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서 없음 - 격동의 세계를 이해하는 세 가지 프레임
헬렌 톰슨 지음, 김승진 옮김 / 윌북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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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정말 흥미롭다. 매일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도 잘만 굴러가는 시스템은 누가 만들었을까? 그것들이 어떻게 생겨나서 어떻게 운영되는지 잘 몰라도 우리는 잘 살고 있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내용들을 잘 몰라도 이 세상은 잘 굴러가고 있으며, 나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 불편한 것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 책을 읽어야 할까?


필자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초거시적인 차원에서 분석한다. 한 국가가 아니라 국제 사회를 이루는 국가들의 대격변을 다룬다. 기술적 측면에서만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기술로 인해 변화가 시작되었겠지만 이는 에너지, 경제, 정치적 측면에 이르는 광대한 변화를 일으킨다. 우리는 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는지 잘 모른다. 언론에서 떠들어대는 것을 토대로 추정만 할뿐이다. 하지만 필자의 프레임에 따라 에너지, 경제, 정치적 측면을 감안하면 의도를 알 수도 있을 것 같다.


지정학 측면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긴장은 최대로 고조되고 있으며, 세계 각국에서는 군사적 충돌과 갈등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UN과 NATO의 실질적인 영향력에 대한 의구심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과거의 안보동맹들 간에도 실리를 앞세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합리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지정학적 사건들로 인해 심지어는 제3차 대전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경제 측면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의 극단적 양적 완화 조치로 대부분의 국가들보다 기준 금리가 비정상적으로 높게 유지하고 있다. 과거 미국 연준이 비정상적인 통화공급을 정상으로 되돌려보겠다고 시도한 3년이 물거품이 되었다. 유럽도 양적 완화를 단행했고,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이던 중국조차 큰 폭의 성장 둔화를 겪고 있다.


에너지 측면에서 세계의 연간 석유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다. 많은 국가들이 화석연료에서 벗어나 그린에너지로 전환하려는 국제적인 협력 기조에 적극 동참했기 때문이다. 석유를 대체할 대체 에너지 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결국 생산량을 줄이면서 가격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세계 곳곳에서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난다. 이런 일들의 대부분은 정치적인 이유로 발생한다. 이면에 숨겨진 정치적 계산과 셈법을 간파하지 못한다면 절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많은 국가들이 채택하고 있는 대의제 민주정은 가장 안정적이고 우월하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모든 정부 형태가 그러하듯이 대의제 민주정도 그 취약함을 드러낼 때가 있다. 바로 부채로 인한 경제위기가 왔을 때이다.


특히 최근에는 복지국가로서의 기능이 중요시되면서 정부의 재정지출이 수입을 초과하는 상황이 다반사로 일어난다.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재정적 부채비율이 이미 위험 수준을 넘어서고 있는 나라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정적 지출을 줄일 수 없다. 부채의 수준은 계속 증가할 것이며 그렇게 경제위기도 주기적으로 찾아든다.


필자는 합리적인 수준으로 이해할 수 없는 세계의 격동의 풍랑을 에너지, 경제, 정치의 세가지 프레임으로 분석한다. 모든 현상이 이 프레임에 잘 맞지는 않겠지만 지금까지 일어난 경제와 정치적 상황을 제법 잘 설명하고 있다. 미시적인 관점을 벗어나서 전 세계적인 흐름을 이해하고 싶다면 시간내서 정독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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