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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도록 보고 싶었던 돈의 얼굴 - EBS 다큐프라임
EBS 돈의 얼굴 제작진.조현영 지음, 최상엽 감수 / 영진.com(영진닷컴) / 2025년 7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사람이 생활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돈은 우리 현실에서 어떤 모습일까? 사람들은 돈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또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한 돈에 대한 궁금증으로 다큐멘터리는 시작되었다. 2024년에 EBS에서 6부작 다큐멘터리로 제작된 <돈의 얼굴>에 대한 새로운 정리본이다. 돈에 대한 경제학적인 해석뿐 아니라 철학적인 의미도 전달한다.
EBS다큐프라임에서 6부작으로 제작된 방대한 분량을 단 한권에 담았지만 방송보다 좀더 고민해야할 아이디어가 많다. 경제교육 다큐멘터리지만 돈에 얽힌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이야기와 인간의 욕구를 충실하게 담아낸다. 개인들에게 돈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어떤 애증의 관계를 만들어냈는지 어떤 역사이야기보다 흥미롭고 방대한 서사가 펼쳐진다.
또한 제작진은 우리의 생각과 다르게 경제학에서 말하는 개념들이 실생활에서 충실히 구현되고 있음을 알려준다. 경제학을 배운 적이 없는 사람들조차도 일상생활에서 경제학 개념을 담은 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실천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돈은 돌고 돈다는 것은 유동성, 돈을 굴린다는 복리 개념, 돈이 돈을 번다는 투자, 시간은 돈이다는 금리의 개념을 말하는 것이다.
돈이라는 인간이 만들어낸 발명품이 우리의 사회, 제도, 문화, 그리고 인간의 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또 영향을 받는지 심도 있게 파헤친다. 우리나라를 넘어 해외 다양한 사례와 전문가를 통해 제작진의 의도를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게 다룬다. 경제학이라는 학문과 현실 세계의 간극을 충분히 메워줄 수 있는 가장 쉬우면서도 친절한 경제학 안내서, 자본주의 가이드라인으로 추천한다.

가장 먼저 돈이 본질은 '신뢰'임을 강조한다. 비트코인이 화폐가 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과거로부터 큰 부자들은 '신용'을 중요하게 여겼다. 신용은 곧 신뢰를 말하며, 이는 돈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거래에서 돈이 오고 가지는 않아도 신뢰는 오고 갔다. 따라서 돈을 믿는다는 것은 화폐에 대한 신뢰가 아니라 돈이 굴러가게 하는 시스템과 공동체에 대한 믿음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돈이 물리적인 화폐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임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대규모 예금인출사태를 말하는 '뱅크런'을 예로 들 수 있다. 실제로 돈이나 은행에 문제가 없어도 사람들의 심리가 급변하여 신뢰를 잃게 만들면 순식간에 뱅크런이 발생한다. 객관적인 근거나 실제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돈에 대한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고 보면 된다.
초물가상승, 즉 하이퍼인플레이션도 돈의 신뢰 문제라 생각한다. 초인플레이션 상황에서 돈은 그저 물리적인 형태를 가진 것으로 액면에 적힌 것만큼의 가치가 없어진다. 돈에 대한 신뢰는 무너지고 거래 수단으로서의 문제가 발생한다. 돈의 본질적인 존재 이유인 신뢰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지켜내야 하는 이유이다.
추가로 금리라는 구조적 요소, 명목 임금과 실질 임금의 문제, 개인의 탐욕과 관련된 빚, 인간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노출하는 투자의 영역까지 돈이 드러내는 민낯을 제대로 보여주고 시사점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