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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뇌 - 뇌를 치료하는 의사 러너가 20년 동안 달리면서 알게 된 것들
정세희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4년 10월
평점 :

30대까지는 그다지 신경도 쓰지 않았다. 내 몸 어디에서도 이상 신호가 감지되지 않았다. 피곤하거나 힘든 것은 조금 더 쉬면 바로 회복이 되었다. 하지만 40이 넘어가면서 내 몸이 내게 말하고 있다. '이제 운동 좀 하지?'
그렇게 올해 5월과 6월 2개월 동안 아침 5시에 열심히 걷고 달렸다. 정말 기분이 좋았다. 6월이 되면서 날씨가 더워지고 일어날 수 없었다. 아니 일어나기 싫었는지도 모르겠다. 4개월 동안 운동을 쉬었다. 지금은 다시 걷고 달릴 용기가 나지 않는다. 가장 큰 장애물은 마음을 굳게 먹고 운동을 시작하는 결심이다. 그냥 걸어야 하는데 말이다.
<길 위의 뇌>는 나이가 들면서 몸 건강뿐 아니라 우리 정신을 좌지우지하는 뇌 건강을 위해서도 달리라고 말한다. 걷고 달리는 운동이 우리 뇌 건강에 중요하다는 말이다. 필자는 약 20년 동안 달리면서 얻은 인사이트를 이 책에 담았다. 달리는 행위가 우리 몸과 뇌에 미치는 영향뿐 아니라 의지와 관련된 부분을 향상 시킬 수 있음을 알려준다.
우리의 뇌는 바뀐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뇌가소성'의 효용성은 현저히 떨어진다. '라떼'. 흔히 꼰대라 부르는 사람들이 옛 향수에 젖어 영웅담처럼 과거의 일들을 꺼내는 걸 말한다. 그렇듯 뇌가소성은 나이든 사람에게 기대하기 힘들어진다. 뇌가 바뀔 수는 있으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사람 쉽게 안 바뀐다는 말로 바로 이런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 아닐까?
필자의 야외 달리기에 대한 마음은 진심이다. 내가 2달 동안 걷고 달리기를 할 때는 날씨가 안 좋은 날이 그렇게 원망스러웠다. 혹은 그것을 핑계로 운동을 쉬기도 했다. 그래서 실내 트레드밀을 병행할까도 고민했다. 하지만 필자의 의견을 들어보고 트레드밀은 하고 싶은 생각이 싹 사라졌다. 트레드밀에서 느꼈던 감정, 고민, 번뇌들이 필자가 말한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필자는 날씨가 좋지 않아도 가급적이면 야외에서 달리는 것을 선호한다. 우리의 오감을 통해 느껴지는 감각 정보의 짜릿함을 알기 때문이다. 이런 감각 정보들이 우리의 뇌를 깨워서 예민하게 만든다. 야외에서 달리는 사람은 몸과 뇌가 건강해지는 이유이다. 또한 달리면서 사용하는 시선은 중심시각이 아니라 주변시각이다. 이는 우리의 인지 능력을 향상시킨다.
아침에서 일어나서 몽롱함을 깨우고 활기찬 하루를 열 때 달리기만큼 좋은 운동도 없다. 일어나서 주로인 하천변까지 가는데 10분도 안 걸렸다. 하천변에 도착해서는 걷고 달리기를 반복하면서 뛰었다. 그렇게 30분 정도를 뛰어갔다 돌아오는 왕복 1시간을 걷고 달리기를 하면 몸에 땀이 범벅이었다. 아침 샤워가 이렇게 개운할 수가 없었다. 다시 그 기분을 누려보고 싶다.
20년 이상 달리기를 통해 몸과 뇌의 건강을 챙긴 필자를 따라 다시 달리기를 해보려 한다. 나의 뇌 건강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말이다. 2달 달리다 포기한 스스로를 다잡으면서 인생 후반기를 매일 달리면서 사는 삶을 설계하고 꿈꾸어 본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