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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을 디자인하라 (표지 3종 중 1종 랜덤) - 없는 것인가, 못 본 것인가? (50만 부 개정증보판: ABC Edition)
박용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5월
평점 :
*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어떤 사건을 기억하는 우리의 기억력은 정확할까? 왜 동일한 사건에 대해 서로 기억하는 것들이 다르고, 심지어는 반대로 기억하고 있을까? 최근에 내가 운영하는 조직에서도 같은 사건에 대해 나와 전혀 다른 생각과 기억을 가진 일들이 종종 있다. 내 입장에서는 내 말이 맞지만 그 사람 입장에서는 그 사람이 맞을 것이다. 그럼 진정으로 누구 맞을까?
필자는 관점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는 생각을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자칭 대한민국 1호 관점 디자이너이다. 쉽게 말하면 마케팅 이사 또는 홍보 이사 정도의 개념일테지만 그렇게 불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One of them이 되는 것을 극구 거부한다. 오히려 '관점 디자이너'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를 원하면서 업무의 한계를 짓지 않는다. One of them이 아닌 Only one이 되기를 원한다.
내가 종종 활용하는 이미지 자료 중에 여자 두 명과 남자 한 명이 나란히 벤치에 앉아있는 사진이 있다. 순서대로 앉은 남자와 여자는 연인이다. 여자 옆에 앉은 다른 여자는 서로 매우 친한 절친이다. 그런데 그들의 등 뒤로 남자와 연인의 여자 친구가 손을 잡고 있다. 남자와 연인인 여자 친구가 아닌 다른 여자와 손을 잡고 있는 사진이다. 벤치 앞에서 보면 절친과 나란히 앉은 사이 좋은 연인의 아름다운 사진이다. 하지만 벤치 뒤에서 보면 불륜 현장일 뿐이다. 관점의 차이가 이렇게 중요하다.
나는 순간 집중력이 좋은 편이다. 특히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집중해서 보는 편이라 주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사람은 무언가에 집중할 때 주변의 것들을 보지 못하거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의 경우를 보아도 이는 사실이다. 평소 내 주변에 존재하지만 내가 미처 인식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 그것들을 보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관점을 갖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삶을 원한다면 관점을 바꿔야 한다. 관점을 바꿔야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파란색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면 온통 파란색으로 보이지만 빨간색 안경으로 바꿔 쓰면 빨간색 세상이 펼쳐지는 것과 같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똑똑한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일상에서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과거에는 당연하지 않았다. 예를들어 우리가 언제부터 물과 김치를 사먹었을까? 불과 십 몇 년전만 해도 우리가 물을 사먹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지금 시점에서 공기를 사서 마실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힘들다. 하지만 머지 않아 공기도 사서 마셔야 할지 모를 일이다.
이 책은 관점 디자이너 박용후가 쓴 <관점을 디자인하라>의 10년 기념 개정증보판이다. 10년 동안 새로운 혁신이 이제는 일상화된 것도 많고, 10년 전에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였던 것이 이제는 사양화된 것도 있다. 그리고 현재 시점에서 향후 10년 이후까지도 지배할만한 것들도 있다. 10년의 기록을 다시 읽고 현재에 맞게 수정 보완하였다.
가장 중요한 생각의 전환, 관점의 전환은 '당연함'을 의심하는 순간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과거에는 결혼과 출산이 당연한 것이었다. 지금은 결혼뿐 아니라 출산도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연애는 필수지만 결혼은 선택이라는 말도 나올 정도이다. 과거에는 당연한 통신수단이었던 삐삐는 지금 찾아볼 수 없다. 지금은 스마트폰이 대세이지만 미래의 어느 시대에는 스마트폰이 없을 수도 있다.
지금은 카카오톡으로 문자를 보내는 것이 당연하고 무료지만, 과거에는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는 것은 유료였다.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에는 핸드폰에는 번호를 누리기 위한 물리적인 버튼이 있었다. 지금은 어떤 스마트폰에도 물리적 버튼은 찾을 수 없다. 당연히 있어야 하는 필수 요소로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없앨 수 있는 것이었다.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충격이다.
이 책을 읽으면 새로운 관점으로 뇌를 샤워를 하는 느낌을 받는다. 이런 것까지 생각할 수 있나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고정관념에 젖어 우물 안 개구리로 살아오던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소중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