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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적인 세상에서 사는 지혜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이동연 편역 / 평단(평단문화사) / 2024년 10월
평점 :
나이가 들어가면서 인생의 지혜를 자연스럽게 알아가면 좋지만 지혜는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 아니다. 모를 때는 다 아는 것처럼 살지만, 이치를 조금씩 더 알아가게 되면 지혜를 갈구하게 되고, 더 모르는 혼란한 상황을 겪는다. 알아갈수록 모르는 것이 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은 현 시대를 반영한다. 요즘 많이 출판되는 책의 종류도 과거 철학자들의 인생 지혜를 담은 고전이다. 니체, 쇼펜하우어 등과 같은 철학자들의 인생 조언들이 담긴 책이 인기를 끌고 있다. 니체와 쇼펜하우어, 그리고 처칠은 400년 전 살다간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통찰력과 혜안에 놀란다. 대단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정도의 사람이라면 믿을만하지 않는가?
신부인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종교적인 세계가 아닌 세속적인 세상에서 살아가려면 수많은 고뇌와 번민으로 고생한다는 것을 알았으리라. 그래서 개인의 행복을 지키면서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하나씩 만들었으리라. 정교하고 세련된 인생 지침이라고 극찬한 니체의 말처럼 우리보다 400년을 먼저 살아간 인생 선배의 조언이 감사하다.
그라시안은 마녀사냥이 횡행하며 교회의 권력이 하늘을 찌를 때에 인간의 기본 도리를 지키면서 처세하는 방법을 적어내려갔다. 교회의 도덕이나 교리에 대한 언급은 없으면서 오늘날에도 통하는 그의 조언은 시대를 초월한다. 편역자에 의해 약 300편의 귀중한 처세술이 페이지별로 담겨 있다. 편역자는 인류의 양대 처세서로 손자병법과 그라시안의 저서를 선택하는데 한치의 망설임도 없다.
다른 사람의 허물을 캐고 다니지 마라
나에게 누군가의 허물에 대해 말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나의 허물을 말할 것이다. 한 번 누군가의 허물을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다. 그러니 그런 사람은 멀리 해야 한다. 조그마한 소문도 큰 스캔들로 확대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대응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산다. 다른 사람의 실수를 너그럽게 받아주고 더 확대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남의 실수를 들춰내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말하고 다니는 사람은 결국 부메랑이 되어 말하는 사람을 곤궁에 빠지게 할 수도 있다. 남의 허물을 캐고 다니는 사람은 보통 자신의 허물이 많은 사람이 확률이 높다. 그러니 남의 허물을 캐고 다니지 말아야 하며, 그런 사람을 만나면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이 외에도 주옥같은 300가지의 현명한 지혜가 들어 있다. 어느 것 하나 현대에 맞지 않고, 어긋나는 것이 없다. 마치 내 옆에서 현재의 상황을 보고 시시콜콜하게 조언을 해주는 것 같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사전처럼 꺼내서 인생의 조언을 들어도 좋을 것 같다.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