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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현대화 그리고 가치투자와 중국
리루 지음, 이철.주봉의 옮김, 홍진채 감수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9월
평점 :
중국의 경제와 주식투자를 논하는 책으로 생각하고 책을 펼쳤다. 가치투자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한 편의 거대 서사를 읽은 듯한 느낌이다. 리루는 찰리 멍거가 신뢰하고 유일하게 개인 재산을 맡기는 사람이다. 중국에서 태어났지만 일찍이 미국으로 건너가 물리학을 공부하고, 기회가 닿아 가치투자를 하게 된 인물이다. 중국인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중국을 가장 걱정하는 사람 중 하나이다.
책은 총 3파트로 구성된다. 1부는 인류의 문명 발달 과정을 들어 중국이 향후 어떻게 발전해갈 것인지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이 의견에는 중국뿐 아니라 전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문명, 현대화에 관한 유명한 저작물들을 참고하고 종합한다. <총, 균, 쇠>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1부의 아이디어는 그의 친구 창진에 의해 발전하게 되었다. 2012년에 녹음기를 들고 가서 리루의 말을 듣고 약 8개월 동안 텍스트로 옮기는 작업을 했다고 한다. 그 후 리루가 수정과 교정을 하고 2013년 4월초에 <리루가 현대화를 말하다>라는 소책자를 만들었다. 이후 2014년 5월 후슈닷컴에 16편으로 매주 나누어 연재한 것을 재편집한 것이다.
2부는 중국 시장을 분석하고 향후 전망을 해본다. 그리고 가치투자의 본질에 대한 믿음으로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 가치를 논한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그의 지론은 가치투자임을 드러낸다. 3부는 멍거와의 오랜 교류와 개인적 학문적 호기심을 통해 얻은 통찰과 식견을 드러낸다.
그는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 이언 모리스의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 매트 리들리의 <이성적 낙관주의자>, 그리고 에드워드 O. 윌슨의 <지구의 정복자>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말한다. 아직 나는 1권도 읽지 못했는데 다른 유명인들이 추천한 적이 있는 책들이라 꼭 기회를 내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해졌다.
리루는 이언 모리스의 사회발전지수 모델을 토대로 문명의 탄생과 발전 과정을 설명한다. 아직 그 책을 읽어보지 못한 나로서는 생소하고 어려운 말이기는 하지만 주식 투자자가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이다. 하지만 찰리 멍거는 리루보다 더 다양한 분야에 폭넓은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니 현명한 투자자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통해 통찰을 넓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본다.
특히 1776년은 애덤스미스의 <국부론> 출판, 미국의 <독립선언문> 발표,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 발명 등 인류 문명사를 획기적으로 바꾸어놓은 개별 사건이 동시에 일어났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 세가지 사건은 개별적으로 발생했지만 각각 자유시장경제, 입헌민주주의 권한 제한을 받는 정부, 현대 과학기술의 발전을 대표하는 사건으로 해석한다.
오늘날의 자유와 기술이 결합된 자본주의의 발전을 앞당긴 것이라 평가한다. 자본주의가 맹점이 없지는 않지만 현존하는 경제시스템 중에서 가장 합리적인 시스템이라 평가한다. 그런 면에서 중국은 자본주의로의 이행을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고, 문명의 진화 단계에 따른 그의 설명에 따르면 앞으로의 중국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그는 현대 과학기술과 자유시장경제의 결합으로 인류 경제가 지속 가능한 복리식 성장의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서양은 경제적 능력주의에 의해 현재 세계를 지배하고 있고, 동양은 정치적 능력주의로 인해 아시아에서 부흥을 누렸다는 것이다.
필자는 미국에서 그레이엄에서 시작해 버핏으로 이어지는 가치투자의 계보를 잇는 인물로 평가된다. 찰리 멍거, 워런 버핏 등의 가르침뿐 아니라 스스로도 많은 독서, 학습, 사유를 하는 이 시대 최고의 인문투자자임이 틀림없다. 중국의 워런버핏, 찰리 멍거가 인정하고 개인 자산을 맡긴 유일한 인물, 바로 리루이다.
이 책은 정체성이 애매하다. 본격적인 주식투자서는 아니지만 주식투자를 바라보는 통찰을 키워주는 책이다. 버핏, 멍거 등이 왜 책을 그토록 많이 읽고, 사유를 통해 토론을 하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그리고 리루라는 사람의 철학을 잘 들여다볼 수 있는 리루의 자서전 격이라 생각하면 좋을 듯 하다.
*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