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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 너와 나의 인간다움을 지키는 최소한의 삶의 덕목
엄성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5년 6월
평점 :
*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2025년은 전직 대통령의 탄핵 사건으로 시작되었다. 이번 사건을 통해서 상식이 통하는 시대는 죽었는지, 진정 어른다운 어른은 존재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당연한 것들을 당연하지 않게 무시하는 행동들, 어른으로서 당연히 알아야할 것들을 미처 배우지 못하고 하는 미성숙한 행동들로 인해 나다움, 어른다움, 인간다움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나다움을 잃지 않으면서 어른스럽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이 나이를 먹는다고 다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안다. 나는 이 사실을 20대 후반에 깨달았다. 보험영업 관리자로서 60대를 넘어 어머니뻘인 직원들조차 어른답지 못하면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너무 자주 봐왔기 때문이다. 나이는 그저 숫자일 뿐 그 사람의 어른다움을 보여주지 못한다.
필자는 나이란 가치를 담는 그릇이지 그 가치 자체는 아니라고 말한다. 부자의 가치를 모르는 사람이 넘치는 부를 가지게 되면 그릇이 뒤집히거나 깨지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나이는 성숙함의 정도를 나타내지 않고, 성숙할 수 있었던 기회의 수를 나타낸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살아온 세월에 맞게 성숙한 진짜 어른이 그립다. 그래서 나도 그런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해 오늘도 책을 들고 '좋은 삶'에 대한 고민을 한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어른다운 어른이 되기 위한 성찰을 하다가 나다움과 인간다움을 연결하는 윤리를 연구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좋은 삶을 위해 어떤 길을 가야하는지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렇게 찾아낸 덕목이 겸손, 감사, 효, 신뢰, 정직이다.
자존감이 높으면서 겸손할 수 있을까? 나를 괴롭혀서 나를 강하게 만들어준 사람에게도 감사해야 할까? 부모답지 못한 부모에게도 효도를 해야 할까? 누군가를 신뢰할 수 있을까? 정직한 사람도 해야 하는 거짓말이 있을까? 내가 평소에 고민했던 질문이면서 풀어야할 숙제들이다. 인간답게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본질과 가치를 고민해본 적이 있다면 이 책이 방향을 제시할 수도 있겠다.

나도 모르게 남을 괴롭히는 경우도 있겠지만 나는 괴롭힘을 당하는 쪽이다. 물론 그런 일을 계기로 각성해서 더 나은 성장을 이루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고민하는 질문이 있다. 나를 괴롭힌 사람때문에 내가 각성을 해서 더 성장을 한 것이니까 그 사람에게 감사해야 하는 것일까? 의도는 아니지만 결과적으로는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것이니까 말이다.
필자는 이를 '지나친 감사'라고 말한다. 감사의 정도가 과하거나 부적절할 때를 말한다. 이에 대한 예시로 유관순 열사에 대한 일본의 부당한 처사를 예로 들었다. 고문을 조금밖에 하지 않아서 고마워해야 한다거나 더욱 강인한 정신역을 길러준 기회를 준 것에 감사해야 한다는 것은 부적절한 감사가 될 것이다. 악의나 불의에 대한 반응은 감사가 아니라 분노가 더 적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무조건 긍정이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나다움이 인간다움을 만나서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해 고민하는 길목에는 항상 윤리의 기준이 기다리고 있다. 윤리적인 기준에서 판단하고, 상식적인 사유를 한다면 나이에 걸맞는 가치를 담을 수 있는 참다운 어른으로서 제대로 잘 익어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소망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