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상처가 사랑을 밀어내지 않게 하려면 -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심리 수업
저우무쯔 지음, 박영란 옮김 / 더페이지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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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있어도 외롭다'는 말이 있다. 공감하지 못하고 몸만 같이 있어도 외로움을 느낄 때 쓰는 말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이런 말이 자주 나오는데 현실에서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같이 있지만 서로 다른 일을 하거나 다른 생각을 할 때가 더욱 그렇다. <내 상처가 사랑을 밀어내지 않게 하려면>는 비슷한 느낌을 설명한다. 친밀하지만 두렵다는 생각을 하는 이유를 말이다.


친해질수록 마음이 편해져야 하는데 더 불안해지는 것은 왜일까? 필자는 친밀해지는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을 6가지로 나눈다. 버림받음에 대한 두려움, 부족한 사람이라는 두려움, 배신과 기만에 대한 두려움, 순종해야 한다는 두려움, 통제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 원하는 사랑을 받지 못한다는 두려움이 그것이다. 우리는 어떤 형태가 되었든 이 6가지 중에 하나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친밀한은 곧 사랑을 의미한다. 사랑은 남녀 간의 사랑뿐 아니라 친구, 가족, 지인 등과의 친밀함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연인 간의 사랑으로 국한해서 보면 안될 것 같다. 가족들에게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나는 이 중에서 '부족한 사람이라는 두려움'에 가장 가까운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나는 부족해'라고 느끼는 사람은 내면의 두려움에 직면했을 때 회피형 애착 유형의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기대하지 않으면 상처를 받지 않으므로 최대한 자신의 감정을 배제하고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말하지 않는 것이다. 정확하게 나와 같은 상태는 아니지만 나도 나의 감정과 생각을 말하기보다 들어주는 편이다. 아마도 나도 이런 유형의 반응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의 생각과 감정을 말하기 전에 상대방을 살피고, 가급적이면 상대방에 맞추는 것이 마음에 편안하다. 내가 딱히 원하는 것도 없지만 상대의 요구를 들어주고 그에 맞춰주면 그냥 편안해지는 것이다. 상대방이 나의 부족함으로 인해 불만을 표현하기 전에 상대방을 더 포용하고 이해하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한다. 이는 상대방이 자신을 부족하다고 생각할까봐 두려워하는 데서 기인한다.




그러나 참 아이러니하다. 상대방이 나를 부족하다고 여기지 않도록 하는 행동들의 이면에는 내가 부족하다는 인식을 깔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말대로 상대방이 나에게 불만을 품는 것은 용인할 수 없지만, 사실 나에게 가장 불만을 품고 있는 사람이 바로 나라는 사실이다. 왜 '내가 가장 부족하다'는 두려움에 시달리는 것일까?


사실 따지고보면 내가 부족할 것은 없다. 나는 남들보다 충분히 잘해주고 있고, 능력도 있다. 아마도 내 스스로 세운 기준이 높은 것도 한 이유가 아닐까? 하지만 그 기대수준은 터무니없이 높아서 실제로 그 기준에 도달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결국 인간관계도 사랑도 모두 나의 내면의 인식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남들이 보는 나는 절대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내가 바라보는 나는 무언가 부족하다. 하지만 그 부족함을 명쾌하게 설명하지는 못한다. 그것은 내가 나에게 갖는 부정적 인식일 뿐이다. 부제처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내가 어떤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지 먼저 살펴보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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