업승계에 관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젊은 세대들은 풍족한 시대를 살면서 아무리 우수한 기업이라고 해도 부모님의 제조업을 승계하지 않으려고 한다.


대부분의 대표님들은 업계 소문이 무서워 이런 고민을 잘 이야기하지 않지만 친한 대표님들에 의하면 많은 대표님들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듯 하다. 가업승계는 한 기업뿐 아니라 산업을 넘어 한 국가의 존속을 위협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기업 자체의 플랜도 있어야하지만 국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필자는 가업승계 분야의 대표적인 전문가로 약 20년 동안 수많은 기업의 가업승계를 도왔다. 그리고 이 책 이전에 2권의 가업승계 책을 썼지만 현실적인 대책에 대한 현장의 요구에 따라 풍부한 사례를 포함한 실무 중심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수백 개의 가족기업을 컨설팅하며 검증한 실전 가업승계 설계도라 자신한다.




성공적인 가업승계를 위해서는 기업, 가족, 오너십이라는 3가지 시스템이 서로 맞물려 작동해야 한다. 이는 하버드대 레나토 타귀리와 존 데이비스가 제시한 3-Circle 모델에 따른 구조와 갈등을 토대로 한다. 필자는 그 토대 위에 기업, 가족, 오너십이라는 교차점에서 발생하는 세대교체를 핵심 항목으로 추가한다. 4가지 주제에 2가지 핵심 전략을 더해 8가지 가업승계 마스터플랜으로 정리한다.


지속 가능한 기업 승계를 위한 경영철학과 변화혁신, 전략적인 경영권 승계를 통한 세대교체를 위한 후계육성과 은퇴계획, 가족의 갈등을 예방하고 가문시스템 설계를 위한 가족화합과 가족규정, 가족기업의 지배력 보존 목적의 오너십을 위한 지배구조와 상속계획 등 8가지 성공요인을 제시한다.


가업승계에는 이 8가지가 유기적으로 잘 갖추어져 돌아가야 하지만 현장에서는 쉽지 않다. 8가지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우선적인 요인을 고르라면 주저하지 않고 '후계육성'이라 말할 것이다. 나머지는 원래 있는 것들에 대한 변화, 육성, 설득의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후계육성은 대상을 먼저 선정해야 하고, 그 대상에 대한 장기적인 육성계획이 들어가야하기 때문이다.


가업승계의 니즈가 있는 기업에서는 자녀가 20대부터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자녀가 없으면 사위나 친척이 그 자리를 대신하기도 한다. 그 마저도 없으면 창업자는 전문경영인을 찾거나 매각을 고민하는 것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후계육성을 위한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세대간의 신뢰를 통한 장기적인 후계자 육성 시스템을 제안한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리더십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가업승계는 성장의 가도를 달려 안정적인 기업에서 가장 다루기 어려운 주제 중의 하나이다. 가업승계는 답이 명확하면서도 답이 없는 경우가 많다. 다른 법인 이슈들과 달리 가족, 세대교체라는 돌발 변수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 기업의 지속가능성, 세대간의 이전, 오너십의 발휘 등 많은 문제들이 산재하지만 이 책을 통해 긴 호흡으로 지금부터 준비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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