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우리를 속이는가 - 위험한 상술과 현명한 소비
안석호 지음 / 북레시피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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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독(愼獨). 혼자 있을 때도 남들과 함께 있을 때처럼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삼가라는 말이다. 사람들은 보통 숨겨진 곳, 혼자 남겨진 곳에서 양심에 어긋나는 행동을 많이 한다. 그래서 혼자 있을 때 스스로를 더 돌아보고 반성하려 노력한다. 그래서 종종 '신독'이라는 단어아래 스스로를 단속한다.


이 책은 양심없는 공급업자들에게 '신독'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책이다. 필자는 기자로서, 방송인으로서 선량한 소비자를 속이는 위험한 상술을 고발한다. 이 책은 필자가 그 동안 계속 방영해왔던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인 <CSI: 소비자탐사대>의 연장이다. 프로그램에서 다루었던 것들, 차마 내보내지 못한 것들, 그리고 그들의 꼼수를 다양하게 담았다.


소비자는 이런 불량한 생산자와 판매자로부터 피해를 당하는 영원한 '을'이 될 수 밖에 없다. 정보의 비대칭으로 인해 소비자는 생산자나 판매자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신독'의 가치를 실천하지 않는 그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에게 많은 피해를 줄 수는 있는 행동들을 한다. 이 책에 그들의 행태가 담겨 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ATM 보안카메라였다. 범죄 예방 목적으로 설치해놓은 ATM 몰카가 사실은 범죄를 부추기고 있었다. 범죄 행위 식별 목적보다는 거래의 모든 과정을 다 들여다볼 수 있도록 설치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필자는 실제 본인이 카메라의 위치를 파악하여 녹화된 화면을 들여다보았다.


고객의 얼굴은 물론이고 고객이 입력한 통장번호, 비밀번호 등 고객의 모든 행동이 자세하게 녹화되고 있었다. 은행측은 마스킹 테이프 처리를 하여 보안에 신경썼다고 했지만 필자는 쉽게 카메라의 위치를 조정할 수 있었고, 개인 휴대폰을 숨겨놓고 찍는 실험도 감행한다. 그 결과 어떤 사람이라도 마음 먹으면 개인 정보를 빼낼 수 있었다. 앞으로 어떻게 ATM을 사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예전에는 동남아시아를 다녀오면 반드시 들르는 곳이 있었다. 바로 천연고무로 만든 천연 라텍스 매트리스를 파는 곳이다. 천연 라텍스 매트리스는 한국 사람들이 한 동안 정말 많이 구매한 품목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천연 라텍스 제품도 사실은 속임수가 많아서 문제가 되었었다. 지금은 라텍스 열풍을 게르마늄이 채우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지금은 게르마늄 열풍의 시작이 아니고 끝에 가까운 것 같다. 게르마늄은 첨단 반도체 소재로 원적외선과 음이온을 방출해서 혈액순환과 통증완화에 효과가 있다고 광고한다. 하지만 조사에 따르면 음이온의 의학적 효과가 입증된 것도 없으며, 게르마늄의 설명도 사실과 많이 다르다.


실제로 게르마늄 제품의 원적외선과 음이온 방출효과를 검증해본 결과 보통의 돌과 크게 다르지 않음이 판명되었다. 게르마늄의 효능을 주장하는 업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논문조차 그 신뢰성에 의문이 드는 상황이다. 저자로 등록되어 있는 연구소와 박사는 실제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연 라텍스, 게르마늄 팔찌 효과를 본 사람들이 많다. 과학자들은 이것이 실제 효과가 아닌 위약효과일 것이라고 말한다. 다양한 실험을 한 결과 게르마늄의 의학적 효과는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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