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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의 과학 - 세상을 움직이는 인간 행동의 법칙
피터 H. 킴 지음, 강유리 옮김 / 심심 / 2024년 6월
평점 :
인간이 동물과 구분되는 특징은 여러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 '신뢰' 또한 인간 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문제이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전세계적으로 개인을 넘어선 국가 자체의 신뢰 문제에 직면해 있다. 신뢰가 훼손된 사례가 곳곳에서 발견되며 적절한 후속 조치가 부재한 것이 더 문제이다.
<신뢰의 과학>은 신뢰는 어떻게 형성되는지, 그리고 기존의 신뢰과 어떻게 훼손되는지, 그리고 신뢰를 어떻게 회복해야 하고 신뢰를 회복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전반적으로 다룬다. 우리의 신뢰를 깨뜨리는 모든 행동들과 깨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모든 노력들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살펴본다.
작은 조직이나 국가와 같이 큰 조직이 잘 운영되는 이유는 그 바탕에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신뢰가 무너지면 큰 문제가 발생한다. 심지어 조직 전체가 와해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사회 내에서 이런 신뢰 문제는 초기부터 신뢰를 쌓지 않아서라기보다 오히려 높았던 초기 신뢰가 쉽게 무너진다는 데서 생겨난다.
필자는 신뢰를 결정짓는 중요한 두가지 요소로 역량과 도덕성을 언급한다. 역량과 도덕성은 신뢰를 위한 핵심적인 요소지만 타인을 인지할 때 서로 다르게 해석되는 문제가 있다. 역량에는 주로 긍정적인 편향이 개입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신뢰 위반이 역량 문제로 인지되면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도덕성은 반대로 부정적인의 편향이 작용한다. 도덕성이 낮은 사람도 가끔은 정직하게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행동을 높은 도덕성의 신호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신뢰 위반이 도덕성 문제로 인지되면 극복하기 쉽지 않다. 결국 신뢰 회복과 관련해 중요한 것은 행동 그 자체가 아니라 행동이 어떻게 인식되느냐에 달려 있다.
필자는 가장 최근에 발생한 국제적인 문제 2가지가 신뢰를 깨뜨린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한다. 바로 2021년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 진입을 위한 난폭한 폭동과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적 군사 침공이다. 미국 국회의사당 사건은 선거, 언론, 정치 지도자, 국가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심각하게 훼손되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거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우리의 신뢰 훼손 상태가 더 나빠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들이 이어졌다. 미국 폭동 이후 일부 하원 의원들이 자신의 당에 맞서 반란을 선동한 대통령을 비난했다. 기업 및 부유층들은 선거 운동 자금 회수를 결정하고, 그들을 향한 지지를 철회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서는 전세계 30개국 이상이 제재와 수출 제한을 가했다.
하지만 이런 다양한 조치만으로는 신뢰를 회복하기 쉽지 않았다. 좀더 적극적이고 광범위하며 지속적인 조치들이 필요한 시점이다.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지 않으면 조직의 미래는 없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정치 세력들이 극과 극을 달리는 느낌이다. 전세계가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고 극우적인 성향으로 기울어져 가는 듯 하다. 더 늦기 전에 책에서 제시하는 신뢰 회복을 위한 방법들을 실천해야 할 타이밍이다.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