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경이로운 한국인
장클로드 드크레센조 지음, 이소영 옮김 / 마음의숲 / 2025년 3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한국이 전세계에 알려진 기폭제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발생한 것 같다. 그 전의 한국문화는 한류로 불리며 주로 아시아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었다. 코로나19 시점에 K-방역의 위대함을 전세계에 알리고, 이후 넷플릭스를 통한 '오징어게임', 그리고 방탄소년단 등 일련의 사건들로 한국은 더 이상 변방의 작은 나라가 아니라 김구 선생이 바라던 문화강국이 되어 가고 있다.
넷플릭스의 콘텐츠 중에서 한국은 항상 상위권에 있다. 다른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한국의 콘텐츠는 독창성 면에서 단연 뛰어나다. 특히 외국 사람들에게는 많이 생소할 한국적인 문화나 식문화 등이 등장하고 있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듯 하다. 이제 한국이라는 나라는 전세계에 이름을 떨치고 있는 문화강국으로서 당당하게 섰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생활하고 있고, 유튜브를 통해 한국의 일상이 전세계로 생중계 되면서 많은 외국 관광객들도 한국을 찾고 있다. 특히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장소, 음식 등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자신들과 전혀 다른 문화와 사람들을 경험하면서 문화적인 충격도 받을 것이다.
<경이로운 한국인>의 필자는 한국인 아내를 둔 사람으로 전세계 어디에도 없는 한국만의 특징들을 언급한다. 하지만 우리로서는 이게 책까지 쓸 일일까하는 생각을 할 것들이다. 우리 눈에는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이런 게 과연 충격적일까하는 생각을 할만한 일들도 가득하다. 예를 들어 식당에서 어머니의 자매를 뜻하는 '이모'라는 호칭을 쓰는 것부터 식사를 할 때 '많이 드세요'라는 것들 말이다.
필자를 포함해서 많은 외국인들은 한국과 한국인들의 일상을 보고 '놀람'을 넘어 '경이로움'을 느낀다고 한다. 다른 어떤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일상적인 것들 모두가 경이롭다는 것이다. 놀라움은 한 번의 충격으로 끝나지만 경이로움은 충격을 넘어 홀림의 신비를 경험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필자에게 한국은 홀림의 정수를 보여주는 나라이다.

많은 이야기 중에 외국인들에게는 신기한 것 중에 하나가 회식과 술문화가 아닐까싶다. 필자는 한국의 술문화에서 우리의 풍류문화를 본게 아닐까? 1차, 2차, 3차로 이어지는 술문화는 전세계적으로 흔하지 않은데다가, 자신들이 원하는 술이 아닌 같은 술을 여럿이 마신다는 것도 특이하다고 한다. 보통 1차에서 식사를 하고 2차부터는 안주를 기반으로 하는 술자리가 이어지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흔한 일이다.
필자는 이른 한국인들은 옮겨 다니면서 술을 마시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고 평한다. 그리고 '차'라는 말은 횟수뿐 아니라 어울리는 시간을 의미하기 때문에 공동체 의식을 제대로 표현하는 말 중에 하나라 생각한다. 2차, 3차 갈 곳이 없으면 자기 직전에 숙소에 가서도 술을 마시는 것을 두고, 밤늦게까지 헤어지지 않고 붙어있으려는 경향으로 파악한다.
또한 횟수가 거듭되면서 이어지는 회식자리에서 '다 같이 죽자!'는 말을 하면서 술을 마시는 문화에 신기해한다. 부정적인 의미라기보다는 술에 취해 멋진 벗들과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겠다는 풍류의 멋으로 해석한다. 마지막까지 남아서 이야기하며 술을 마셔보자는 의미일진대, 좋은 사람과 술을 마시면서 마지막 순간을 같이 한다는 근사한 생각으로 전환한다.
한국을 친숙하게 여기는, 한국인을 아내를 둔 필자의 눈에 비친 한국의 모습. 처음 볼 때도 어색했고, 십수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 좋아보이는 한국의 모습. 우리에게는 너무나 당연하지만 그에게는 '경이'로움을 느끼게 하는 우리의 일상이 펼쳐진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들을 '이렇게도 생각하는구나'하는 생각으로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