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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애리얼리 미스빌리프 - 이성적인 사람들이 비이성적인 것을 믿게 되는 이유
댄 애리얼리 지음, 이경식 옮김 / 청림출판 / 2024년 10월
평점 :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한지도 벌써 5년이 되어간다. 코로나19로 일상이 변했고 세상이 변했다. 그 당시 인터넷에 떠돌던 소문이 있었다. 빌 게이츠와 유명 인사들이 백신을 만들어서 세상을 통제하려고 한다는 류의 소문이다. 책에서 소개된 것처럼 폭발적인 인구증가를 경험하고 있는 지구의 공영을 위해 인구 조절도 한다는 내용이었다. 필자인 댄 애리얼리조차 이런 헛소문에 연루되었는지는 몰랐다.
필자는 말도 안되는 헛소리가 어떻게 믿음이 되고 확산되는지를 직접 경험했다. 개인적으로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 일을 계기로 이런 역작이 탄생했으니, 결과적으로는 전화위복이라고 해야 할까? 정말 행동경제학자의 오랜 연구로 인해 그 실체를 낱낱이 알게 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특히 이 책이 흥미로웠다. 이유는 내가 평소에 자주 겪는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이렇게까지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 부류들이 어디에나 있다. 그럴 때는 스스로 그들을 '싸이코'라 명하고 정상적인 대응을 하지 않는다. 다수의 의견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옳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누가 봐도 인지상정의 관점에서 이해가 되는 행동들이 유독 그들만 이해를 못한다면?
필자도 자기가 이미 믿고 있는 것을 그대로 믿으려 하고, 자신의 믿음에 부합하는 증거들만 인정하는 사람들과 이성적인 토론이 불가능함을 깨닫고 왜 그럴까에 대한 학문적 근거를 찾아본다. 특히 빌 게이츠처럼 전세계적으로 이미 유명한 사람과 달리 자신과 같은 사회과학자가 왜 음모론의 주인공이 되었는지 스스로 연구자 겸 피연구자가 되어본다.
나는 음모, 첩보, 액션이 가미된 영화를 좋아한다. 특히 반전이 가득한 음모, 의심으로 버무러진 영화를 좋아한다. 그런 영화들을 보면 만들어진 혐의를 받은 주인공이 스스로 증거들을 찾고 음모를 파헤치는 내용들로 이루어진다. 이 책의 전개가 그와 비슷하다. 빌 게이츠만큼은 아니지만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사회과학자인 필자는 자신의 인기에 버금가는 음모론의 주인공이 되었다.
물론 무시하고 넘어가면 되겠지만 영화처럼 그런 음모 자체가 스스로를 죽음으로 내몰거나 일상생활을 할 수 없도록 한다면 가만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필자는 후자이거나 어쩌면 전자의 상태로도 넘어갈 수 있었을 것 같다. 이 모든 것들이 악몽이 되어 매일 필자를 괴롭혔다. 그래서 사회과학자로서 이 문제를 파보기로 한다.
필자는 왜 사람들이 거짓 정보에 그렇게 취약한지를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는 인간의 본성과도 관련되어 있으며, 음모론이 아닌 잘못된 신념으로 통일한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믿기 때문에 음모론자가 아닌 오신자(잘못된 믿음을 신봉하는 사람)이다. 필자는 감정적, 인지적, 성격적, 사회적 요소를 검토하여 올바른 믿음이 어떻게 잘못된 믿음으로 나아가는지 밝힌다.
물론 오신자도 사악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극도로 사악한 경우는 주로 국가나 국가기관이 전략적으로 이용하는 경우에 흔하다. 사소한 사건 하나가 잘못된 정보로 인하여 전쟁의 사태까지 치닫기도 한다. 심지어는 그런 의도를 노리고 일부러 거짓 정보를 조작하는 경우도 흔하다.
하지만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그 정보 자체 외에는 아무런 관심이나 의도도 없는 순진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정치권력이나 돈을 원하지도 않으며, 나아가 국가를 흔드는 혼란을 원하지도 않는다. 그저 어떤 이유에서든 잘못된 깔때기에 빠져 그런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된 것일 뿐이다.
개인적인 아픔으로 시작된 연구를 일반적인 연구로 확장시킨 재미있는 연구를 포함하고 있다. 신념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그리고 그런 신념들이 어떻게 잘못된 신념으로 확장되어 가는지 다양한 사례와 연구들을 참조하여 설명한다. 거짓 뉴스로 인해 혼란스럽지 않기 위해서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 신뢰의 역할과 중요성을 다시 강조하면서 글을 맺는다.
*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