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컬러

보이스 컬러 - 원하는 이미지를 만드는 목소리 스타일링
이명신 지음 / 찌판사 / 2024년 6월

목소리는 타고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 책을 만나기 전에는. 하지만 <보이스 컬러>는 타고난 목소리를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원하는 소리를 만들 수 있다는 목소리 스타일링을 강조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목소리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한다. 고민은 그 원인이 무엇인지, 현재 상태는 어떤지를 알아야 해결책이 보인다.

마찬가지로 목소리에 대한 고민도 현재 내 목소리를 파악해야 한다. 내 목소리가 내는 색깔은 어떤지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책을 시작하기 전에 2가지 컬러 시트를 제공한다. 색깔만 보고 내 목소리와 닮은 컬러를 찾아보는 것이다. 쉽지 않다. 노랑과 파랑색이 섞인 카드를 선택했는데 '날카로운' 목소리라는 답이 돌아온다. 물론 이게 맞는 선택인지는 모르겠다.

필자는 코칭 심리학을 공부하고, 국내 1호 스피치심리 전문가가 되었다. 스피치 코칭을 하면서 보이스 컬러를 확인하고 목소리 이미지를 바꾸는 일을 하고 있다. 사람의 목소리는 고저, 장단, 강약, 쉼의 4가지 요소로 인해 이미지가 결정된다고 한다. 말의 이미지에 따라 똑같은 사람이 말해도 전문성과 신뢰를 더 담을 수 있다. 변호사는 회계사의 목소리를, 회계사는 변호사의 목소리를 원한다는 필자의 주장이 흥미롭다.

필자가 비슷한 시기에 부드럽고 다정한 목소리를 가진 변호사와 차갑고 전문적으로 보이는 회계사를 만났다. 변호사는 직업의 특성상 자신의 목소리가 상대측과의 변론에서 질 것 같은 느낌을 준다는 것이 고민이었다. 반대로 회계사는 똑똑해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기 힘들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는 고민이었다.

필자는 변호사는 약간 차가운 말투를, 회계사는 부드러운 말투를 서로 연습하도록 했다. 직업적인 이유로 특정 말투를 원하지만 실제로는 두 가지의 말투를 모두 연습해서 사용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고 한다. 상황에 따라 각각 다른 말투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필자는 좋은 목소리의 비밀은 바로 C-Spot에 있다고 말한다. 좋은 목소리를 갖는 것의 시작은 복식호흡을 통한 발성 연습에 있다. 성대에서 가장 먼 발성점인 배에 힘을 줘서 소리를 내면 소리가 더 단단해지고 자연스럽게 커진다고 한다. 복식호흡을 할 때 배에 힘이 들어가야 하는 부분은 상복근이라 불리는 명치 부분이다. 명치를 자극하는 발성법은 UCLA의 모튼 쿠퍼 박사님이 연구한 방법으로, 그의 이름을 따서 C-Spot이라 불린다.

소리를 낼 때 C-Spot를 인위적으로 눌러서 자극하면 목소리 떨림이 없이 깨끗하게 발성할 수 있다. 하지만 계속 누르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필요한 것이 코어의 힘을 기르는 운동이다. 노래를 잘하는 하현우, 이은미 같은 가수들이 코어를 사용해 고음을 내는 비법을 방송에서 공개한 것을 보면 코어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목소리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희소식이다. 하지만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목소리를 바꾸는 것이 소리만 바꾸는 것을 넘어, 코어의 힘을 기르는 운동이 수반되어야 함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인생을 바꿀수도 있는 목소리를 바꾸는 일인데 몸이 고된 것쯤이야 감당해야 하지 않을까?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